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 수장들, 잇따라 訪韓 취소..."文정권 모호한 외교 정책 탓" 분석
마이크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이유로 訪韓 취소
이달 12일께 訪韓 계획 잡고 있던 왕이 中 외교부장도 일정 취소...訪日은 그대로 추진
전문가 평가..."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일본의 종속변수 됐다" "미·중 사이 모호한 외교 정책이 문제" 등
마이크 폼페이오(56) 미 국무부 장관이 방한(訪韓)을 취소한 데 이어 왕이(王毅·67) 중국 외교부장 역시 이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왕이 부장 모두 예정된 방일(訪日) 일정은 그대로 소화하기로 해 ‘코리아 패싱’(한국 무시하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4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차 일본을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예정된 방한 일정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
방일(訪日) 일정 소화 후 한국과 몽골을 거쳐 미국으로 귀국하는 일정을 계획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7일 강 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이유로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관 측 역시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왕 부장이 당초 예정된 일자에 방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본디 이달 12일에서 13일 사이 방한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이달 말 일본을 방문해 이번에 새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총리를 예방(禮訪)할 계획이다. 이달 초·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방일 일정이 다소 늦춰졌을 뿐이다.
양대 강국의 외교 책임자들이 방일(訪日) 일정은 추진하면서도 방한(訪韓) 일정은 취소해버리는 일이 잇따르자 미·중 양국이 한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쿼드’(Quad) 등으로 불리고 있는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4개국 외무장관 회의는 현재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반(反)중국 군사동맹적 성격을 지닌 국제 기구로의 변환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기존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8월31일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4개국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개국을 더해 ‘쿼드 플러스’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외교부는 “(한국이 참여 중인 7개국 협의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경제 정상화 방안과 백신·치료제 공급 등을 논의해 온 다자 협의체”라며 “’쿼드’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공식 요청도 없었다”는 표현으로 ‘쿼드’와 거리를 두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즉,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을 취소한 것은 친중(親中) 성향이 의심되는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현재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왕이 부장이 계획하고 있던 방한 일정 또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에 맞춘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기로 한 만큼 왕 부장 역시 굳이 한국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기에 방한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가치가 (일본의) 종속변수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한국을 한미동맹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스가 총리를 예방한 폼페이오 장관은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재임 중 미·일 관계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미·일 관계는 지역 안전보장의 초석”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스가 장관은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의 초석인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해 나아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계속해 미·일 양국이 국제사회를 선도해 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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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안 오니 왕이도 방한 취소, 코리아 패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이달 한국 방문도 연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 맞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찾기로 한 것은 지난 8월 21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의 부산 방문 이후 불과 한달 반여만의 일이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방한을 연기한 상황에서 왕이 부장도 방한 시기를 늦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의 방한 목적이 미국의 ‘반 중국 전선’ 확대 견제용이었다는게 확인된 셈이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7~8일, 왕이 부장은 12~13일 각각 방한할 계획이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은 일본 도쿄에서 6일 열리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대화(Quad·쿼드) 외교장관 회의직후로 잡혔다.
앞서 미국은 쿼드를 한국과 뉴질랜드, 베트남, 필리핀으로까지 확대한 ‘쿼드 플러스’를 언급하고, 인도·태평양판 나토 구상도 밝힌 바 있어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쿼드 동참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이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맞춰지면서 11월 3일 미국 대선을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예견되던 북미 간 깜짝 이벤트를 연출할 수 있다는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돌연 방한 일정 연기를 통보했고, 일각에선 강 장관이 최근 국회 외통위에서 “쿼드 동참에 대해 정부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하고, 지난달 ‘아시아 소사이어티’ 화상 대담에서 “구조화된 동맹이 우리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될지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쿼드 동참에 선을 그은 것이 배경이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강경화 장관은 5일 폼페이오 장관의 요청으로 전화통화를 갖고 앞으로 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조율해나가기로 했으나 일단 연기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현재로선 불투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와이 부장의 한국 및 일본 순방 연기는 방한 연기는 표면적으로 이달 26∼29일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 등 내부 정치 일정이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이 취소되면서 쿼드 참여 압박 등 긴급한 동기가 사라지면서 왕이 부장의 순방 일정이 조정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은 10월 중순 이후로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외교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10월 서프라이즈 성사 가능성도 더 낮아졌다. 남북 정상간 친서 교환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UN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한미 외교당국 간 접촉이 빈번해지자 북미 간 물밑접촉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던 것이 사실이다.
6일 일본 도쿄에 도착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일본·인도·호주 등과 4자 안보대화(쿼드)를 갖는다. 이 자리에선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과 중국을 견제할 경제 협력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조정하면서 일본 일정은 그대로 두고 한국 일정만 취소하자 ‘코리아 패싱’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에서 전용기로 1시간이면 올 수 있어서 반나절 일정 소화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당장 미중 갈등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은 모면했지만 우리 외교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재추진 가능성에 대해 “외교 일정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미측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방문을 10월 중에 다시 추진해보겠다고 했으니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왕이 부장의 방한 여부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해진 바가 없다고 알려드렸다”며 “한중 간에는 대면이든 화상이든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중요한 두개 국가인데 긴밀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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