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일을 시작할때 굉장히 망설이는 성격이
재봉틀과 옷감을 얻고는 정신을 못 차렸다
원래 뭐든 손가락으로 만드는 것을 잘했고
심심하던 시간이라 누가 원하지도 않는데
허리가 아픈데도 종일 앉아 바지를 만들어
나눠주기 바빴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때는 매일이 즐겁고 행복했었다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친구에게 대충 읽혀
급히 신나게 만들었으니 엉망진창이 당연..
기준이나 계산도 없이 얼렁뚱땅으로 만든
것을 보면 욕을 얻어 먹기 딱이다
천천히 한개라도 제대로 만들 것이지 받고
고마움 보다는 불편함에 황당했으리라...
허접한 바지랑 세탁망을 많이 나눔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창피한 노릇이다
그땐 세탁망도 튼튼하게 몇번을 박았지만
지금은 말아서 여러번 박으니까 모양도
더 예쁘고 쟈크만 있다면 다시 만들텐데..
하긴 지금은 눈도 어둡고 허리도 더 아프고
시실 의욕도 사라져 손을 놓은지 오래이다
커텐이나 이불을 넣을 세탁망은 내 참신한
아이디어인데 받은 사람들 모두 좋아했다
성급하게 만들어 서랍속에 얌전하게 있는
임자없는 바지들을 다시 고치려니 만들기
보다 더 힘들어 몇번을 만지작 거리면서
뭐든 때가 있다는 엄니 말씀이 생각난다
이틀동안 배 갖고 씨름했더니 몸과 손목이
심상치가 않고 걷기도 못하고 집콕중이다
오늘 휴양림에 가려고 준비했던 간식이랑
마음은 괜히 창밖의 빗방울을 원망한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어리석었던 성급함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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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
21.10.06 10:0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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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긴 한여름 더위인데 비가오는군요
요긴하게 잘쓰고입고히는데
창피하다니요
요즘 신나게 입고 아들이
입어보고 달라고해서줬더니
운동을할때 최고라고
엄지척인데요
비가 계속 내리더니 오후 세시쯤 그쳤죠
재봉틀을 만져 본 적도 없는데 처음에는
얼마나 재미있던지 무조건 만들었답니다
바느질 한땀이 크다는데 무식하면 용감
하다고 늘어나는 천은 아무나 못 만들고
힘든다는데도ㅠ 서랍속에 있는 바지들을
고치기도 힘들고 누굴 주지도 못하겠고.,
아유 ~~ 지금 생각하면 창피해요ㅠ
우린 편하게 잘 입고 있는데
뭔 말씀이신가요?
전문이 아니라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되고 옷감이 아주 좋아요
손빨래해야 되는거랑 속옷도 망에
넣어서 하니까 남도 부러워합니다
재봉틀 솜씨 부러워요
앞집에 넉넉하게 만들어 줬는데도 입은
것을 보니까 레깅스 같이 보입니다ㅎ
물론 다들 좋다고 말했지만 불편하다고
못했을테니 그냥 만들어서 주기 바빴고
생각하면 미안한 겁니다ㅠ
늘어나지 않는 쿠션은 이렇게
반듯하게 되는데 늘어나는
천이나 망사는 바느질이 엉망
뒤죽박죽하게 비전문가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