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를 볼 때 가능한 정보를 배제하고 보는 편이기 때문에
처음 '도희야'에 대한 홍보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면서 아동학대에 따른
배두나의 고공분투기 정도라고 예상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아동폭력에 관한 편을 본 후 그 충격이 너무 컸기에
영화는 과연 어떻게 그 주제를 풀어나갈까 궁금해하면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볼 수록 이건 도희(김새론 분)와 이문영(배두나 분)의 사랑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동폭력'은 둘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소스에 불과하고 영화는 둘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할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주력한 곳이 그쪽이었으니 영화는 많은 사회적 이슈(예를 들어, 주된 소재였던 아동폭력,
동성애, 불법 체류자들, 그리고 그들 없이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어촌 주민들등)을 포함할려고
하다보니 감정선이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 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영화를 다 보고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영화에 사회적 메세지를 읽을려고 한게 잘못됐다고도 느꼈습니다.
오롯히 그냥 '도희'와 '이문영'의 감정에 충실하게 영화를 봤다면,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재며, 영화 곳곳에서 무시할 수 없는
메세지들이 나오는지라 이것을 다 무시하고 영화를 보기에는 무언가 밋밋하고 그것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소재 하나에 초점을 가지고 풀어갔으면 영화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모든 메세지 중에 동성애에 대한 메세지가 너무 강렬하다 보니
그 쪽으로 밖에 생각이나 시선이 쏠려서 다른 것이 가려져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기는 했습니다.
아무튼 아동폭력 같은 주제를 삼은 영화를 버겨워 하면서도 전 왜 이런 영화를 찾아보는지...
'도가니' 때도 많이 힘들었는데 ㅠㅠ
따로 시간이 되면 '도희야'에서 다뤘던 사회문제들 중 제 생각을 한 번 적어보고 싶네요.
아무튼 영화만 놓고 봤을 때 제 별점은 3개 반이구요.
볼보 준다면 볼입니다. 영화의 미덕인 시간이 잘 가구요. 송새벽씨 연기 보는 맛도 있고
동성애 코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분은 그런 코드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별 반개는 김새론양 뭐좀 먹고 살 좀찌라는 의미로 줍니다.
영화 보는 내내 어찌나 안 쓰럽던지...
첫댓글 굿다운로드 함 해야겠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