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은 햇살이 좋아서 봄인가보다, 라고 단정짓기도 했는데
흰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은빛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마당에 소복히 쌓인 눈을 밟고 몇 걸음 걸어보기도 했다.
달은 없으니 달밤의 체조는 아닌게고 ....
지난 토요일엔 북면엘 갔다.
내가 사는 곳은 영월군 주천면이고 영월엔 동서남북중에 [동면]만 없고
나머지는 다 있다^^*
지난번 성내동에서 대보름행사를 치른 결산을 보는데
연합회 회장은 북면에 살고 우리마을에 감사랑 사무장이 있기에
난 단순히 운전기사로 따라 간 것이다.
여성농업인 북면회원들이 노인정에 칼국수 봉사를 하는 날이어서 시간을 맞춘것이라 했다.
도착을 해보니 황토방에 모여 열심히 칼국수를 밀고 썰고...하는데
난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양의 칼국수는 처음 보았다.
자그마치 밀가루 60kg 이란다.
12곳의 노인정에 보내는데 작년까지는 만두를 빚었다고....
한번도 홍두깨를 잡아 본 적이 없는 나는 한켠에서 잡다한 심부름하고
또 수다도 떨고....제대로 한 것이란 점심먹고 나서 설겆이한것뿐.
그런데 그날의 점심상이 정말 상다리가 휘어지기 직전이었다.
갓 꺼낸 백김치가 얼마나 맛있던지 아마 혼자서 한접시 다 먹은 듯^^*
해마다 김장500포기씩해서 보내고 만두 빚어 보내고...
정말 열심히 사는 아름다운 여인네들이다.
밭일에 검어진 투박한 손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 아니겠는지...
열심히 칼국수 만드는 회원들.
이렇게 썰고...
그날의 점심상. 옆에 또하나의 상에 이만큼의 인원이 있다. 열몇명이었는데.
일요일 오후 오리골 하우스에 갔다가 찍은 노루귀 사진.
눈이 또 와서 얼지는 않았을까?
첫댓글 더불어 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홍두깨로 그런 걸 하는군요 ^^:; 그 많은 양을 끓이면서 제맛을 내는 분들이라니..놀랍네요. 나누는 힘에서 나오는 기술이 아닐까요.
오랫만에 소식에 노루귀까지..에구 이뻐라 꽃만큼 마음까지도....^^
우리나라의 상차림이 그립습니다. 참 "정"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