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쥬라기시대 바로 전 트라이아스기 한반도는 거의 화산지대와 바다였다. 그러나 대천, 강화 등 몇 곳은 많은 거대한 식물들이 자라고 특히 대천은 하천이 발달하여 30cm가 넘는 민물고기들이 헤엄치며, 장구한 한반도의 풍요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시 2억년이 지나 빙하기후 현재 지구의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50년이 안되어 서울에서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꽃을 피우고, 강원도와 중부 내륙지방 어느 곳에서나 사철나무가 항상 푸르름을 자랑할 것이다.
대천은 현재 아열대 상록수림의 북한계선이다. 먼나무, 후박나무, 굴거리나무, 새우란, 자금우, 구골목서, 동백, 줄사철, 사스레피 등 아열대 식물들이 북상하여 자생하고 있으며, 대천 앞바다 외연도는 아열대 상록수림으로 천연기념물 136호이다.
아열대 상록수림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지만 한반도에서 북방계선이라는 점이 중요시 되었다. 이 섬을 비롯한 대천은 한반도 아열대 식물의 교두보다. 2억년전 많은 식물들을 보유하여 한반도를 풍요하게 한 것처럼, 대천지방은 장차 아열대화될 한반도의 식물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집은 땅도 6천평이라 수목원도 불가능하고, 농장도 땅이 척박하여 생산성이 낮다. 그래서 아열대 북한계선임을 이용하여 아열대 상록수원을 설립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무슨 입장료 받는 개념이 아니라 이 한 겨울에 눈내린 아열대 상록수림은 얼마나 보기가 좋은가?
현재 우리 집에서 무난하게 월동하고 있는 것은 먼나무, 팔손이, 동백나무, 굴거리나무, 차나무, 금목서, 은목서, 호랑가시나무, 가시나무 등등이 있다.
내년엔 중대가리나무, 매화오리나무, 애기동백, 이나무,계화나무 등이 밖으로 나갈 예정에 있다.
대천에서도 우리 집은 북쪽이 낮은 산으로 막혀있고, 해풍이 불어오는 서쪽은 훤이 트여 있으며, 동쪽은 600m의 높은 산으로 막혀 있다. 이 산이 아주 작은 지형적인 푄 현상을 일으켜 겨울에도 동남풍이 불면 같은 대천지역보다 5도 정도가 높다. 이 희한한 현상으로인해 아열대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바람은 여름에 강하게 계곡을 내리쳐 다른 지역보다 많은 바람을 몰고 온다. 그래서 우리 집에 산수유나무 고목들이 몇 십개 있는데 모두 서쪽으로 쏠려 있다. 얼마나 강한 바람인가? 나무들이 모두 서쪽으로 눕다니... 그런데 감나무와 은행나무는 직립으로 꼿꼿히 버티고 있으니...
말이 쉬워 아열대 식물원이지 처음 심는 나무들의 아픔이란...참식나무의 새싹과 열매가 너무 아름다워 작년에 10여주를 구입해 가을에 심었는데, 올해 위 부분은 모두 동사하고 겨우 아래 부분에서 새싺을 밀어 올 겨울에는 아마 나와 이별하게 될 것이다.
농장에서 피라칸다를 구입할 때 가을에 옮기면 죽을 지 모른다는 주인의 말을 무시하고 트럭으로 한 차 심은 이 수종은 겨우 5개 정만 살아 남았다. 그 때 주인을 잘못 만나 마지막 발악을 하듯 씨를 떨어 뜨렸던 일부가 발아되어 벌써 올해 열매를 맺었다. 어미는 갔지만 새끼들을 남긴 것이다.
하우스에서 날씨가 풀렸다하여 성급하게 밭으로 심었다가 꽃샘추위로 사라져간 굴거리나무와 호랑가시 품종들... 지금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내년에는 4월 20일까지 절대 하우스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야지..
아열대 수목들은 주로 반그늘에서 잘자라기 때문에 우리집에서는 너무 햇볕이 강하다. 그래서 올 여름에 심은 호랑가시 종류들이 노랗게 바래가고, 스키미아 한 그루는 아예 타죽었다. 팔손이도 그늘에 심은 한 그루는 싱싱한데, 양지에 심은 것은 고생이 심하다. 어느 선배가 그랬던가? "조경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세 번 옮겨야 한다"고..
결국 세 번을 옮겨야 할 것이다,. 처음 계획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나무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다. 아아!
아열대 식물들은 정말 어렵다. 수분도 많아야 하고(은목서는 중국 원산지에서는 습지에서도 잘자란다고 한다), 어느 것은 어릴 때 햇볕을 가려주고, 커서는 햇볕이 있어야 하구...어이구 머리야....오늘도 위 하우스에서 아래 하우스로, 이 밭에서 저 밭으로 뛰어만 다닌다...
첫댓글 스키미아가 타 죽었다는 소식에 아찔합니다. 어렵게 5cm남짓한 것을 구해 심어놓고 기뻐하였는데,.... 좀 더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 준다고 한 것이 햇볕이 가장 좋은 자리였습니다. 향기가 좋은 식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든 나무라고 들었던, 딱 하나밖에 없는 나무였는데,...... 아깝습니다. 잘 기르셔서 꼭 스키미아 소식을 전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에서 스키미아라고 부르는 품종은 두가지로 모두 상록성이나, 하나는 고추와 비슷한 흰꽃을 피우고 나중엔 검정색으로 익는 것이 있습니다. 저희 집에도 한 그루 있는데, 음지나 양지에서 잘 자라는 것같습니다. 제가 말한 스키미아는 약간 다른 종으로 가을에 개화하여 다음 해 마치 진주처럼 생긴 흰색과 빨간색의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양지에선 잎이 예쁘지 않은 것 같아요. 잎이 싱싱해야 보기 좋잖아요.
익산에서 호랑가시와 은목서는 전혀 동해 염려없이 키우고 있습니다. 금목서는 절대 무리고요 그런데 동백은 살기는 살지만 그리 화려한 꽃을 기대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애쓰시네요
저희 집에서도 금목서는 마당 양지 쪽에 심은 것만 개화하고 밭에 심은 것은 꽃을 보지 못했습니다. 동백은 겨울에 꼭 다물고 있다가 봄에 개화하는데, 아직 첫개화 나무들이 많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꽃을 피워주고 있는 것 같구요, 외국종 동백은 무리라 하우스로 옮겼습니다.
푸르메님께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고지리님 언제 우리 집에 오시면 씨로 발아하여 열매를 맺는 아주 추위에 강한 피라칸다 드릴께요..봄에는 오셔야 바로 옮겨 뿌리를 잡아 노지월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000평이라면,,땅 재벌쯤 아니신가요? 부럽슴니당....
처음 시작할 때는 넓은 것 같지만 한 3년 지나니 나무 한 그루 심을려면 여기 저기 살펴야 합니다. 잠깐 좁은 땅이 되겠지요..
나무들을 사랑하시는 푸르메님의 사랑에 감동했습니다~좋은 글 속의 가르침이 있어서..식물을 키우는것에는 초보인 제가 나무에 대하여 많이 배웁니다..감사합니다~
먼나무가 열매가 열리고있읍니가 궁금하네요
아직 정말 어린 묘목들만 수 천개 있습니다. 본 밭에도 나가지 못한 묘목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실험한 결과 굴거리나무처럼 열매도 충분히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천 푸르메님의 나무사랑 얘기에 빠져 갑니다.닉을 대천 나무사랑으로 바꿔야 겠습니다.
닉은 우리 아그들이 지어준 것이라 다른 것으로 바꿨다간 혹시 '왕따'당할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아그들의 눈치를 보며 간신히 컴앞에 앉아있습니다.
푸르메님 덕에 이땅이 푸르러지고, 또 아열대 식물들이 푸르메님 덕에 모두 값진 영웅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그간 힘겨운 우여곡절도 많았네요.
예, 아열대 북방계선이라 한 종을 심을려면 한 두 개 심어본 후 상태를 봐야하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묘목값도 만만치 않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는게 다 그런것 아닌가요?
아열대식물원이라. 좋은 생각이시군요. 저야 꿈도 못꿀 일이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식물원은 접었구요, 제가 좋아서 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