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9월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았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 덧붙이기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리움이 밀려 옵니다. 밀려 왔던 그리움은 또 밀려 갈 것입니다. 마침내 상처났던 마음은 치유되고, 높은 가을 하늘의 구름 궁전처럼 가벼워 질 것입니다.
첫댓글 가을은 치유의 선물을 한아름 한아름 가지고 찿아오는 계절 이군요.기다림의 끝에 찿아오는 가벼움.그리고 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