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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접하면서 시를 좋아하여 즐겨 읽지만, 저자의 이름은 낯설게만 느껴졌다. 저자는 자신을 SNS에 ‘일상의 즐거움이자 위로의 글’을 쓰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가 즐겨 쓰는 분야는 시인 듯하고, 그렇게 쌓인 글들을 모아서 이 시집으로 엮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기에 다른 시집들처럼 저자의 시 세계를 소개하는 발문 형식의 글은 보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의 시로만 채워져 있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는 작품들이었기에, 이렇게 시집으로 출간될 수 있었을 것이라 이해된다.
적지 않은 수효의 작품들이 모두 4개의 항목으로 분류되어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시들이 누군가와의 이별을 경험하고 그에 대한 추억과 감상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미 떠난 ‘너’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나’의 생각들을 시로 펼쳐내고 있다고 하겠다. 시집에 처음 수록된 작품의 제목조차 ‘너에게’이며, 이미 ‘나’의 곁에서 찾을 수 없는 너에게 ‘하지 못한 말은 들꽃에 적’는 화자의 아련한 심사가 잘 드러나고 있다. 저자의 작품들이 SNS에 하나씩 소개될 때마다, 작품에 그려진 감성들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호응을 받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가 작품들을 모아 시집으로 출간할 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어떤 사람’은 화자의 ‘마음 어귀에 걸어 둔 얼굴’로 역시 간절히 그리워하는 ‘너’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떠난 사랑에 대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또한 그것을 시로 풀어내는 시인의 마음이 작품들을 통해서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독자들도 또한 이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잇을 것이라 생각된다. 수록된 작품들에는 사랑했던 이와 함게 했던 기억, 함께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시인의 절절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는 “나갈 채비를 해야 할 것 같다 / 곧 네 마음의 문이 열릴 것 같다 / 추억 한 짐 싸 들고 / 나는 나가야겠다” 라는 희망이 담긴 ‘예감’을 작품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나 역시 다행스럽게도 시인의 그러한 예감이 현실로 바뀔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언뜻 ‘이별’이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비슷한 색깔들로 채워진 무채색의 그림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작품이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읽으면서 어쩐지 동어반복처럼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별 작품들에 드러난 소재나 배경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결국 이별한 이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으로 일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 드러난 ‘너’에 대한 상실감이 너무 크다고 생각되기에, 아마도 다른 감정이나 주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시인의 감정들이 시집을 통해서 세상에 충분히 드러난 만큼, 앞으로 쓰는 시들은 새로운 감성과 소재들로 채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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