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편 제33곡(Inferno Canto 33)
9환 코키토스 지옥 : 제2원 안테노라-제3원 톨로메아
강사: 김태연선생
1. 33곡의 개요
1. 안테노라(1-90): 우골리노의 사연
흉측스럽고 충격적언 시작(1-3),
범행은 루지에리였다(4-21)
우골리노는 꿈을 단테에게 말했다(22-42)
7일 동안에 생긴 일(43-78),
피사의 죄악을 탄식함(79-90)
2. 톨로메아(91-157)
단테에게 버질이 답하다(91-108)
알베리고와 단테(109-150)
제노바의 죄악을 탄식함(151-157)
2. 줄거리
32곡에서 단테는 한 놈이 다른 놈의 ‘머리통과 목덜미가 닿은 곳을 깨물고 있는(128행)’꼴을 보고 그 까닭을 물었다. 33곡은 32곡의 계속이다. 5곡과 33곡은 지옥 편에서 가장 비참한 장면이며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대목이다. 전자는 비련이고, 후자는 배신의 비극이다. 13행 이하는 피사의 행정관(1284년)이었던 우골리노 백작과 그의 자식들이 함께 아사(餓死)하는 장면과 사연을 쓰고 있다. 물어뜯는 놈은 '우골리노'백작이고 뜯기는 놈은 배신자 '루지에리' 대주교이다. 아사(餓死)의 과정을 기막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골리노의 사연을 듣고나서, 두 시인은 객(Guest)과 동료들을 배신한 자들이 벌받는 톨로메아(제3원)를 지나간다. 얼음위에 얼굴을 내민 죄인들을 본다. 그들의 눈물은 얼어 안구를 덮어버린다. 그 중에 한 놈은 눈에서 얼음을 제거해 주는 조건으로 자신을 밝히겠다고 한다. 그는 수도자 알베리고(118행)이다. 그의 혼은 여기와 있으나 몸은 아직 지상에 살아있다고 말한다. 알베리고는 브란카 도리아를 단테에게 소개한다. 알베리고가 눈에서 얼음을 깨어달라고 하나 단테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149행).
3. 본문해설
1. 우골리노 백작의 사연(1-90행)
① 사연을 말하기전의 심정(1-15행)-여기는 아직도 제2원인 안테노라 이다. ‘그 죄인(1행)’은 우골리노 백작이고 ‘먹이(1행)’는 배신자 루지에리 대주교이었다. 사연을 말하기 전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의 표현(4-6행)이다. 말이 씨가 되어 원한을 푸는 계기(열매)가 된다면 나는 눈물로 하소연 할 것이다(7-9행). ‘이런 놈과 이웃하게 된(15행)’- 동병상린이 아니고 원수를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듯 여기서 둘은 붙어있다(32곡40행 참조). 상담학에서 고백요법( Logo Therapy)이라는 것이 있고, 성당에서는 고해성사를 하고 있다. 단테는 청문을 하고 우골리노는 속내를 털어 내려하고 있다. 기독자는 그리스도에게 죄를 고백한다(요1서1:8-9). 아뿔사! 때는 이미 늦었다. 고해도 이 지상에 살아있을 때 효력을 본다.여기는 지옥이니까, 버스가 지난 뒤 손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② 기아탑(飢餓塔) 속에서의 꿈(16-39행)이야기-
우골리노 백작은 토스카나 가문의 귀족이었다. 기벨린 당에 가입하여 1284년엔 피사(Pisa)의 행정관이 되었다. 니노(손자)와의 권력싸움으로 피사의 구엘포 당은 분열한다. 이때에 대주교 루지에리는 먼저 우골리노를 편들어 니노를 추방한 후 민중들을 선동하여 백작을 투옥한다. 두 아들 두 손자들과 함께 탑에 갇혀 굶어 죽었다. 둘은 (우골리노와 루지에리) 안테노라와 톨로메아의 경계선에 있었다. 루지에리는 그의 동료를 잔인할 정도로 배신했다. ‘죽음을 당한 일쯤은~ 새삼스러우리라, 체포(逮捕)와 죽음은 네가 이미 알고 있는 터이다(17~18).’들어보지 못한 일(21행)‘은 어떻게 죽었느냐의 기아과정이다. 우골리노는 ’기아 탑(22행)‘의 장본인이 되었다. 피를 말리는 정쟁은 이태리만이 아니다. 이조의 사색당쟁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달을(25행)‘-1288년7월~1289년3월 아사까지의 8개월 동안을 가리킨다. 이하(28-42행)는 예언적인 불길한 꿈 이야기이다. ’이놈‘은 루지에리(28행)이고, 루카와 피사 사이에 있는 산(28행)은 구알란디가에 있는 탑이고, ’이리와 그 새끼들(29행)‘은 우골리노와 자손들이다. ’우두머리(30행)‘는 루지에리이고, ’암캐(31행)‘는 기벨린당에 속한 대주교의 일당들이다. 루지에리는 먼저 피사의 귀족(32행)들을 앞세웠다. 34-36행은 자식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이다. 우골리노가 꿈을 깨었을 때에 자식들도 꿈을 꾸고 있었다(37-39행). 꿈결에도 배가 고파서 보채는 소리를 듣는다.
③ 자식들의 아사장면(40-75행)- '너 슬퍼 할 줄 모른다면(41-42행)‘, 우골리노가 단테에게 동정을 구하는 말이다. 눈물이란 울기위해 있지 않느냐? 울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말이다. 자식 손자들이 굶어 죽어가는 자리에서 누구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처절하지만 여기서는 마냥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최악질 죄인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 동정일변도의 태도는 한계가 있으며 이 또한 금물이다. 한국사회의 병폐는 정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는 데 있다. 정 때문에 불의를 눈 감아 준다면 모두가 다 망하기 때문이다. 슬픔이 절정에 이르면 눈물도 말라버린다(49행). 안셀무초는 탑 속에서 가장 어린자이다. 아이들 얼굴이 기아의 공포에 질린 것을 보고(56-57행), 우골리노는 두 손을 깨물었다(58행). 이를 보고 자식들은 자기들을 먹어 달라고 했다(61-63행). ’어느 덧 슬픔보다는 배고픔이 더 컸더라(Then hunger proved more powerful than grief, 75행).‘-
우골리노가 자식의 시신들을 먹었는지, 아니면 죽음의 원인이 배고픔이었는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겼다. 생리의 본능이 극한상황에서는 정신을 넘어 버리는 것 같다. 우골리노가 루지에리의 머리 통을 씹는 것으로 보아 식인을 배제할 수도 없다.
④ 피사에 대한 단테의 분노(79-80행) ‘그렇다(Si: Yes)의 뜻을 소리 내는 아름다운 피사의 치욕거리여(79-80행)’- 피사인이 우골리노를 징계함에 대하여가 아니고 일가족(어린이를 포함한)을 굶겨 죽인 잔인성을 단테는 통렬히 비판했다. 피사는 아르노 강입구에 위치해 있어 그 앞의 두 섬(82행)으로 울타리를 쳐 피사 인이 모조리 빠져죽게 하라(84행)고 했다. 예언자 아모스와 이사야가 도시들을 저주하듯 저주했다. 테베는 그리스의 도시(88행)로서 많은 참사를 저질렀다. 그래서 피사를 새로운 '테베'라고 불렀다. 테베는 지옥 편 여러 곳(16곡69행,20곡25행,30곡22행,32곡11행)에 나와 있다.
2. 빈객(賓客)과 동료(同僚)를 배신한 자들(91-120행)
①‘또 한 족속(91-120행)’-9환의 3원은 손님을 초청해 놓고 그들을 죽여 버린 배신자들이 벌받는 곳이다. 이곳을 톨로메아(Tolomea)라고 불렀다. '마카베'전서(16:11-17)는 구약외경이다. 거기 여리고의 수장 프톨레미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번 울어서 눈물이 나면 곧 얼어 버림으로 다음 눈물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안으로 되돌아간다. 톨로메아 죄인들의 참담한 몰골을 묘사하고 있다. 단테의 세심한 관찰력과 묘사력에 놀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학을 동원하고 있다(101-105행). 태양열은 일종의 기를 내고, 건조함은 바람을 일으킨다. 습하면 비가 된다고 한다. 일광없는 지옥에 바람이 이는 것을 단테는 이상히 여기고 스승께 묻는다(105행). 막다른 골(9환4원, 쥬데이카)에 가면 마왕의 날개에서 바람이 나는 것을 보리라(108행). 거기서 수도자 알베리고(파엔차의 구엘포당 수령)를 만난다(118행). 알베리고는 1285년에 만프레디와 그의 아들을 연회에 초대해놓고 죽였다. 부하에게 내린 신호 메시지는 ‘과일을 가져오라’였다. 무화과는 저렴하고 대추는 아주 비싸다고 한다(120행). 그가 저지른 죄보다 더 무거운 벌을 받는다는 뜻이다.
3. 몸은 지상에, 혼은 지옥에 있는 자들(121-157행)
① '알베리고'는 몸과 혼이 분리된 내용을 단테에게 설명해 준다(121-138행). ‘아트로포스(125행)’는 세 운명의 신 중에 하나이다. 3명의 여신이 연합하여 사람의 운명을 정한다고 한다. 클로토(Clotho)가 실을 짜고, 라케시스(Lackesis)가 실을 늘리면, 아트로포스(Atropos)가 실을 짜른다. 이것이 운명(Fate)의 신이다.
② 단테가 '알베리고'에게 너는 나를 속이고 있다(139행). 알베리고는 살아있는 지상의 몸속에 마귀가 들어와 있고, 자기는 여기와 있다(142행)고 대답한다. 설명을 다 듣고 단테는 그의 눈을 열어 주지 않는다. 약속을 어긴 셈이다(148-150행). 마지막(151-157행)에 단테는 '살았다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자'인 브란카 도리아의 출신지인 '제노바'의 죄를 규탄한다. 여기서 단테의 외지 망명생활이 반영되어있다. 손님을 초청해 놓고 살해한 죄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배신자들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안에 마귀가 사는 자들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내가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는 것(갈2:20)’이라고.......
**지옥의 강들
1.아케론(지3:70)
2.스틱스(지7:106)
3.플레제톤(지12:46)
4.코키토스(지14:118-120)
2003.08,22. 홍응표 씀), 2006. 6.29 수정, 2016.7. 15 재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