이번에 1박 2일로 경주 여행을 짧게 다녀왔다.
첫째 날, 해겸 김해익 선생님께서 도자기를 굽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싶다 하셔서 선생님이 불을 때시는 마지막 날 우리들을 초대하셨다. 해겸 선생님께선 21일간 불을 때서 도자기를 구우시는데 밤낮으로 선생님 사모님과 번갈아 가며 불을 때셨다. 현곡께선 21일간 같은 일을 반복하면 그 일이 몸에 익어지게 된다고 하셨는데 선생님은 그 21일을 본인이 원하는 색의 도자기가 나올 때까지 사모님과 함께 도자기를 굽는 것을 반복하셨다. 두 분 모두 21일간 지치지 않고 불을 때시는 기다릴 줄 아는 힘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불을 때실 때 나오는 불기둥 역시 너무 아름다워 다들 사진을 찍거나 불 멍을 때리기 바빴다. 이번 경험을 통해 성급하지 않는 것이 배움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일 것 같았다.
둘째 날, 학교로 돌아오기 전에 저번 경주 남산 여행 때 가보지 못했던 칠불암 코스로 가보았다. 저번에 금오봉 코스는 완전히 산 이었지만, 칠불암 코스는 마지막 부분만 빼면 그냥 산책로였다. 그렇게 칠불암을 보게 되었는데 처음 보자마자 이 커다란 암자를 만든 사람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부터 생각이 났다. 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네 사람이 일평생의 시간을 칠불암에 바쳐야지 만들어질 것 같은 규모의 암자였다. 현곡께서 우리에게 칠불암 코스를 오르기 전 화두로 신은 우리에게 천사만을 보내 주었다. 라고 말씀하셨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떤 말인지 이 말을 왜 재혁샘, 민혁샘이 지리산을 갔을 때도 얘기해 주시고 우리에게도 왜 남산을 오를 때 얘기해 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