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지다 정 명 성 (목사, 시인) 햇볕이 옅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바람이 차가워졌기 때문이 아니다 강물이 줄었기 때문이 아니다 풀벌레 소리가 그치고 서리가 내리기 때문이 아니다 물들면서 마르고 시들어 떨어지는 것은 사랑이 식어진 까닭이 아니다 희망이 사라진 까닭이 아니다 길이 끊어진 까닭이 아니다 찬 겨울이 가까이 오고 밤이 길어진 까닭이 아니다 온 힘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 피어나 무엇이 되어 얼마의 시간을 살았건 다하지 않는 목숨이 있던가 지는 것들이 아름다운 이유 돌아가는 것들이 평화로운 까닭은 남김없이 다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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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온 힘을 다해 살았습니다
지금도 내일도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참 잘 살았다고 웃으면서 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