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졸이면서 보내는 날들
미국 대학에 근무하는 딸이 방학을 맞아 집에 다니러 왔다.
외국에 살고 있다가 우리나라에 입국하면 코로나로 인해 백신 접종 여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결과 확인을 한 후 검역 대를 통과한다.
고향으로 돌아 갈 때도 메뉴얼이 있다.
지역별로 지정 배정된 KTX를 타고 거점지역 까지 가면 보건소에서 마련한 차가 기다리고 있다. 그 차에 탑승하면 각 시군에서 지정하여 운영하는 호텔로 이동하여 PCR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도록 격리된 공간에서 기다린다.
음성판정이 확인되면 집으로 이동하여 10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후 다시 PCR 검사를 받아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아야 비로소 자가 격리가 해제된다.
딸의 경우 12월 18일 오후 5시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마친 후 광명역에서 10시 25분 출발하는 KTX를 탔는데 이 열차는 진주까지 오지 않고 마산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다. 19일 오전 1시 7분에 마산역에 도착하니 진주 보건소에서 준비한 차량이 대기하고 있어서 그 차를 타고 진주 평거동에 있는 알마니 호텔에 도착하여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격리되어 있었다.
집에서도 10일 동안 격리를 할 방과 각종 소독제와 마스크 그리고 생활 용품을 미리 구입해 두었다.
오후 8시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곧장 집으로 데려와서 보건소에서 안내한 규정에 따라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당분간 겹치는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부부는 아침 식사 후에는 비봉산으로 등산을 가서 오전 내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20일 날 등산을 갔다가 돌아오니 보건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집에 가져다 두고 갔다.
마스크, 소독제, 체온계, 쓰레기봉투, 부식재료 등 다양하였다.
우리나라 복지 제도가 이토록 발전했음에 놀라울 따름이다.
21일 비봉산 대봉정에 앉아 쉬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오전 11시부터 미국 NBC 방송국과 화상 인터뷰가 있는데 집에 오더라도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오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인터뷰 끝나고 나면 문자를 보내라 그러면 집에 들어가마. 라고 했더니 11시 30분에 끝났다는 문자가 와서 집으로 돌아갔다.
격리생활이 끝나면 형님 산소에 제일 먼저 가볼 작정이다.
가족 묘지에 잠들어 계신 할머니, 부모님, 두 분의 형님은 아마 우리 딸을 목이 쉬도록 자랑하고 계시리라 생각된다.
우리 내외도 자가 격리의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외출은 등산과 남강 둑을 걷는 일 외에는 삼가하고 있고 이동은 자가용으로만 한다.
어서 28일이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첫댓글 김주옥 교수가 왔구먼
얼마나 기다렸던 따님인가?
그렇게 기다렸던 딸을 보기 위해 코로나 때문에
마음 조리며 참고 기다렸던가?
세상이 왜 이럴까?
부모 자식까지 떼어 놓는 세상
이젠 진저리가 나는군
오늘 동지 팥죽으로 모든 액운 날려버리고
새해에는 좋은 날을 맞읍시다.
애절한 기다림이 정은 더욱 돈독해진다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아! 코로나가 금쪽같은 시간을 훼방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우십니까.
거리두기는 강화됐지만 확진자와 위중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 않으니 정말 큰일입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현실이기에 더 암답하고요.
철저하고 모범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계시니 좋은 결과 있으시겠지요.
며칠 남지 않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주 방문해 좋은 정보와 격려의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신축(辛丑)년 의미 있게 보내시고,
다가오는 임인(壬寅)년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만사형통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