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는 작고도 샐쭉한 눈으로 황새의 모양을 살펴보았습니다. 황새의 긴 다리와 긴 부리가 부러웠습니다. 부럽다 못해 시샘이 났습니다.
“흥, 덩치만 크면 제일인가 뭐. 난 언제나 황새보다 높이 날고 높은 가지에 앉을 테야.”
뱁새는 황새가 날 때면 언제나 그보다 훨씬 위에서 날았고, 황새가 나뭇가지에 앉을 때면 그보다 높은 가지에 앉아 뽐냈습니다.
“나는 황새보다 높은 자리에 있어. 그러니까 황새는 내 부하나 다름없지.”
그 때, 지나가던 촉새가 뱁새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너와 꼭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근데 다른 새들이 정말 우리가 황새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까?”
“모든 새들이 모인 자리에서 황새와 시합으로 실력을 겨루어 보면 되잖아?”
“응,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마침내 뱁세와 촉새는 짝궁이 되어 모든 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시합은 땅에서 달리기, 두 번째 시합은 하늘에서 날기로 정한다.”
호루라기를 잘 부는 휘파람새가 심판을 맡으며 말했습니다.
“자, 시작한다. 준비, 호루룩!”
휘파람새의 신호에 따라 뱁새, 촉새, 황새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황새는 긴 다리를 넓게 벌려 성큼성큼 걸었습니다. 뱁세와 촉새는 황새에게 뒤질세라 짧은 다리를 있는 힘을 다해 쭉쭉 뻗으며 달렸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결판이 나고야 말았습니다.
“아야야, 내 다리!”
뱁새 다리가 찢어졌습니다.
“아야야, 내 가랑이!”
촉새 가랑이가 찢어졌습니다.
“쯧쯧•••, 무리한 욕심을 부리면 큰일을 당하게 마련이지.”
까마귀가 비웃었습니다. 구경하던 모든 새들이 깔깔 거리며 웃었습니다.
이 때부터 ’뱁세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 ’촉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 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덕이 적으면서 지위가 높거나 또는 슬기가 적으면서 큰일을 계획하면 화를 당하지 않을 때가 거의 없을 것이다.
예림당)이야기 명심보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