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손(從孫) 김민석 부산 초등교원 임용고시 합격
나는 42년 6개월 동안 초등교원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초등 교원이었음에 긍지를 가지고 생활했다.
지금도 가끔씩 학생들을 지도하는 꿈을 꾼다.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학년 초에 학급을 맡아 담임했던 학생들이 학년말에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가 현저하다.
학년 초에 말을 머뭇거리던 학생도 체계적으로 지도하면 학년 말에는 목적과 상황에 맞는 말을 거침없이 구사하는 사람으로 변한다.
인지기능 외에 정서적인 면이나 운동기능의 향상이 뚜렷함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곤 했다.
나는 나의 자녀들 중에서 한명 정도는 나와 같은 길을 걸었으면 했는데 헛된 꿈이었다. 아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고 회피했으리라 여겨졌다. 그래도 늘 아쉬운 마음은 있었다.
오늘 부산에 거주하는 형수, 조카, 질부, 종손(從孫)이 우리 집에 왔다. 형님 산소와 송림 누님 댁을 거쳐 온 것이다.
종손(從孫) 민석(旼奭)이가 2023년 부산광역시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그 대견함이 나를 대리만족 시켰다.
형님이 살아 계셨을 때 유난히도 장손인 민석이를 좋아하셨다. 등산을 갈 때면 으레 어린 손자를 늘 데리고 다녔다. 그리고 남부럽지 않게 기르기 위해 애쓰셨다.
민석이도 그런 형님을 늘 따랐다.
민석이가 부산 교육대학교에 합격한 후 합격 통지서 사본을 형님 묘소 앞에 두었던 것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이번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실을 만약 살아생전에 알게 되었다면 아마 춤이라도 추셨을 것이다.
과거에는 교육대학교를 졸업하여 교사자격을 획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무시험 전형을 통해 초등교사에 임용했다. 그러했던 교원 수급제도가 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이로인해 자연히 교사를 선발하는 인원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교사의 수효는 줄어들었는데도 교육대학교를 졸업하여 초등교사 자격을 가진 사람은 많아 임용이 적체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임용고시를 시행하여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임용제도를 바꾼 것이다.
초등 임용고시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높아져 교육대학교 재학생들과 재수생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재수 삼수는 필수가 되었고, 심지어는 5년을 공부해도 뜻을 이루지 못하는 수험생도 많아졌다.
더구나 경쟁이 심한 대도시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우리 민석(旼奭)이가 부산광역시에 당당히 합격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오늘날 교육 현장에는 정말 남교사가 귀하다. 아마 대도시의 경우 임용 교사의 90%정도는 여교사일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까지 남교사 담임을 접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도 있으리라 본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감수성이 강한 어린 시절을 어느 한쪽 성을 가진 교사에게 치우쳐 교육 받으면 조화로운 인성형성이 어려우리라 생각되어진다.
여교사의 경우 섬세하고 자상한 면에는 강점이 있으나 스케일과 담대함과 리더십은 남교사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평등의 논리에 얽매어 점수로만 임용고시 선발을 하기 보다는 일정한 비율을 정하여 남교사의 희소성을 개선해야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 지리라 여겨진다.
아무튼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한 민석이에게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존경받는 유능한 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장하다 우리민석이
형님 몫까지 더하여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