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더웠던 2016년의 혹서기였습니다.
무더위에 장사없다고, 아무리 기량이 출중한 러너도 폭염앞에서는 마냥 작아집니다.
스케줄훈련은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입니다.
그러나, 하절기 훈련에서는 감히 그 기량의 점검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온과 습도의 정도를 파악하고 직접 뛰어보지 않고는 하절기에 실시하는 훈련내용으로 정확한 몸상태와
기록대를 예상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마련입니다.
러너에게 가장 치명적인 인자가 습도입니다.
습도는 기온 몇도가 평소보다 높다는것과 감히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치명적인자입니다.
저는 훈련시에 기온이 몇도라는것보다 습도가 몇%인지, 조깅시에 피부로 느껴지는 습도의 정도가 어느정도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훈련페이스에대한 변동사항이 생깁니다.
핀란드식 건식사우나에서는 삶은 계란을 여러개 먹어가며, 수다란 수다를 모두 늘여놓아도, 마무런 어려움없이
몇시간 즐기다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 핀란드식 사우나의 실내온도는 120~130도를 상회합니다.
습식사우나는 어떨까요?
저는 지금껏 습식사우나에서 5분이상 있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럼 습식사우나의 온도는 얼마일까요? 70~75도입니다.
이처럼 습도는 무서운 인자인것입니다.
즉, 물 70도를 몸에 덮어쓴다고 가정해 보세요.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 질겁니다.
습도가 높다는 것은 공기중에 분포된 산소가 그만큼 희박하다는 것으로 간주하시면 됩니다.
물속의 산소를 우리가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로 전환이 가능할까요? 불가능합니다.
공기중에 수분이 산소를 모두 앗아가 버린 상태이다보니, 힘겨워지는 겁니다.
이렇듯 고온다습은 러너에게 훈련시에 가장 주의해서 대회나 훈련에 임해야할 요소인겁니다.
사람의 몸은 정상체온 36도를 유지하기 위해, 쉼없이 일정한 열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열을 밖으로 내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땀을 흘리는 겁니다. 이러하기에 하절기에 모공이 넓어지고,
동절기에는 모공이 축소되는겁니다.
땀이 흐르면서, 몸의 적정온도를 유지해 주는겁니다. 만약 땀이 나지 않는다면, 체내에 열이 축적되어,
아찔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빈냄비를 열판위에 올려두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비유하시면 적절할 겁니다.
하절기에중에 특히 장마철에는 온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높을땐, 물의 증발이 제대로 되지 못 합니다.
그러면 체온이 필요한 온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상승하거나, 덥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럴때보통 불쾌지수가 최대치가 되는겁니다.
이런날은 사소한 시비꺼리도 피하는게 만수무강에 좋습니다.
8월23일 화요일이 절기상 처서였습니다. 이제 폭염이 안녕을 고하고 있으니, 지난날을 돌아다보며, 넋두리를 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게된 핵심요지는 하절기 고온다습이 아니라,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어떻게 하면 달리기를 더 즐겁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논하기위해 자판을 두드려봅니다.
가을은 봄과함께 러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인데, 집에 키우는 말이 없으니, 부실한 제 몸이라도 살찌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십수년 뛰어다녔더니, 피골이 상접하여, 쳐다보는 아가씨하나없고, 곧 다가올 가을에 가을을 더럽게 타는 가을남자가 될 듯 보입니다.
9월부터는 롱인터벌훈련이 들어가야하고, 대회주나 거리주 훈련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모든 훈련의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지 않는게 없습니다.
그래도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겠다는 포부를 세웠다면, 장거리 주 훈련은 필수훈련중에 가장 으뜸인 겁니다.
9월부터는 훈련강도가 극대화되고, 대회참가 또한 매우 잦아 집니다.
강도높은 훈련과 대회주를 이어가는중에 만나는 잔인한인자가 또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사점입니다. 사점은 말그대로 죽을만큼 힘든지점입니다.
이 사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강도면서 그 정도를 줄일 수 있다면, 마라톤 그까지것 별거 아니네라는 소리를 낼 겁니다.
사점의 정도를 최소화하고, 슬기롭게 넘기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마라톤이라는 큰 강줄기가 있습니다.
큰 강줄기도 비가오지 않고, 가뭄이 지속되면, 강바닥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럴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신기를 부려서 용을 불러내고, 바람과 비를 불러야할까요?
일반적으로 큰줄기의 물이 말라갈때면, 작은줄기의 물줄기를 먼저 살리라고 합니다.
실제로 거대한 강과 바다도, 그 시작점은 작은 젖줄에서 시작됩니다.
기본이 되고, 아주 작다고 무시할 수 있는 그런 것 속에서 진국이 숨어 있는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강도높은 훈련중에서 만나는 사점과 어떻게 싸워야 이겨낼 수 있는지 논해 봅니다.
마라톤은 리듬과 기교로 뛰어야 합니다. 힘으로 뛰는 러너는 105리길에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출발선상에 선 러너중에 초반에 힘이 없는 분은 없습니다.
문제는 그 힘을 과시하여 초반에 페이스 운영을 무시하고 달리는 러너는 틀림없이 사점의 쓴맛을 일찍 맛보게되고,
뛰는즐거움을 망각하고, 걷는 초라함에, 주로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바나나와 초코파이의 유혹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회수차 신세가 됩니다.
힘이 있을때, 절제하고, 경제적인 주법으로 전투식량인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한다면, 후반부에
닥쳐올 악의 무리들과 충분히 맞짱을 뜰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제대로 진행해온 러너라면, 사점 이놈아와 마주치는 과정이 적게는 3번, 많게는 5~6번 정도입니다.
훈련내용이 부실하였고, 페이스 운영에 실패하였다면, 사점 이놈아는 사정없이 그 횟수를 수십번을 넘게 저승사자처럼
달라붙어댈 겁니다.
사점에 유연한 러너가 되자!!!
그럼 마라톤을 잘 달릴 수 있다라고 정석근은 정의 합니다.
사점을 어렵게하지 않기위해서는 초반은 무조건 피치주법으로 달려줘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이클을 탈때, 즉시 1단기어를 놓고 패달을 빠르게 밟아댈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초반에 회전수를 높이기위해 기어를 적당히 놓은상태에서 밟아주셔야, 속도를 가감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가파르고 긴 오르막에 기어 1단을 놓고 올라갈 수 있을까요? 항우장사나 삼손도 하지 못할 겁니다.
즉, 기교로 뛰어야한다는 소리입니다.
초반은 철저하게 피치주법으로 달리면서, 오버페이스를 피하셔야 합니다.
피치주법으로 기량이 비슷한 러너들과 동반주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피치주법으로 따라가다, 정상적인 주법으로 변경하였을때는 아주 수월하게 동반주하는 러너들을
리딩하거나 앞서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아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이 아껴두었던 에너지는 후반부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세심한 배려가 첫번째 맞닥뜨릴 사점에 대하여 유연하게 넘길 수 있고, 사점이 왔는지도 모르게 넘어서게 됩니다.
그 무엇보다도 확실한 성과는 1차사점이 5km에서 일반적으로 온다면, 피치주법을 사용한 러너는 5km를 지나 6km 이상지점에서
사점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2차 사점,3차 사점도 평균보다 늦게 찾아오고, 강도또한 약하게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도 사점은 사점입니다. 그렇다면 사점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고통부담을 최소화 할까요?
제 기준에서는 사점에서 피치주법으로 전환합니다. 사이클 탈때와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기어변속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점은 오래지속되지 않습니다.일반적으로 약 2분 정도 지속되는데, 만약 지속되는 정도가 이보다 길다고 한다면,
현재 달리고 있는 속도가 더 올라갔거나, 몸의 한계점에 왔을때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점때는 심장박동수가 자신의 최대심박수에 근접해있을겁니다. 그 심박수를 조금 내려주는게 사점을 달래는 방법입니다.
만약 분당 180회의 심박으로 뛰고 있는데, 사점이 왔다면, 175회로 줄여주는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잘 이겨내면, 185회까지도 몸은 무리없이 훈련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사점을 알고 자신을 안다면,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겁니다.
사점을 잘 이용하는 마라톤 사관학교의 지혜로운 러너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남깁니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살아가는 정석근 이였습니다.
첫댓글 어제밤 늦게 술을 펏더니, 자판이 잘 두드려지네요. 뇌의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하여 알콜로딩을 자주해야겠습니다.ㅎㅎ
술은 러너에게는 치명적인 인자입니다.
절제처럼 절주는 꼭 필요합니다. 남은기간 열심히 훈련하여 가을의 전설을 써 내려가 주세요.
마라톤 사관학교는 바로 여러분 한분한분이 주인공이십니다.
열심히 훈련해 주시어 감사합니다.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글 감사합니다.
일단 그분이 오시면 2분은 어금니 꽉깨물고 버텨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꼭 명심하고 올 가을에 사점 이놈아를 정복하고 좋은 기록 세워 보겠습니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감동이 밀려 옵니다! 첫째는 감독님의 박식한 식견, 그것도 몸소 체득한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정보여서 였구요!! 둘째는 정마사와 우리 회원님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전 회원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훌륭한 감독님 아래서 많은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중요한건 사점이 언제인지
도통알수가없고
마냥 힘들기만하니
당췌
그건훈련이 부족해서인지
저도요. 지금 내가 힘들다고 느끼는 것이 "엄살"인지 사점인지...ㅜㅠ
"사점을 피하는 방법" 기억하겠습니다!
중요한 시점에 하필 회식이 잡혀서 훈련을 빠지고 술 조금 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마라톤 요 남자 ㅠㅜ 왤케 사람을 매료시키는지 ㅎㅎㅎㅎㅎ 오래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고 싶어요 ㅎㅎ
감독님은 진정한 마라토너이면서 멋진 사부님 이십니다.
빗줄기가 강해지고 강해져서...
오늘 김치전에 막걸리나 한잔 먹을수잇을까 ........ 하고 안일한생각을 하던중,
감독님의 정성어린 이 글을 보며
격하게 반성하며 운동장으로 향했네요..
감독님글은 항상 감동이어요 ㅠㅅ ㅠ
어제 매우 잘 하셨어요. 보기 좋았어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사점?? 기어변속에 익숙해져야 겠습니다.
실전 경험에서 체득된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