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과의 말씀부터 올립니다. 2달동안 제 날짜에 하하아기편지를 올리지 못했어요...
지난 달에는 입원한 몸이라, 이번 달에는 여행 직후 몸이 천근만근이라 도저히 컴퓨터 앞에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에서야 겨우 기력이 좀 회복이 되네요.
5박 7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배타고 일본 규슈 다녀왔습니다. 세월호에 방사선에 여러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아니면 시간 내기도 어렵고 마침 엔저현상이기도 하고 가깝다는 핑계로 늘 뒷전이었던 일본이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했지요.. 짧은 일정이기는 했지만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본 것이 일본을 이해하는 데 큰 거름이 될 것 같기는 해요.
일본 본토에서 접하는 일본음식, 어떻게 입맛에 맞으셨는지요? 저는 딱 5일까지였습니다. 달달하고 또 달달하고 ... 게다가 제가 느끼기에는 대부분의 음식이 짜더군요. 라면도 우동도 죽도 반찬도... 남편은 제 몸이 안 좋으니까 입맛이 그런 거라는데... 암튼 음식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한반도에서 가끔 별미로 찾는 일본돈까스집이나 일본라면집에서 느끼는 만족도의 반도 안 되는 거 있죠!!! 김치없는 세상의 일본음식을 접하며 식민지 조선지식인들이 동경유학시절 감당해야 했을 그 고충을 십분 깨달았습니다. 현지음식을 혀가 밀어내는데야, 여행 막바지에는 거의 과일로 끼니를 때웠네요.. 그리고는 영양실조로 병이 난 거죠^^
저희는 후쿠오카 - 다자이후- 유후인- 벳부- 후쿠오카 일정이었는데요. 온천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일본 전통가옥에다가 온천시설까지 두루 갖춘 숙박업소를 '료칸'이라고 하는데 공동노천탕이냐, 객실별로 노천탕이 있느냐, 전망이 좋은 노천탕이냐에 따라 비용이 엄청 다르더군요. 저희는 저렴한 편에 속하는 료칸에 묵었는데 이용객 대부분이 일본 현지 관광객이더군요. 그나마 그 지역 모든 료칸 온천수의 수질은 동일하다는 것이 배낭객에게는 큰 위안이 되더이다.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올 때는 좀 더 좋은 료칸으로 모셔야겠지만...
료칸 식당에서 아침 먹다가 관광객들과 함께 본 일본 방송에... 조현아가 한참동안 나오더군요. 또 며칠 있다가는 정당해산요건이라하여 각 나라별로 설명하는 듯한 꼭지가 있더군요...이건 뭐 나라 밖에서도 대한민국 뉴스가 세계를 도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니... 머리가 아프더이다. 몸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행한 탓인지 이번 여행에서는 몸도 마음도 이래저래 피곤한 일정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고 그다지 이색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일본의 풍경들이 그러했고 어디를 가나 한국인들이 참 많아서 잠시 잊고 싶었던 내 모국어와 내 조국의 소식들이 늘 따라 다녔다는 사실이 외려 피곤하더이다. 게다다 대빵 크게 지어놓은 일본 후쿠오카 박물관내 전시물을 유심히 바라보며 뭔가 감동을 받은 듯한 남편조차 못마땅하여 멀뚱히 쳐다보고 있노라니 남편이 한 마디 하더군요. 일본 무시해서 우리가 얻을 게 뭔데! 그 말에도 짜증이 화악 나네요.. 내 몸이 아파서 그런 거겠지.. 세상 만사가 다 짜증스러움, 관심없음... 슬픔...
사진은 좀 있다 첨부할게요.
첫댓글 수나님의 몸이 안 좋으시다고 잠깐 들은 적이 있는데 연락도 못해주어 미안합니다.그러나 마음만은 늘 생각,걱정하고 보이지 않는 관심,사랑이 존재하고 있다는 거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일본에 다녀오셨네요.나도 언젠가는 일본을 가보고 싶습니다.중국보다는 일본을..알기로 여러나라를 여행하시는 것 같던데 부럽습니다.난 아직 외국은 tv로 구경만합니다.일본 음식이 짜다기에 의아하지요. 담백하면서 좀 싱거울지 알았는데요.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고 건강상태도 그리 안좋은 듯한데,빨리 회복하고 건강해지길 빕니다.요즘 '일본대표단편선'하야시 후미코의'철 늦은 국화'를 읽기에 수나님의 일본 여정에 더욱 동화됩니다.잘지네세요.
아버지가 청년시절 일본에 계셨기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유독 라멩{아버지 발음],회초밥 육회 등을 좋아하신 아버지.아주 소식을 하시고 자주 드시던 식성이 생각납니다.나 어릴 때 동요도 일본 노래로 불러주시고 내 이름도 가끔 일본식으로 불렀지요.~꼬라고.우리들 벌 받을 땐 무릎을 꿇고.'가부키' 좋아하셔서 같이 보러 다니던 추억..일본이 섬나라여서 유독 귀신이 많았다던 경험담..으윽 섬뜩..역사가 있는데 어떻게 일본 좋아하겠어요. 수나님 마음에 동의합니다.그냥 아버지 추억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그리고 요즘 뉴스가 가장 재미있어요.왜이리 세상이 어지러운지요.새해엔 좀 더 기쁜 소식이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참, 좋았겠네요.
"일본은 한국에 대해 고대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한국은 일본에 근대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유홍준씨가 한 말이에요.
일본을 무시하는건 아닙니다.일본사람이 다 나쁜건 더더욱 아닙니다.일부 극우세력이죠.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이였다는것, 지배당하는 민족의 서러움과애환 우리 조상들이 겪은 이루말 할 수 없는 모진고통은 잊지말아야 할것입니다.우리나라의 문화재가 버젓이 박물관에 있는걸 보면.....아픈 역사 인것 같습니다. 수나님 소식 반가웠어요.사진이 올라오면 더 반가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