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6일~17일
공주 북캠프, 세상에 이렇게 좋은 곳이..

충남 공주시 신풍면 공주북캠프 정문

정문 왼쪽에 앉아있는 책읽는 아이들이 좀더 밝은 표정의 귀여운 어린아이들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예전엔 신풍초등학교 영정분교장 아이들이 뛰어놀았던 곳
폐교가 되었다가 안산 대동서적 사장님께서 7년 동안 조성하여 지난 6월에 북캠핑장을 오픈했고
안산에서 참고서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결이아빠 절친이 이사로 영업중이다.

한 쪽 코너에 놀이터와 수영장, 족구장, 배구장, 트램폴린 등 다양한 야외활동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책을 읽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리듯 '연금술사' 책 안으로 들어가야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계단을 보니
어떤 마인드와 철학으로 이곳을 조성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2002년 폐교 이후 아이들과 선생님들 발길이 뚝 끊어져 적막했을 시골 조그마한 학교가

2016년 책 읽는 사람들의 인문학 캠핑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순신 장군께서 큰 칼 옆에 차고 호위하고 계시니 더욱 든든하지 아니한가.. ^ ^

세상에 이런 아이디어가..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거나 읽어주거나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세상에 한 곳 밖에 없는 원두막 도서관

천연잔디 운동장 겸 축구장
맨 땅에 잔디를 심고 가꾸어 나가는 과정도 참 고단했을 것..

꽤 오래 묵은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병풍처럼 늘어선 운동장 가에는
최고급 시설을 장착한 글렘핑장이 나무 사이사이에 들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글렘핑장 내부는 침대와 소파, 의자, 냉장고, 테이블, 밥솥, 전기주전자, TV와 장식장이 있고

온수 샤워가 가능한 세면대와 화장실이 있고 세안용품과 샤워용품도 지급되니 칫솔만 챙겨오면 된다.

테라스 공간에는 식기 등이 준비되어 있는 씽크대와 식탁이 준비되어 있고

럭셔리한 바베큐 그릴도 사용 가능하다.

현관로비에서 바라본 글렘핑장 왼쪽 등나무 그늘 아래서는 단체로 야외 바베큐파티도 즐길 수 있고
그 옆에 조그마한 구내식당도 있는데 밥을 사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해질 녘 로비 벤치에 앉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최상의 힐링~^^

현관 양 사이드 벽면을 서재처럼 꾸민 북까페에서는 책과 커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출입구 양 쪽에 '감사해요, 사랑해요, 잘했어요, 함께해요' 라는 오글멘트와
'물질을 개벽말고 정신을 개벽하자'는 정신이 번쩍나는 문구가 대조적..

이 쪽에 있는 책들은 마음껏 꺼내 읽을 수 있는 책들이어서
동네 분들이 오셔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하루종일 책을 읽다가기도 한다니

이것이야말로 시골마을에 자연스레 불어온 꾸미지 않은 진정한 인문학 바람이 아닌가 싶다.

반대편 벽에는 구입 가능한 베스트 셀러와 스테디 셀러 등의 서적들이 편안하게 전시되어 있다.
한 강의 '소년이 온다'를 방문기념 서적으로 사려고 했는데 이따가 사지 하고 그만 타임을 놓쳐버렸다.
역시 그 때 바로 샀어야 했어...ㅠㅠ

뒤쪽으로 나가는 출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문학계 거물들의 초상화가 반갑다.
박완서, 박경리, 조정래, 젊은 시절의 최인호
신영복, 고은 그리고 김용택 선생님 바로 위에 계신 분은 누구신지 잘 모르겠다.

커피는 오직 아메리카노 한 종류 뿐, 오~ 더운 거 찬 거는 고를 수 있슴돠~ㅋ
그 외 음료와 아이스크림, 바베큐용품도 팔아요~

오늘 바리스타는 특별히 김재필 이사님~^^

분위기 있는 음악으로 셋팅도 해주시니 친구 가족을 위해 최상의 감동써비스 제공중... ^ ^

학교와 기업체 등 단체 방문객들의 워크샵과 문학의 밤 행사 등을 위한 소형, 대형 세미나실이 있고
이 날은 충남지역 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유치원쌤들의 웤샵으로 오후 한 때 북적북적했었다.

글램핑장만 있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펜션형 숙소도 있다.

가을 담쟁이 벽지로 따뜻한 느낌으로 꾸민 2학년 펜션룸

펜션룸 모든 벽에는 3D벽지를 사용했는데 화사한 벗꽃으로 꾸민 침대방 1학년 펜션룸은
마치 저 안으로 걸어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심지어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기까지 했다.

한쪽 벽면은 신영복 교수님의 시화와 오, 세상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으로 프린팅 되었다.
소로우는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면서 최소한의 물질로 가볍게 생활하는 지침서같은 책 '월든'을 썼고
이후 부당한 법에 대하여 어떻게 저항할 것인지에 대한 '시민 불복종'은 간디의 인도 독립운동에,
루터 킹 목사의 흑인 민권운동으로 이어졌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집에 돌아와 책장에서 '월든'을 꺼내어 다시 펼쳐보니 2011년 8월에 대훈이가 사줬다고 써있는데
생일도 아니고 결혼기념일도 아닌 그 때 왜 책을 선물했는지는 모르겠고
하여튼 내가 읽고싶다 해서 사주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해 아직도 볼거리가 더 남아있는 공주 북캠프 이곳은
어느 한 순간의 아이디어로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동서적 대표님의 오랜 기간 갈고닦은 인문학적 소양이
농축되고 숙성된 결과의 소산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서히 어둠이 찾아드는 북캠프 글램핑 숙소에 하나 둘 불이 밝혀지면 그 또한 멋스럽다.

두 가족이 모여 어른 아이 모두들 좋아하는 닭볶음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시청각 기자재가 구비되어있는 대형세미나실에서 심야영화관람도 할 수 있다.

암울한 시대를 유머러스하게 관통하며 수용소에 갇힌 어린 아들을 끝내 구해내고 희생하는
한 유태인 아버지에 대한 감동실화 '인생은 아름다워' 관람 후

부드러운 음악과
콜맨 시즌스 랜턴이 밝혀주는 불빛 아래
두 가족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이야기가 길다.

첫댓글 세상에나~
대박 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