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대(望鄕臺)는 원망대(怨望臺)인가
강화도 버스터미날에서 택시에 오른다. 교동도에 있는 평화전망대 망향대를 가기 위함이다. 임진강과 한강하류가 합류하여 서해안으로 흘러든다. 북한과는 강물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바로 개성 송악산의 모습이 바로 시야를 사로 잡는다. 앞에는 북한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오가는 주민은 보이지를 않고 농경지가 남한이나 전혀 낮설지는 않다. 강 건너 서해방향의 육지가 바로 황해도 나의 고향 땅이다. 바로 저 너머가 나의 집 내 할머니가 추수한 곡식을 지키겠다던 고향집이 있다. 1.4 후퇴 피난 당시의 할머니 연세가 환갑이었다. 6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할머니의 모습은 그대로이다. 머리가 반백이며 얼굴이 갸름한 할머니이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손자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게 아닌가. " 빨리 오라무나, 게서 뭐하고 있네, 아가야, 네 오마니랑 애비는 어케 된거가 " 할머니의 목소리는 손자의 가슴에 강물이 되어 흐른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70대 후반의 손자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얼마나 더 참고 기다려야 할 것인가. 같은 민족 부모 형제자매가 살고있는 자그마한 한반도가 아니더냐.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할 수 있단 말인가. 남과 북으로 갈라놓은 철조망은 그리도 철옹성이더냐. 남과 북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의 한(恨)은 언제나 풀 것인가. 미중일러 4대 강대국들에 둘러쌓여 언제까지 눈치만 볼 것인가. 그리움에 떨며 찾은 망향대(望鄕臺)가 언제까지 원망대(怨望臺)로 남을텐가. 살아 생존 그토록 고향을 그리며 통곡을 하시던 어버이가 아니던가. 백골이 진토된 한줌의 흙이라도 언제쯤에나 고향 하늘 아래 묻힐 수가 있으려나. 무거운 발걸음을 저 강물에 흘리우고 돌아설 수 밖에 없다. 이 노객의 한 목숨이 끊나기 전에 고향을 찾겠노라 수없이 되뇌이면서 말이다.
2018년 10월 11일 무 무 최 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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