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단위가 합쳐진 말도 그렇지만 요즘 로마자나 영어와 숫자가 얽힌 말을 많이 지어내는데,
이를 읽고 쓰는 방식도 혼란스럽다. 숫자를 우리말을 두고 한자말로 읽는 경향이 많은데, 요즘엔 영어식으로 읽는 사람이 많아
탈이다.
D-20, 4H, M-16, M-25, MP3, 빅3, BK-21, 컴팩21, 파5, 보잉747, 3D 따위는 대체로 디
이십일(앞으로 이십일), 사에이치, 엠 십육, 미그 이십오, 엠피삼(*스리), 빅삼(*스리), 두뇌한국 이십일 비케이 이십일, 컴팩 이십일,
기준타 다섯(*파 파이브), 보잉 칠사칠, 삼디 따위로 읽는다. 문제는 괄호 안 *표처럼 읽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토씨를
붙이는 것을 보면 바로 드러난다. ' 3는 3가 3를/ 3은 3이 3을, 6는 6가 6를/ 6은 6이 6을, 9이 9은 9을/ 9가 9는
9를'처럼 영어식(스리 식스 나인)으로 읽을 때와 우리식(삼 육 구)으로 읽을 때 받침이 있고 없고에 따라 토씨가 달라진다.
알파벳이나 영어와 어울렸다고 하여 아라비아숫자까지 영어식으로 읽을 일은 아니다. 특히 우리말 문장 안에서는 우리식으로 읽어
적어야 이치나 관습에 맞다. 예컨대 '빅3은, 빅3이'로 쓰고 '빅3는, 빅3가'로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도 '3대 삼대' 정도로
바꿔 써야 걸맞다.
우리말 셈씨들이 힘을 못쓰는 것은 한자말 탓이었는데, 그마저 이젠 로마자에 억눌린다. 그냥 내버려 둘
일이겠는가.
첫댓글 가급적이면 우리 것을 지켜야하겠지만 국제적인 언어의 흐름과 감각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갸령 MP3를 MP3으로 발음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듣는가도 문제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