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회 법위반 엄중 대응”
대구 “공무원 30% 재택근무”
광주와 인천 등 대도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심상치 않아 해당 자치단체와 방역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광화문집회 참석자의 교회 예배 후 교회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두 도시가 ‘판박이’처럼 같다. 하루 반나절 만에 54명의 확진자가 나온 광주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광주에서는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종전 하루 최고치 22명(7월 1일)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39명 중 30명은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 신자들이다. 방역당국은 광주284번 확진자인 60대 여성 A 씨가 지난 16일과 19일 세 차례에 걸쳐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파악하고 교인 등을 검사해왔다. A 씨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집회에 다녀온 뒤 24일 확진됐다.
광주에서는 이날도 오전 8시까지 15명이 신규 확진됐다. 이 가운데 10명은 북구 동광주탁구클럽에서 광주288번과 접촉한 사람들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확진자들의 동선이 저마다 다양해 또 다른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자 광주시는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이날 낮 12시부터 2주간 시행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주요 내용은 △모든 종교 시설 비대면 활동만 허용 △집단 체육활동(실내 포함) 집합금지 △오락실·경로당·목욕탕 등 집합금지 △학원(300인 미만)·키즈카페·견본주택 등 10인 이상 집합금지 등이다.
인천에서도 전날 하루 서구 주님의교회에서만 2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다음 날 이 교회에 들러 예배를 본 70대 남성에게서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인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로 교회의 비대면 예배를 권고했지만 해당 교회는 이를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에서는 남동구 열매맺는교회와 부평구 갈릴리장로교회에서 잇따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 사회로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교회의 부적절한 행태에 분노한다”며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자 공무원 재택근무를 30% 범위 내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광주=정우천·인천=지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