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김기준
간장
한국인 식탁에 절대 빠질 수 없는 녀석
양조간장 진간장 국간장 맛간장 향신간장 전용간장
녀석 참 같은 간장이지만 다양하게 있다.
적절히 사용하면 더욱 맛있게 해주는 녀석
과하면 음식은 물이라는 중화재 없이는 입에 넣지도 못 하는 녀석.
그렇다면 너의 간장은 어떨까?
적절히 사용되고 있을까?
무색 카멜레온
김기준
아무런 색이 존재하지 않는 무색의 카멜레온
그 미물은 색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색을 보고 싶은 카멜레온은 멋지다고 소문난 얼룩말에게 물어본다.
너는 대체 무엇인가?
얼룩말는 대답한다.
내 몸을 봐라!
이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를!
이 깊게 새겨진 영광의 상처를!
이게 나의 의의를 나타내 줄 것이다!
그렇군!
카멜레온은 영광의 상처를 입은 얼룩말의 검은색과 흰색이 교차된 얼룩의 모습을 취한다.
하지만 카멜레온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편한 카멜레온은 똑똑하다고 소문난 염소에게 자문을 구한다.
너는 대체 무엇인가?
책을 뜯어먹고 있는 염소는 대답한다.
나의 발밑을 봐라
산처럼 쌓은 씹어먹은 책들을
그 종이의 무덤만큼 나는 똑똑하다.
이 만큼 종이를 먹다 보면 알아서 알게 될 것이다.
그 말은 들은 카멜레온은 똑똑한 양을 따라 종이를 씹어먹는다.
수 많은 글들이 카멜레온의 표면을 장식한다.
그저 수많 은 글자들이 장식을 하고 있을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역시나 카멜레온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칭송받는 리더 사자에게 자문을 구한다.
너는 대체 무엇인가?
칭송받는 사자는 대답한다.
보이지 않는가? 그들의 존경 어린 눈빛이.
들리지 않는가? 그들의 우렁찬 찬양 소리가.
내가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그들은 알아서 명예로운 나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카멜레온은 차마 흉내조차 내지 못할뿐더러, 눈에 띄는 것은 맞지 않았다.
아무런 해답을 얻지 못한 자포자기한 카멜레온은 지나가던 바람에게 물어본다.
너는 대체 무엇인가?
바람은 대답한다.
그런 것은 없다.
나는 그저 흘러가는데로
가고 싶은 곳으로 갈 뿐이다.
카멜레온은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는지 그저 흘러가는 데로 앞으로 나아간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 보니 냇가에 도달한다.
그제서야 카멜레온은 물에 비친 자기 자신의 색을 본다.
얼룩말의 멋진 얼룩이 아니라.
똑똑한 양의 글자가 아니라.
칭송받는 사자의 명예가 아니라.
울룩불룩 튀어나있는 못생긴 돌기.
조금 멍청해보이는 멍한 얼굴.
따르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카멜레온은 추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조금은 만족한 듯한 모양이다.
이거 파일이 안 안올라가는데 방법을 모르겠네요.
게시판은 어디에 올려야하나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