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아침-포스트'라는 광고 문구처럼
아침 식사를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로 해결하고 있다.
일어나서 세수도 안하고 '대전광역시 검도회'라는 로고가 새겨진 흰 T와
체크무늬 반바지만 입고 다리를 떨며 PC앞에서 무언가를 입에 가득 넣고
우걱거리면서 앉아 있는 모습이 이제는 보기 익숙한 광경일 게다.
시험이 없는 날이기에 학교에 가지 않았다.
Earthwind & Fire의 Sunday morning을 듣고 있다.
정말이지 오늘은 주말 아침인 것처럼 한가롭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서는 이런 날을
'태엽을 감지 않는 날'이라고 부른다.
내일 치를 서양문학의 이해 공부를 해둬야 하는데
이렇게 마음이 한가해서는 불가능할 듯싶다.
오늘은 동사무소를 방문해서 대출코너에서 빌린 책을 두 권 반납하고
시험공부를 하러 어디로든지 떠나야겠다.
언제부터인지 집에서는 공부를 못하겠다는 마음의 장애가 생겼다.
하긴 이 방에서 공부하려면 우선 좀 치워야겠지.
2001.4.25
장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