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李五德, 1925년 11월 14일 ~ 2003년 8월 25일)은 대한민국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이다.
졸업 후 영덕군청에 사무원으로 일하다가 1944년 교원시험에 합격하여 청송의 부동초등학교에 부임했다. 1986년까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 교장을 지내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고, 한국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듬는 일을 해서 우리말 지킴이로 불렸다. 1954년 아동문학가로서 이원수 선생이 내던 <<소년세계>>에 동시 <진달래>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주로 농촌 지역에 근무하면서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이를 위한 교육을 연구 실천해 왔다. 한자말과 외래어, 외국어의 거센 물결 속에서도 아주 고집스레 한국말을 지키고 되살리는 일에 평생 동안 온몸을 바쳤다. 언어민중주의자, 언어민족주의자로, 어린이시집이나 비평집 등 생전에 5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어린이문학'이라는 장르는 익숙한 단어의 조합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어린이를 위한 문학, 어린이가 소비하는 문학' 정도 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갈래의 문학 장르 정립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이가 읽는 책이니까 쉽게 쓰자',
'어린이가 보는 작품이니까 교훈을 주자'는 모호한 주장이 아니라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한 동화 그리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거쳐내야 할 많은 기준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작가는 어린이 문학을 위해서 '주제', '문장'에 대해서 여러차례 언급하고 있다. 전해야 할 주제가 뚜렷해야 하고, 그 문장을 간결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말인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이 두 가지를 지켜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당장 이 발제를 쓰고 있는 나도 중언부언하지 않기 위해서 문장을 여러차례 곱씹어 보고 있다.
하물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내야 하는 작가에게는 더욱이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또 인상깊었던 것은 옛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었다. 흔히 전래동화라고 불리우는 우리 옛 이야기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 책이 쓰여질 때도 이미 많이 소멸되고 있었을텐데 지금은 더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한동안 전래동화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던 적이 있었다. 나도 그 주장에 일견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악인은 항상 처벌받고 선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권선징악'이 따분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면 '권선징악'이라는 것이 판타지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옛 작품들이 쓰여졌던 그 시대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많은 이야기들이 그 틀을 따르고 또 사람들에게 선택되어 전해져 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옛 이야기들은 어린이문학의 좋은 소재가 될 것이며 또 잘 다듬어서 전해질 수 있도록 염려하는 작가의 애정이 많이 느껴졌다.
평생을 우리말 지키는 일에 힘썼다는 작가의 일생을 보며 왜 이 책에 '겨레', '겨레말'이라는 단어를 많이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말은 모호하고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의 배움이 부족해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를 몇 번이나 찾아봤는지 모르겠다.
어린이를 위한 책, 어린이 문학, 동화 익숙한 단어지만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들이 대해서 깊게 들여다 보고 작가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