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아침에
저무는 한 해
세상의 모든 어두움을
황급히 덮으려는 듯
아침부터 함박눈이
서설(瑞雪)이 되어 내린다.
날리는 눈 사이를 뚫고
작은 산새 한 마리가
베란다로 폴짝 날아와
두리번거린다.
뭔가 먹을 것을 찾고 있다.
미안했다. 사과껍질이라도
말리려고 내어놓아야 했는데,
산과 들에 눈이 내린다는 일이
이 땅의 모두가 반기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창조주의 고뇌를 알 듯 느껴진다.
2023.12.30
카페 게시글
나누고 싶은 시
눈 내리는 아침에
파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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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0 12: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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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이 내리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천천히 움직이는걸 느끼지요
그러나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눈을 보면 맥박이 빨라지기도 하구요
사람은 보는것 만으로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신체의 리듬이 달라지는 신비를 가지고 있더라구요
시각의 효과는 대단합니다. 그래서 저는 눈도 피로하여 TV나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각은 빛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에 비해 청각은 어둠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거의 하루를 음악을 듣는 편입니다. 부담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의 지혜는 신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