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분석]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vs 볼보 XC90 리차지, PHEV SUV 맞대결!
최지욱입력 2022. 12. 12. 18:08
지난 7일, 지프가 그랜드 체로키 4xe를 우리나라에 공식 출시했다. 그랜드 체로키 라인업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같은 체급의 유럽산 경쟁자 중 하나는 볼보 XC90 리차지. 두 차의 차체 사이즈와 실내 공간, 파워트레인, 보증기간 등을 항목별로 비교해 봤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각 제조사, 최지욱
① 차체 크기 및 외관
두 맞수는 약 4.9m의 여유로운 차체 길이를 자랑한다. XC90 리차지가 그랜드 체로키 4xe보다 55㎜ 길고 너비는 30㎜ 넓다. 전고는 그랜드 체로키가 30㎜ 높다. 휠베이스는 XC90 리차지가 2,984㎜, 그랜드 체로키가 2,965㎜. 의외인 부분은 회전직경. 휠베이스가 19㎜ 더 길쭉한 XC90 리차지가 11.7m, 그랜드 체로키가 11.5m 직경의 원을 그린다. 몸무게는 그랜드 체로키 4xe 2,415㎏, XC90 리차지 2,375㎏로 그랜드 체로키가 40㎏ 더 무겁다.
② 실내
다음은 실내 비교. 그랜드 체로키 4xe는 내장재 곳곳을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했다. 1열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에는 얇은 금속 선과 나무 장식도 넣었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10.1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자리한다. 운전석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심었다. 센터 콘솔에는 전자식 기어 다이얼과 주행 모드, 서스펜션 조절 스위치를 달았다.
XC90 리차지의 인테리어는 단정하다. 가죽과 나무, 금속 장식으로 북유럽 가구 분위기를 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크리스탈 기어 노브, 9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주요 특징. 계기판 좌우 끝에는 푸른색 반원 모양 속도계와 타코미터를, 가운데엔 현재 속도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운다.
두 차에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갔다. 그랜드 체로키 4xe엔 ‘유커넥트 5(Uconnect 5)’를 넣었다. 스텔란티스 그룹 차종에 널리 쓰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장치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국내에선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T맵을 쓴다.
XC90 리차지는 ‘SKT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었다. SKT와 2년 동안 협업해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볼보에 맞게 재구성했다. 인공지능(AI) 기반 T맵과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FLO)가 들어간다. 더불어 5년 LTE 데이터 무제한과 플로 1년 무료 쿠폰, 15년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Over-The-Air)를 제공한다. 수입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단점을 덜어내려는 두 브랜드의 노력이 돋보인다.
레저 활동을 즐기거나 자녀가 많은 가정이라면 트렁크 공간도 중요하다. 7인승인 XC90 리차지의 3열 시트를 펼쳤을 때 트렁크 용량은 640L(VDA 기준). 이를 접으면 1,007L로 늘어난다. 2열까지 모두 눕히면 1,856L까지 확보할 수 있다. 5인승 단일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 4xe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1,068L. 2열 시트 폴딩 시 용량은 2,005L다.
③ 파워트레인
그랜드 체로키 4xe의 보닛 아래에는 272마력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여기에 전기 모터 2개와 8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었다. 합산 최고출력 375마력, 최대토크 64.9㎏·m를 네 바퀴로 보낸다. 차체 아래에는 15㎾h 리튬 이온 배터리를 깔았다. 주행 모드는 ①하이브리드 ②일렉트릭 ③e-세이브 세 가지. 1회 충전으로 최대 33㎞를 달릴 수 있다(국내 인증 기준)
XC90 리차지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312마력 엔진과 143마력 전기 모터, 8단 자동변속기 조합. 합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455마력, 72.3㎏·m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이 50마력 올랐다. 배터리 용량은 11.6→18.8㎾h로 키웠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3㎞로 구형 대비 80% 늘었다. 일상 영역의 대부분은 주유 없이 순수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 참고로 볼보가 밝힌 서울시 승용차 소유주의 일 평균 주행거리는 약 29.2㎞다.
PHEV 연비는 크게 CS(Charge Sustaining, 엔진 연비)와 CD(Charge Depleting, EV 모드 전비) 두 가지로 나눈다. 그런데 합산 연비 산출하는 방법이 복잡하다. 산업통상지원부의 ‘자동차의 에너지소비효율,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연료소비율 시험방법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PHEV에서 소모한 전기 에너지는 자동차가 사용한 연료의 순발열량으로 등가 환산해야 한다. 전기 1㎾h, 휘발유 및 경유 1L를 kcal로 환산하면 각각 860, 7,230, 8,420kcal다. 전기 1㎾h를 휘발유로 전환하면 0.11985L로 나온다.
그랜드 체로키 4xe의 경우 복합 전비 2.3㎞/㎾h를 인증 받았다. 0.11985L로 나누면 19.1㎞/L다. 이후 복합 연비 8.8㎞/L과 조화 평균을 내면 ‘12.0㎞/L’가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볼보 XC90 리차지(전비 3㎞/㎾h, 연비 11.0㎞/L)의 합산 연비는 ‘16.9㎞/L’다.
연간 유류비는 어떨까? 12월 첫째 주 전국 고급 휘발유 평균가격(1L당 1,910원)을 기준으로 연간 1만5,000㎞ 주행하는 운전자의 연간 주유비를 계산했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약 238만 원, XC90 리차지는 약 169만 원으로 약 69만 원의 연료비 차이가 발생했다.
다음은 연간 자동차세 비교. 우리나라는 자동차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세를 매긴다. 따라서 배기량이 높을수록 비싸다. 그랜드 체로키 4xe의 연간 자동차세는 51만8,700원, XC90 리차지는 51만1,940원이다. 같은 2.0L급이지만 미세한 배기량 차이만큼 세금이 다르다.
④ 가격 및 보증기간
그랜드 체로키 4xe는 리미티드(Limited)와 서밋 리저브(Summit Reserve)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가격은 각각 1억320만 원, 1억2,120만 원이다. 모든 모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풀 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사각지대 및 후방 교행 모니터링,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을 기본화했다. 서밋 리저브에는 360° 어라운드 뷰 카메라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나이트 비전 카메라를 넣었다.
XC90 리차지는 T8 단일 트림으로 나온다. 가격은 1억1,470만 원. 파노라마 선루프와 바워스&윌킨스(Bowers&Wilkin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파일럿 어시스트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보증기간은 크게 ①차체 및 일반부품 ②고전압 배터리 등 두 가지로 나눈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3년/무제한, XC90 리차지는 5년/10만㎞다(모두 선도래 기준). 기간은 볼보가 2년 더 길지만 주행거리 기준은 지프가 더 넉넉하다. 고전압 배터리는 두 차종 모두 8년 또는 16만㎞까지 보증한다.
총평
네 가지 항목으로 비교해 본 그랜드 체로키 4xe와 XC90 리차지. 두 차 모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풍부한 안전 및 편의장비, 성능과 효율을 겸비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XC90 리차지는 저렴한 연간 유류비와 자동차세가 돋보였다. 반면 그랜드 체로키는 넉넉한 적재 공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시작 가격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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