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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면이 넘는 두꺼운 분량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저자가 1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영어의 어원을 찾는 것에서 기획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영어의 관용적 표현을 대하더라도 이게 왜 이런 뜻을 갖게 되었는지 그걸 알아야만 직성이 풀렸’고. 그러한 태도는 지금도 저자의 ‘취미이자 버릇’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은 저자의 글들이 지닌 상투적인 문체와 내용 등으로 인해 잘 보지 않지만, 한때 ‘성역없는 비판’을 주장햇던 그의 글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을 때 구입을 했고, 다만 엉청난 분량이 읽는 것을 미뤄두었을 뿐이다.
최근 특정 단어의 어원을 찾기 위해서 떠들쳐 보다가, 시간을 내어 이 책을 조금씩 읽게 되었다. 나 역시 생소한 단어를 보면 금세 어원을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지라, 대체로 꼼꼼한 주석이 달린 저자의 영어 어원 풀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어원 소개에 그치지 않고, 해당 단어와 관련된 ‘미국사와 유럽사’에 얽힌 배경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 나름의 효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 작업을 위해 ‘산 책이 수백 권에 이르렀다’는 저자의 주장은 책 뒷부분에 제시된 주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영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사전식으로 제시어가 배열되어 있다. ‘모두 501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련 단어와 숙어 들을 같이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펴나가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어, 때로는 목차 혹은 색인을 보고 관련 단어를 찾아가는 사전처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식을 취했지만, 앞으로는 필요한 단어나 표현을 찾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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