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배움의 길을 걷고자 수 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도 같은 자리를 맴도는 나에게 이 글귀를 전한다.
끝없는 한 순간속에서만 배회하는 내게
그곳은 있어야 할 곳이 아님을 알려주고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지 아니함을 경고하며
모두가 가고자 하는 배움의 길을 걷도록 하고자
자경문이라는 이름의 이 마음을 나에게 전한다.
시작을 정할때 끝도 정하려 들지 말라.
시작이 반인 것은 곧 시작이 반 만큼 중요함 이로다.
큰 끝을 바라되 그것이 무엇이 되든 중요히 생각치 말라.
살아온 순간의 절반동안 그 고민에 빠져 살았으니
이젠 시작에 머무르지 말고 절반을 향하는 발걸음을 떼어라.
너는 지금 정체되어있고
시작하지 않는 한 이는 죽어서도 이어질 것이다.
나 자신이 아닌 스승으로써의 자신을 따르라.
보고도 보지못하고 듣고도 듣지못하니
어찌 나 혼자 길 위를 걸을수 있겠는가.
나의 머리는 아직 번뇌에 잠겨있으니
생각이 아닌 마음이 이끄는 길을 우선시하라.
득과 실함을 구분치 않고 과거와 미래를 담아두지 아니하는
그것은 마음이요, 내 안의 스승이니 그의 뜻을 따르라.
찰나의 꿈결에 휩쓸리지 말라.
길을 듣고 보며 걷지 아니하면 결국 이탈하게 됨이라.
이를 부추김은 곧 쓸데없는 생각에 잠김이니.
그 짧지만 끝없는 반추를 끊어내고 현실로 돌아오라.
눈 앞의 배움에 집중하고 그를 마음속에 담으라.
공상은 좁지만 깊은 구렁텅이요
배움은 완만하고 드넓은 초원이로다.
큰 길 위에 난 구렁텅이에 발 빠지게 두지 말라.
권태속에서 스스로 질식하려 들지말라.
길 위에 잠들려 해도 온 마음을 다해 다시 돌아오라.
걷고 게으를 시간에 배움을 향한 발자국을
한번이라도 더 떼어라.
나의 결심과 의지는 돌탑과 같아
쌓기는 어려우나 무너지기는 쉬우니
집중을 멈추지 말고 늘 깨어있는 채로 살라.
내가 발 딛고 있는 자리는 절망이다.
삶은 결국 찰나인데 그럼에도 변한것 없으니
이 또한 절망이니라.
난 그 절망속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이곳에서 배우는 학생으로 남고자 한다.
이 이상 물러서기엔 더는 그럴 곳마저 없으니
낭떨어지로 떨어지느냐 다시 돌아가느냐
그 선택은 오직 내가 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절망에 있다.
그러니 내게 부탁하노라. 다시 배움의 길로 돌아가자.
삼무곡에 온 배우는 학생의 자리로.
시작에서 망설이지 않고
마음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하지 않고
반추에 잠겨 스승을 지나치지 않고
배움이 아닌 편안함을 뒤따르지 않는
삼무곡의 학생으로 돌아가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