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에서 주최하여, 순천 청소년수련관에서 상영한 양우석 감독의 영화 <변호인>을 관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 보지 못해 언젠가 꼭 봐야될 영화로 점찍어 놓고 있었기에, 마침 무료로 상연하는 기회에 부부가 함께 보러 갔었다.
시대적 배경이 40~50대가 고교나 대학 다닐 때의 상황인지라, 영화를 보는 내내 과거를 회상하며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한때는 민주화가 되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었지만, 다시 그때와는 다른 권위주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일까?
물론 그동안 시간이 흘러 이제는 권위주의 정권이 탄핵으로 물러나고, 2017년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는 것이 영화를 보던 당시의 상화과는 조금은 다르다 하겠다.
송강호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기에,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그리고 시각.청각 장애인을 배려한 자막과 화면 설명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버전 영화인지라 더욱 의미있었다고 하겠다.
비록 픽션이 섞여있었지만, 보는 내내 먼저 세상을 뜬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살아 생전 모습도 떠올랐다.
여전히 공권력의 힘으로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짓누르는 현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의 모습이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왔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러한 현실에 절망하기보다, 오히려 도처에서 연대의 정신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태 약자와 함께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때로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더 많은 '변호인'이 필요한 세상이다.
정권이 교체되었음에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몰상식한 세력들의 움직임에 맞서야 할 때이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아침에....
2018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