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물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한다는 진화론은 이미 과학계에서는 확고한 하나의 정설로 자리를 잡고 있다. 19세기 중반 다윈에 의해 제창된 진화론은 이후 생물학의 일반법칙으로 정립되었고, 창조론을 주장한 종교계에 맞서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과학으로 인정되고 있다. 모든 자연 현상이 그렇듯이 실제의 상황에서는 진화론으로 이해되지 않는 점이 적지 않음에도, 대체로 지구의 역사가 진화론의 구도에 맞추어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위대한 이론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라는 부제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진화론의 의 근거는 자연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생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에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은 많은 이들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론이지만, 전문가들을 제외한다면 그 자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화론의 기본적인 지식으로부터 인간의 진화에 대한 궁금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 20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관한 답변으로 진화론의 요체를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들은 일정한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되며, 독자들은 질문에 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그 이론은 물론 적절한 예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진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어, 진화론을 제창한 ‘다윈은 옳았는가?’라는 문제에 답을 하면서 적절한 예시를 통해 ‘진화는 사실이다’라고 명쾌한 답변을 내리고 있다. 이밖에도 ‘자연선택’이나 ‘적자생존’ 그리고 ‘염색체와 유전자’ 그리고 최근에 주목받는 ‘DNA’ 등에 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진화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에 이어, 인간의 지능이나 도덕성의 문제 그리고 인간의 언어에 관한 보다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진화론을 통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특히 마지막 질문은 ‘창조론은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일각에서 ‘창조과학’으로 칭하는 종교적 관점과의 비교를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저자는 ‘과학과 종교는 대립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창조론은 그것을 믿는 종교적 입장으로 여기면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신념’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고 하겠다. 지금까지의 이론들 가운데 진화론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고 할지라도, 모든 것을 진화론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이 책에 제시된 20개의 질문과 그에 관한 답변을 따라가다 보면, ‘진화론의 핵심’에 어느 정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