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번씩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죽일 때가 있다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하는 내게 이런 마음이 들땐, 가족이 없는 저녁시간이나, 심신이 지쳐 있어 충전이 필요 할 때면
내가 나를 쉬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달 아름답고 기쁜편지의 소재는 뭘로 할까 생각하다 문득 '509동 경비아저씨'가 생각났다.
지난달이었던, 그러니까 2014년 12월 초 쯤이나 되었을것 같다.
그날도 가족들 모두 볼일이 있어 늦는다는 통보에 저녁시간을 혼자 보내게 되었다.
다른때 같으면 미뤄 뒀던 일을 한다거나 아님,취미로 배우고 있는 그림을 그린다든지 했을텐데
이날은 나에게 찾아온 감기 때문에 조금은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잠깐동안 바보가 되기로 했다.
바보상자인 TV 를 켰다.
아따금씩 한번은 저녁식사 무렵에 보던 프로그램이라 조금은 익숙하여 보게 되었다.
어느 아파트 주민들과 경비원 아저씨의 따뜻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경비 아저씨는 이 아파트에 입사한지 31년째라고 한다.
그중에서 21년째 509동을 지키고 있으며 60세대 주민들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쓰레기 한 통 채우는데 9천원이라며 한사코 막대기로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는다 그래야 한사람이라도 더 쓰레기를
부을 수 있다며.....지난 21년간 아파트 주민들의 살림을 기꺼이 자신의 일로 여겨 왔다고 한다.
경비실안에 설치되어 있는 CCTV 는 아파트 구석구석 지키는 눈이 되고 있으며,
509동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들의 뒷모습만 봐도 누구인지 금방 알아본다고 한다.
"내가 여기 식구를 모른다면 도둑이 들어가는지 깡패가 들어가는지 모를거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이렇다 보니 어느집 누구인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가족의 변천사까지 다 알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일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현재 나이가 73세 라고 하니 정년을 이미 몇번 넘었지만 여기 주민들이 아저씨를 이렇게 보낼수 없다 해서
관리사무소에 몇번 찾아가 몇년 더 근무를 연장해 달라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서명을 받아 관리사무소에 제출하여
좀 더 근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서너번 있었던 탓에 70 넘은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주민들과 경비아저씨와의 유대 관계가 끈끈하게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을 내가족같이 생각하는 경비아저씨와
그런 아저씨를 생각하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 소통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리라.
함께 해 온 세월 만큼 정도 깊어져 항상 경비아저씨와 소통 하는 509동 주민들에게 경비아저씨는 어떤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어떤 주민은 비타민이라고 대답한다.오히려 우리에게 힘을 주신다고.....관심이 없다면 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준비해서
주민들에게 물어 봤다.
성함,나이,자녀,고향,경력
임수복,73세,3명,강원도 영월,31년
이러한 사실들을 단순히 어른들만 알고 있는게 아니라 초등학생 아이들까지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31년의 경비원생활 그리고 21년간 지켜왔던 509동 경비실
늦은밤 까지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순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평 남짓한 경비실에서 두어시간 쪽잠으로 쉬는게 전부이지만 지금도 509동 경비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비원이란 어떤 의미일까 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주민들에게 돌려 받는 믿음과 사랑에 '마음의 부자' 라는 대답을 한다.
돈 보다 낫다는.....마음의 부자
첫댓글 얼마전 일이 생각납니다.며칠 골골 감기로 누워있다가 아들이 과자 먹고 싶다기에, 마침 나도 귤이 생각나 근처 마트에 들러 과자랑 귤 한 봉지 사곤 돌아왔지요.곧이어 인터폰 소리..고장이에요. 저쪽은 들리는지 몰라도 나에겐 개미 목소리가 아득한 미지에서 들려옵니다."안들려요,좀 있다가 내려 갈게요.""집에 혹시 전화 온 일 있니?"'글쎄'..분명 택배가 어디서 온 듯 합니다. 내려가보니..아이구.경비 아저씨와 택배 기사가 거의 몸싸움 수준으로 실랑이합니다.들고있는 귤박스가 우리 집 것 같구요.귤박스를 이제는 던지네요. "아저씨,먹는 걸 던지면 어떡해요"나도 힘 없는 가운데 소릴 질렀지요.그제사 택배기사가 달려와 하소연합니다
경비 아저씨가 '택배를 전달 못 하면 자기보고 책임져 물어내라'했다나요.'하나 배달에 얼마나 받는다고..'울부짖어요.아무튼 씩씩거리고 귤박스 들고오면서도 분을 못삭입니다."분명 귤 많이 손상 됐을 텐데 어쩔겁니까"..물어낸다는데 어찌나 다혈질인지 그냥 빨리 박스만 넘겨받았어요.나는 어지럽고..집에와 생각하니 경비와 택배기사의 상황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일까,웃긴 상상 속에 다같이 어렵고 힘들고 약한 존재들이 좀 참지..하고 쓴 웃음지었지요.왜그리 일이 커졌을까..상황이 이상하게 된겁니다.고장난 인터폰이나,귤 사갖고 오니 귤대령이나 '머피의 법칙'이 생각났지요.정말 꼬이는 날이네..하고.귤은 제주도에서 작은 어머님이
보내신 겁니다. 제주서 과일과 생선가게를 하십니다.박스자체도 이미 터진 심란한 귤상태를 살펴보니 열 두어개 금이 가있습니다. 두 사람의 격렬한 몸싸움과 한 차례 투척한 결과지요.성질하고는..나도 구시렁거리며{화풀이]먹습니다.그나저나 그토록 다혈질인 택배기사는 인생살이,사회생활 어찌할지 걱정입니다.부모가 무척 걱정할 수준의 성격이지요.귤 전달하고도 콧김날리며 가는데 또 싸울 기세예요.말렸지요. 누구의 잘못이 아니고 모두 서로 엇갈린 탓이라고..정말 이상한 날이었어요.하하님들..올해는 머피의 반대라는 '샐리의 법칙'으로 행운만 가득하시기를..줄리의 법칙,피그말리온 효과까지.난 아직도 빙글..영주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