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수업 시간에는 나누는 기쁨이란 주제로 진행된 윤하의 스스로 학교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은 내용은 쿠키 반죽으로 직접 모양을 잡아 남에게 선물해주는 것이었다.
쿠키 반죽을 만들기 전, 내가 선물해 줄 사람을 뽑았는데, 나는 주환이가 걸렸다. 그래서 나는 주환이가 평소에 즐겨 하는 지오매트리데쉬 게임 아이콘 모양의 모양을 빚었다.
열심히 빚으니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모습이 나왔다.
문제는 내게 만들어 주는 사람의 것이었다.
내게 쿠키를 구워 선물해주는 사람은 금조였다. 마침 바로 옆자리에서 금조가 반죽을 만들었기에, 나는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반죽 모양을 볼 수 있었는데, 맨 처음 만들어진 것의 모양이 똥 모양이었다. 정말 정이 뚝 떨어졌다.
심지어 윤하가 두껍게 입체적인 모양으로 만들게 되면 반죽이 안까지 익지 않을 수 있다고 했을 때도 "알빠노?"로 응답하는 금조의 태도에 도리어 쿠키가 먹고 싶지 않아졌다.
게다가 그 다음으로 만들어진 게 지렁이였는데, 짜증나게도 잘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하필 윤하가 토핑으로 아몬드 멸치를 가져다 놨는데, 금조가 멸치를 지렁이에다가 하나씩 꼽는 것이었다. 그때 머리 속으로 '저 꼴로 주면 바로 음식물 통에다가 버려버린다'하고 다짐을 했다가, 이내 화를 삭혔다. 하필 바로 옆자리이다 보니 별별 감정이 다 드는 것이었다.
다 만든 반죽을 오븐에 넣고 난 후, 우리는 여러 가지 랜덤 게임을 했다. 369, 손병호, 베스킨라빈스 31, 마피아 등이었다.
그러면서 내 나름대로 마음을 누그러트리고, 받는 사람의 입장으로 마음을 다잡고자 노력하였다.
결국 선물을 줄 때는 주는 사람도 배울 마음가짐이 있지만, 반대로 받는 사람도 배울 마음가짐이 존재한다. 순전히 감사할 줄 아는 것. 물론 방금 전까지는 '내가 뭐에 감사해야 돼!'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마음은 누그러트리고서 어떻게든 받아들이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반죽이 다 구워지자 살림 교실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찼다. 막상 쿠키가 나오고 보니 먹고 싶다는 생각에 크게 노하는 감정이 사그라들었다.
내가 받은 쿠키는 똥과 장의 모양이었다. 금조는 이 쿠키를 나의 장과 똥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쿠키에서 멸치 맛이 났더라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쿠키 자체는 맛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나름 고마운 마음으로 먹었던 것 같다. 덕분에 이번 수업 시간도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수업을 주관하고 반죽 등을 준비해준 윤하와 내게 쿠키를 만들어준 금조, 그리고 내 쿠키를 맛있게 먹어준 주환이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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