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녀와 세리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뛰어난 설교가로 그의 이름은 ‘황금의 입’(金口)을 의미합니다. 그는 안티오키아에서 그리스도교, 특히 성경의 가르침을 설교하였고, 후에 콘스탄티노플의 총주교가 되었습니다. 교회의 도덕적 개혁에 노력하였는데, 반대자들의 박해를 받고 여행하던 중 피로와 열병으로 쓰러져 죽은 성인입니다. 그분은 생전에 이렇게 썼습니다.
“수많은 왕과 장군들 그리고 기념비가 기리고 있는 자들의 위대한 궁전들은 모두 말없이 묻혀버렸으며, 도시를 점령하고 성벽을 구축하고 전승탑을 세우며 많은 민족들을 노예로 삼았던 자들은 비록 석상을 세우고 법을 제정하였지만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창녀였으며 어떤 나병 환자의 집에서 기름을 부었던 여인은 전 세계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기리고 있다.”
크리소스토모가 찬양하였던 창녀의 이름은 ‘마리아’, 바로 주님께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마태 26,13)라고 말씀하신 그 여인입니다.
창녀는 인류가 생긴 이래 가장 오래된 직업 중의 하나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몸을 파는 창녀야말로 멸시의 대상이었습니다. 성경에는 두 명의 창녀가 나오는데, 한 사람은 마리아이며, 또 한 사람은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살고 잇는 남자도 남편이 아닌’(요한 4,18) 사마리아 여인입니다. 그러나 두 여인은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나서 주님을 그리스도로 알아본 성녀로 변화합니다.
성경에는 창녀와 더불어 또 다른 직업의 죄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세리입니다. 그 당시 세리들은 적국인 로마를 위해서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세리는 창녀와 더불어 죄인 중의 죄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길을 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오를 보시고 “나를 따라오라” 부르신 후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또 키 작은 세관장 자캐오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세리였던 이 두사람의 집을 방문하시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은 죄인과 어울리는구나” 하고 비난하자, 주님은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3)고 말씀하심으로써 이 죄인의 친구임을 분명히 밝히셨던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먼저 하느님의 나라로 들어가고 있다.‘
주님은 ‘가겠다는 말만 하고 가지 않는 둘째 아들’보다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는 뉘우치고 일하러 간 맏아들’이야말로 아버지의 뜻을 받든 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거역하였던 창녀와 세리 같은 죄인도 뉘우치면 누구보다 먼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음을 창녀인 마리아와 세리였던 마태오를 통해 우리에게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계신 것입니다. 창녀 마리아야말로 성 크리소스토무스의 말처럼 ‘전 세계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기리고 있는 성인’ 바로 그 사람인 것입니다.
주님의 눈에는 지금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그 사람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받고 어떻게 뉘우치고 변화하는가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계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