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1억이 아깝지 않다...압도적 승차감 볼보 XC90 T8
김태진입력 2022. 12. 15. 09:00
언제 봐도 새차 같은 디자인 볼보 XC90 T8
볼보의 매력 중 하나는 신차가 나온 지 꽤 오래됐는데도 새 차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출시 7년이 지난 플래그십 대형SUV XC90이 이런 모범답안이다. 여전히 외관 디자인은 신차 냄새를 풀풀 풍긴다.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과 시원한 긴 직선 위주의 심플한 매력이 돋보인다.
그동안 취약점이던 인포테인먼트를 제대로 개선한 XC90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T8 AWD를 타고 서울-강릉 왕복 500km를 시승했다. 올해 8월말 출시된 23년식이다.
결과적으로 평균 연비는 13km/L에 육박하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여기에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는 승차감은 명불허전이다. 에어서스펜션의 위력 덕분이다. 방지턱을 정말 부드럽게 넘어준다.
토르 망치의 주간주행등과 볼보 아이언 엠블럼이 어우러진 정갈한 앞모습
여기에 전기모터 동력이 더해지면서 부드러운 출발과 가속력, 고속 주행에서도 전기모드의 안락함과 정숙성이 더해진다. 1억원이 넘는 금액(1억1470만원)을 지불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차량이다.
호주머니가 여유가 있다면 2.0터보 가솔린 XC90 AWD(9510만원) 대신 2000만원 정도를 더 보태 구입할 만한 장점이 넘친다.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 노브도 볼보 답게 화려하지 않다
외관은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운전석 앞바퀴 펜더에 달린 전기 충전 소켓과 후면 오른쪽에 보일 듯 말 듯 작게 붙어 있는 PHEV로고를 빼면 가솔린 2.0 모델과 똑 같다.
전후좌우 아무리 봐도 여전히 모던하고 세련된 모범생이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 모양 주간주행등과 볼보의 상징인 아이언 마크, 말끔하게 정돈된 심플한 긴 직선이 시원함을 더해준다.
강릉 럭셔리 펜션 '심상'과 잘 어울리는 볼보 XC90 T8
XC9 T8은 플래그십 SUV답게 무척 크다.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가 4955mm, 1960mm, 1765mm, 2984mm다. 특히 전폭이 커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를 할 때는 꽤 신경을 써야 한다. 동급 벤츠 GLE, BMW X5보다 살짝 큰 편이다.
옆면은 균형 잡힌 프로포션이 돋보인다. 여기에 짧은 프론트 오버행이 강인함을 더해준다. 전체적으로 덩치가 커 21인치휠 타이어가 적당할 정도다.
시승차에는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추가됐다. 한국은 볼보에서 무척 소중한 시장이다. 판매대수로 세계 4위권이다. 볼보코리아는 시장 확대를 위해 과감히 300억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인포테인먼트를 개발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왼쪽에 PHEV 기능을 살짝 보여준다
음성을 통해 TMAP 내비게이션, 전화 및 문자 발송, FLO 음악 탐색, 차량 공조장치 제어, 정보 탐색, NUGU 스마트홈 컨트롤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 잠금 및 해제 등 디지털 키 기능을 하는 ‘볼보 카스 앱(Volvo Cars app)’도 새롭게 무장했다.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위해 사전에 차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고, 실내 공기를 재순환시키는 프리 클리닝 및 공기청화 기능, 탑승 전 설정 온도에 맞춰주는 ‘프리 컨디셔닝’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고급스러움에 복잡함을 더하지 않은 깔끔한 콕핏 인테리어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베이지 나파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이 온 몸을 감싼다. 볼보의 시트는 탑승할 때마다 감촉과 탄성에서 만족감을 준다. 전동식 럼버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 기능은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앞좌석은 모두 전동식 사이드 서포트 및 마사지, 통풍 기능을 기본 제공한다. 1열과 2열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극장식 배열구조로 설계해 차량 내 모든 탑승자에 탁 트인 전방의 시야를 확보한 것도 칭찬할 부분이다 .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모던하다. 복잡하지 하지 심플해 한 눈에 모든 기능이 들어온다. 화려한 부분이 있다면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 노브 정도라고 할까. 이 마저도 튀지 않게 디자인했다.
성인 2명이 넉넉한 2열 시트, 개별 온도조절과 윈도 커텐이 달려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왜소해 보인다. 출시 7년이 지난 세월의 흔적이다. 최소 12인치 이상 돼야 어울릴 듯 하다.
바워스&윌킨스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역대급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오디오 중 최정상급이다. XC90은 차체가 커서 울림판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볼륨을 높이면 정말 영화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2열은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다. 온도조절 장비와 열선 시트, 측면 선쉐이드까지 달아 부족함을 찾을 수 없다. 2인 탑승이 가능한 3열도 활용도가 좋다. 장거리가 아니라면 성인도 탑승이 가능하다. 3열에는 송풍구, 컵홀더, 수납함까지 마련했다.
3열만 접어도 광활한 적재공간이 생긴다
3열 시트를 접으면 꽤 넓은 적재공간이 생긴다. 967L까지 확장된다. 2열 시트까지 접으면 최대 1816L까지 늘어난다. 성인 2명 차박뿐 아니라 자전거 2대 정도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
PHEV 배터리는 차량 정중앙 바닥에 위치한다. 배터리 용량을 기존 11.6kWh에서 18.8kWh로 키웠다.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기모터 출력도 기존보다 50마력 향상된 143마력이 나온다.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53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 2종 저공해 인증을 받았다. 공영 주차장 할인, 남산 1, 3 호 터널 혼잡통행료 면제(지자체별 상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상 출퇴근에는 전기차처럼 사용하다가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는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로 사용하면 된다. 진정한 PHEV의 매력이다.
가정용 220V로 충전이 가능하다..PHEV 충전구
볼보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라인업에 2.0L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XC90 PHEV도 마찬가지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이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무려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1.5kpm의 힘을 보탠다.
엔진은 앞 바퀴만 굴리고 전기모터는 뒷바퀴를 구동한다. 이 덕분에 차량 정 중앙을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빠졌다. 넉넉한 실내공간이 나오는 이유다. 시스템 합산 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2.3kg.m에 달한다. 역대 XC90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600만원 상당의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공차중량이 무려 2375kg에 달하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하는데 5.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무서운 가속력이다. 엄청난 출력은 고속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스타트하는 순간 전기모터 발진 감각이 매우 부드럽다. 저속에서 전기모터로 구동하다 중고속에서 엔진 힘이 보태진다.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가솔린 터보 엔진음을 듣기 어렵다.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하고, 차체 곳곳에 흡음재를 부착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거센 엔진음을 듣기 어렵다.
트렁크 안쪽에 달린 버튼으로 에어서스펜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고속 주행감각은 정말 기분이 좋다. 무거운 무게를 에어서스펜션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환상적인 승차감이 일품이다. 4개의 에어서스펜션이 탑승 인원이나 적재량과 관계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들어준다.
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주고 코너에서는 단단하게 하체를 붙잡아준다. 주행을 마치고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에어서스펜션이 하강해 하차를 편리하게 도와준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했더니 연비가 무려 15.8km/L이 나왔다
시내 주행에서는 연비가 10km정도 나왔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110km 정속 주행을 했더니 16km/L까지 상승한다. 고속도로에서 급가속 운전을 해도 12km/L 이상 나온다. 서울-강릉 왕복 500km를 달린 결과 평균 연비는 12.6km/L가 나왔다.
성인 4명이 탑승하고 이 정도 연비가 나온다면 2.37톤의 대형 SUV 덩치를 감안하면 정말 만족할 수준이다. 참고로 공인 전기모터 전비는 3.0km/kWh, 엔진은 11.0km/L다.
심플함의 극치..말끔한 뒷모습
고속도로에서 볼보 특유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치의 매력을 실감했다. 모든 기능이 부드럽게 그리고 믿음직스럽게 작동한다. 장거리 주행의 피로를 확실히 상쇄해준다.
XC90 PHEV는 전기모터와 가솔린 터보의 완벽한 조화가 일품이다. 2.4톤에 육박하는 무거운 차체를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때로는 고성능 실력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4바퀴에 달린 에어서스펜션의 성능은 기대치를 넘는 만족감을 더해준다.
서울-강릉 왕복 500km를 달린 결과 평균 연비는 12.6km/L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움 속에 탄탄한 조향감과 성숙한 주행성능의 삼위일체 정점에 근접한다. 넉넉한 공간에 좋은 연비까지 갖춰 좀처럼 흠을 잡기 어려운 모델이다.
한 줄 평
장점 : 에어서스펜션의 위력,승차감 정말 안락하다..전기모드 주행도 굿
단점 : 센터 디스플레이가 이제는 노후해 보인다..더 커져야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제원: 볼보 XC90 T8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파워트레인 l4 2.0L 가솔린 터보 + 플러그인하이브리드, 8단 자동 AWD
전장 4,955mm 전폭 1,960mm 전고 1,765mm 축거 2,984mm
시스템 최고출력 455마력(엔진 : 312마력, 전기모터 : 143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72.3kg.m(엔진 : 40.8kg.m, 전기모터 : 31.5kpm)
복합연비 전기모터 : 3.0km/kWh, 엔진 : 11.0km/L
시승차 가격 1억1470만원
카가이 자율주행 연구소 이동의 즐거움 <카가이> www.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