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요일 저녁 학생들간의 학생회를 진행했습니다. 회의 목적은 주간 불편했던 점이나 배움을 나눠 그를 개선하거나 함께 배우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학생회가 그러하듯 많은 시간을 누군가의 불평과 급발진 그리고 나머지의 침묵으로 떼웠습니다. 그때 사실상 학생회를 주도하던 동혁이가 말했습니다. 삼무곡이 더이상 공동체가 형성된것같지 않다고 말입니다. 많은 학생이 삼무곡을 떠나고 남은 인원은 9명 남짓, 그중 동혁, 정하형, 금조 셋끼리 윤하누나, 한희 둘끼리만 공동체로 자리잡고 그 밖 인원인 주환, 하린, 그리고 저는 공동체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라고 말입니다.(이때 이내누나는 식물인간을 행하던 중이였기에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도 저는 처음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같은 삼무곡 안에 있는 학생이고 가끔씩 공동체에 들어가 말을 트기도 하니 그랬던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생각도 없이 제가 혼자 떠다니는 부표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조금이나마 자각했나 봅니다. 저는 이제 삼무곡청소년마을의 학생으로 산지 5, 6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현재 삼무곡 학생의 일원중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원념맴버중 저도 포함되어 있을정도로 많은 시간을 삼무곡에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참된 학생이라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 긴 세월은 대부분이 잊혀진지 오래고 지금 삼무곡에서 배웠던 값진 배움이라함은 뒷산에 오를때 제 허리를 숙이게 한 나뭇가지로부터 겸손해져라 배운것이 전부라 할 정도로 지금있어 제게남은 배움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늘 정했던 되고자하는 나는 잊혀진지 오래고 더는 배우고싶어도 배울수없는 아니 배우지 않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저를 산삼으로 만들어줄것이라 기대했으나 정작 시간이 지남에도 제 앞에 있는건 그냥 케케묵은 도라지 뿐이였습니다. 그러다 이번 학기 반년동안 휴학을 한 뒤 돌아온 삼무곡에서 학생회의 동혁이가 한 말을 듣고 여태 그랬듯 그간의 과거를 되돌아봤습니다. 배우고도 늘 잊는 나를, 다짐해놓고 그러지 않았던 나를, 그리고 늘 무리 곁에서 맴돌던 나를. 수많은 배움을 얻고 수많은 배움을 잃는 동안에도 전 단 한번도 타 학생들과 제대로 어울려본적이 없었습니다. 가끔씩 대화를 나눴던 것도 서로 상담을 나누거나 워크샵 때 팀과 회의를 했던 것이 대부분일뿐 삼무곡이 9명의 학생만 남은 대격변을 맞이하기도 전인 15명 정도의 학생으로 북적였던 시절에도 전 공동체에 들어갔던 적이 없었습니다. 말과 이름만 공동체에 속했을 뿐 그 외의 것은 모두와 단절된 외로운 부표의 삶만이 보였습니다. 그 부표를 본 저는 평소와는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학생회에서 타인의 말이 끝나자 발언권을 얻고 동혁이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여태 다른 무리 곁은 맴돌기만 했다고, 나도 그 공동체에 속하고 싶다고. 그 말을 하자마자 댐이 무너진 듯 아니 마른 호수에 폭우가 쏟아진 듯 마음속에서 말라가기만 했던 말들이 입 밖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공동체에 들어가고 싶어도 성격차이와 망설임 그리고 혼자가 주는 안정감에 가로막혀 그러지 못했다고. 그러니 과분하지만 그들에게 먼저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전 억지스러운 시작을 하지 않습니다. 삼무곡에서 강제적인 것은 피하고 스스로 마음을 내는것이 주된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는 공동체에 들어가는 마음이 스스로 날때까지 방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강제하는 것은 제가아닌 남한테 부탁한 것입니다. 전 강제로 하진 않지만 기꺼이 할 자신은 있었기에. 남들이 제게 다리를 열면 기꺼이 그 다리를 건너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 남들에게 다리를 놓는 법을 배우고자 햇습니다. 결국 전 학생들과 축구와 농구 들을 하며 땀흘리는 시간을 보냈고 이에 단 한치의 후회도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동안의 제게 있어선 후순위에 속한 일이였습니다. 지금 이순간만 해도 전 작업해야할 PPT 등의 작업을 해야했고 주말을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 가급적 시간이 비는 평일 저녁 11시까지 작업을 할 생각이였습니다. 공동체는 나중에 들어갈수 있을테지만 작업은 때가 지나면 돌이킬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우선순위를 내려놓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루의 끝을 장식했습니다. 기계적인 이성이 아닌 지금도 뛰고있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서 말입니다. 늘 스스로 우선순위와 규칙 등을 정해놓고 그를 따라 살았습니다. 역량이 안되는 것은 과감하게 쳐내고 소프트웨어에 담을수 있는 작은 프로그램들만 골라 담으며 살았습니다. 불타는 마음이 규칙을 바꾸더라도 식은 뒤엔 원상복구를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 체계에서 조금씩 벗어나볼까 합니다. 살림팀에서도 배웠다 싶이 모든건 규칙만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가끔씩은 유동적으로 어떨때는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할 순간이 필연적으로 들이닥칩니다. 그러니 작업을 빨리 끝내고자 하는 생각 대신 꿈에만 담아두던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맟출까 합니다.
여타 다른글과는 달리 좀 긴 글을 썼네요.
좀 함축시켜 말하자면 이정돕니다.
1. 난 그간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채 살아왔고
2. 그렇다고 해서 많은 배움을 얻은것도 아니며
3.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삶에서 벗어나볼까 한다.
갑작스럽게 든 마음에 따라 평소 잘 쓰지도 않던 글을
그것도 장문으로다가 써 올려봅니다.
그때문에 쓸데없는 말들도 많고 중간에 다른길로
새어나갔을 수도 있으며 난해한 면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계산적인 생각으로 그 점을 고치기보단
마음이 가는대로 모난곳 마저 그대로 써내려가
이 카페에 올려봤습니다.
물론 이래 긴 글을 써놓고도 이 마음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평생을 살아온 방식을 한순간에 뿌리채 뽑는건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무작정 해볼까 합니다.
결국 현실보단 낭만과 마음이 더욱 큰 힘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결국 잊혀지더라도 이 글을 통해
한때 제가 넘쳐흐르는 낭만에 빠져
그 짧은 순간동안 공동체에 있었다 말할겁니다.
생명은 결국 죽어가는 것이고
감정은 화학작용의 산물이며
영혼의 존재는 묘연하지만
죽어가는 와중에도 살아가고
감정을 마음의 산물로 여기며
저 자신을 영혼의 존재라 말할것입니다.
죽은듯이 살 바에는 차라리
살면서 죽어가겠습니다.
이 갑작스럽고도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무곡 학생 최현서였습니다.
첫댓글 오호라!^^ 세상에나... 하하하!🥰🥰🥰🥰
사랑한다 최현서♡
응원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