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다녀왔습니다.*
“인간은 어머니 품을 잊지 못하고
어머니의 손맛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해마다 명절엔 혼자 시댁엘가니
시댁시구들 으레 친정은 안가는 줄 알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어 마음 한구석 섭섭할 때가 많았다.
명절엔 형님 동서들 모두친정 가고 없는 시댁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자니 허리에도 쥐가 난다.
갑자기 나도 고향엘 가고 싶고
부모님 뵙고 싶어서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고향도 부모님 살아계실 때 고향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더 후회하기 전에 가보자고...
역시 고향의 파란바다 갈매기는 날 반겨주는구나.
집에 도착하니 먼저와 있는 육남매 반갑게 맞아주네.
부모님께 세배 드리고 잠깐 얼굴 마주하고 욕지일주를 하기로 했다.
늘 일주하고 싶어도 시간이 허락지 않아서 못했는데..
이번만큼은 꼭하리라 마음먹고 삼여를 돌아가니 내친구집은 폐허가 되어있다.
삼여가 보이는 언덕에 차를 세워 잠깐 기념촬영도고 역시 좋구나. 연발하면서
유동을 돌아 덕동에 도착하니 내 어릴 적 추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우리8남매 몸 부비며 자란 추억이 담긴 집은
온데간데없고 주차장으로 변해있었다.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다 사진으로나마 담아두고
무상 친구 어머니 만나 인사들이니 삐새는 벌써 왔다갔단다.
덕동 몽돌 밭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내가 어릴 적 하루 종일 맥감던 바닷가가 아니며
그 많던 몽돌은 다 어디로 살아졌는지...
커다란 돌멩이만 날 반기는 것 같아 안타깝고 낫 설기만 했다.
이곳저곳 옛 추억을 찾아서 비릉를 올라가니
아직도 어릴 적 맡았던 천년의 향인
바다 내음만은 코끝을 자극하면 옛 생각에 젖게 한다.
언니야!
참 이상하제 어릴 때 맡았던 바다 냄새는 지금도 변함이 없네.
언니도 그래?
“난 지금 저 밑에 넘실대는 톳나물 이랑 고동이 잡고 싶은데.”
톳나물 밑에 해삼도 숨어 있을 텐데 함 들어 가볼까?
정말 잠수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우린 바닷가를 돌아보고
도동 으로 가서 도덕 초등학교에 가보니 (분교 때 2년 다님 )
4명만이 겨우 학교를 지켜주고 있었다.
내 동생들은 감회가 깊은가보다
“누나 내가 이 학교1회 졸업생이야.”
우리가 다닐 때는 학생수가 많았는데...아쉽네 한다.
학교가 참 깨끗하고 좋았다.
이학교도 얼마 못가서 폐교가 되겠구나....
밀감 밭에는 미처 따지 못한
밀감들이 나무 끝자락에서 몸부림 치기도하고
떨어진 밀감들은 여기 저기 나 뒹굴며 울부짖고 있는 것 같다.
일손이 부족해서 보다.
태풍 때 해풍을 너무 많이 맞아
상품가치가 없어 방치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일년 농사를 다 망친 밀감주인의 마음이보여 우린 어서 그곳을 떠났다.
도동재를 넘어오는데 동생이 한마디 한다.
“누나야!
저녁노을이 보고 싶다.”
아직 해가 있으니 볼 수 가없네.
덕동재서 보는 노을은 항상 내마음속에 각인데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 노을을 볼 수 없다니 아쉽다 그장.
제에 아쉬움만 남겨두고....
서짖골를 지나오는데 장미친구가 살던 집이
폐허가 되어있어 보기가 좀 그랬다.
장미친구가 보면 가슴 아프겠지....
욕지 일주를 하면서...
내 기억 저 편에 아련히 떠오르는 님 생각나
한번쯤 보고픈 마음에 내 발길은 어느새 그 집 앞이다.
님은 볼 수 없고 처마 밑에 매달린 메기만 님 대신보고 돌아선다.
잘 있겠지...
날 기억이나 할까?
다음 기회가 온다면 욕지 일주를 차가아닌
걸어서 꼭 완주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녁 먹고 숙희 집에 놀려갔다.(코스모스님도 다녀갔단다.)
미숙이도 오고 종삼이랑 민옥이 우린 호프집에서 만났다.
고향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 고맙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좋다.
우린 고향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곳에서 다멩이 후배님도 만나고
(다멩이님! 몰라봐서 미안해요 대화 방에서 만나면 아는 척 할께요^^*)
집에 오니 우리형제들
옛날이야기로 웃고 눈물 흘리기도 하면서
많은 이야기로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명절이 있어 가족의 보이지 않은 끈끈한 정을
묶어주는 끈이 있는 것 같아 좋기도 하다.
아침 일찍 출발할러고보니
부모님 메기, 알도다리, 아구, 8보따리 언제 싸놓으셨지
오지 못한 큰딸 몫까지 챙겨놓으셨다.
아쉬워 눈물 흘리시는 부모님만 남겨두고
떠나는 배에 올라 따니 왜 가슴이 아릿한지....
떠나는 배 밑에 하얗게 일으켰다 펴지는 물보라를 바라보며
내 속에 들어있는 부질없는 잡념들 다 끄집어내
무거운 닺을 달아 물보라 속에 던저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 일상의 보금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