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비비며 어젯밤 챙겨놓은 씨앗봉투가 어디로 날아갔을리도 없건만 먼저 확인했습니다. 토란봉지에 양상추, 함박꽃, 작약, 니겔라, 꽃양귀비, 찰옥수수 씨앗들을 다시 확인하고 꼭꼭 쌌습니다.
'최창덕'님께 공유받은 글라디올러스(4가지색)를 화분에서 캐내어 촉촉한 상토로 감싸 비닐봉투에 넣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자라느라 약간 웃자란 듯한 느낌입니다.
향기엔젤윙베고니아 새끼를 떼어냈습니다. 뿌리가 조금밖에 안 났습니다. 처음에 이녀석 꽃이 피었을 때 아무리 맡아보아도 향기가 안나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문의도 해봤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것이 향기 안나는 꽃은 수꽃이라는 것입니다. 이 수꽃이 지고나면 그 자리에서 암꽃이 핀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수꽃보다 훨씬 풍성하고 예쁜 모습으로 씨방을 달고 연분홍으로 피어나는 암꽃 가까이에서 향기를 맡으면 은은한 향이 참 좋습니다.
엔젤트럼펫은 며칠 전부터 물을 줄여서 가볍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도 화분에서 뽑으려니 안 뽑힙니다. 화분을 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새로운 과일(사실은 채소)인 '페피노'도 발아해서 2포기 준비했지요.
아라비아쟈스민도 한 포드 준비했습니다. 향기가 참 좋지요.
압축분무기도 챙겼습니다.
낑낑거리며 한꺼번에 들고 내려가 차에 싣고 출발~
기름 채우고, 김밥사고, 막걸리 두 통과 컵라면 두 개, '네발자전거'님이 경주모임 끝나고 오신다고 하셔서 모두 2인분으로 준비합니다. 동네 한 바퀴 돌아 준비 끝내고 우리집 근처에 새로 생긴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로로 갑니다. 지난번 농장 모임때 표지판에서 보고 그 길따라 왔던 기억에 거기로 가 봤지만, 방심하다 지나쳐서 그냥 원래 진입로로 달렸습니다. 생각보다 멀더군요. 담엔 꼭 유심히 보고 가까운 곳으로 다녀야겠습니다.
기분좋게 달려 언양에 도착 '네발자전거'님을 기다리니, 먼저 농장으로 가랍니다.
그래서 농장에 도착하여 짐풀고(뭐 대단한 짐이라꼬 ㅋㅋㅋ) 저만의 의식을 약소하게 치렀습니다. 비둘기가 구슬프게 울어주어 밭일하러 왔다는 것을 알게 해 주더군요. 처음으로 밭에 씨를 뿌리는 것이니 땅에 막걸리로 고사를 지냈지요. 고사가 별게 있습니까? 그냥 마음 속으로 잘 부탁한다며 막걸리 뿌리는 거죠뭐.
그래 놓고 막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려니, '네발자전거'님과 '비와바람'님, 그리고 '**자'님(?)(정확히 기억을 못하겠습니다. 죄송...) 이 도착하셨습니다. 인사하고 좀 있다가 두분은 떠나시고 '네발자전거'님과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줄여야겠습니다.(쓸데 없이 말만 많아서......-._)
제일 먼저 한 일은 밭매기입니다. 잡초가 많이 났더군요. 이미 난 것보다는 이제 막 싹이 돋아오는 것들이 더 많아서 밭전체를 호미질을 했습니다. 어릴 때 본 어머니의 모습을 흉내낸 것입니다. 비를 맞아 돌들도 많이 드러났더군요. 돌골라 고랑에 버리고 잡초도 뭉쳐서 던지고....
이럭저럭 씨앗을 뿌리고 식물체는 옮겨 심고, 이름표 적고....
키가 많이 자라는 옥수수는 서쪽 끝에 배치하고 향기 좋고 보기좋은 꽃들은 동쪽에 심어 잘 볼 수 있도록 하고......... 토란은 무성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중앙 앞쪽에.....
나름대로 배치하였으나 엉성합니다. 나머지 부분에는 고추를 심고, (이건 나중에 생각나서. 배치가 잘못되었습니다.)
이렇게 다 끝내고 농장을 둘러 보니 여러가지가 많이 심어져 있더군요.
루피너스. 한련화, 델피늄, 져먼아이리스, 노란꽃창포는 '미나리'님이 심으신 것 같습니다. 멋진 꽃밭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루핀'은 제 텃밭 바로 앞에 심어져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키워보고 싶은 꽃이어서..... (향도 있다기에)
이럭저럭 하산(?)할 시간이 되어 내려왔습니다.
밭에서 쪼그리고 앉아 밭맬때 문명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고 편안했습니다. 단촐하게 일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음 사진은 그냥 한 번 보여 드리려고 찍었습니다만 볼 게 별로 없네요.
밭매기 전과 후가 많이 다르지요?
물을 많이 못 주었는데, 비라도 촉촉히 와 주었으면 좋으련만 황사만 오네요.
4월 모임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수고 하셨네요 저도 주중에 한번 가야할것같습니다 *^^*
주중 언제 가실건지 연락주세요.
고생많았습니다. 내일 비가 온다고하고.. 27일(언양 장날임)언야에서 몇가지의 모종사서 심고 올 예정입니다. 나비고기님이 심어놓은 예쁜 식물들도 보살피고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예쁜 상태는 아닙니다. 집안에 있을 때는 괜찮더니 넓은 들에 심으니 초라하고 보잘것 없습니다. 기운을 받으면 튼튼해지겠지요?
와 대단하십니다. 저는 회원분들이 자주 가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했는데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게 없다는 말이 가슴을 찔러 다녀왔습니다.
글을 읽는데 매우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저는 거꾸로 어느 주말에 새로 생긴 경부고속도로 출구로 나왔다가 차가 엄청 밀려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편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산새들 소리 들으며 밭매는 것도 마음 편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혀 고생이라고 생각이 안 들더군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뭘~, 격려의 말씀이시죠? 고맙습니다.
나비괴기님 화이팅~~
누구와 싸울까요? 저는 싸우기 싫은디 ..ㅋㅋㅋ 오늘같이 맑은 날 다시 가 보고 싶네요.
포기할까봐 많이 걱정 했는데 수고 많았습니다."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맨아래 사진 뒤에 잡초난 밭이 저의 밭이군요.그 뒤에 큰 바위가 묻혀 있어 고목으로 표시한다고 세워 놓은 곳이 나무님 밭,그런데 총무님 요즈음 나무님 소식이 뜸합니다.
'도시의농부'님의 절대 반납 안된다는 말씀에 힘을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옥수수 씨앗을 꿩이나 비둘기가 파 먹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물도 제대로 못 주고 왔는데 싹이나 제대로 날지도 걱정입니다. 이제 생각하니 잘못한게 여러 가지 생각납니다. 이렇게 배워갑니다.
나비고기님 고생많이 하셨니예. 저도 가서 옥수수 심고 와야 하는데...
토요일에 결국 못 가셨군요. 저는 일을 토요일 종일과 일요일 저녁으로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라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올해 옥수수는 다양하게 보겠군요.
나비고기님 혹시 감자와 땅콩씨앗들이 나 있는지 굼금도 하네요. 저도 농장에 가야하는데 ..........
산국님 텃밭을 둘러 보지 못했습니다. 뭐 그리 바쁜일이 있다고 주변을 둘러 보지 못했네요. 누구밭인지는 확인 못했지만 감자싹이 나 있는 밭은 보았습니다. 올 여름에는 정말 풍성하겠습니다.
아...옥수수.. 회장님~~ 우리 옥수수 심으러가요~!!! 까먹었어요....옥수수~~!!!
물단지님 옥수수씨앗 많이 드리께요 옥수수 심으러 같이 가입시다
저는.... 옥수수.................................. 먹으러 갈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