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설천 해안도로 벚꽃
요즈음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차를 운전하여 교외로 나가는 것을 자제해왔다. 그런데 토요일 날 배구하러 가는 길가에 벚꽃이 핀 것을 보니 벚꽃 구경을 한번 다녀와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우리 내외는 진해 여좌천이나 쌍계사로 벚꽃 구경을 갔다.
그런데 올해는 십 몇 년 전에 다녀왔던 남해 설천 해안도로 벚꽃 구경을 갔다. 설천 해안가 벚꽃은 길이가 긴 것은 아니어도 나무의 수세가 왕성해서 꽃이 싱그럽고 해안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다른 지역 벚꽃과는 차원이 다르다.
벚꽃나무 아래에 유채꽃을 심어 놓았는데 유채꽃은 벚꽃을 돋보이게 하고 벚꽃은 유채꽃의 빛깔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게 함으로써 조화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벚꽃과 바다와 대교가 카메라 앵글에 잡힐 수 있는 곳에 포토존을 만들어 두었다. 그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사진 촬영 기능이 부족한 사람도 만족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해안 벚꽃 길 산 쪽 방향에는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고, 해안 도로 쪽으로는 방문객이 걸을 수 있도록 해안 테크로드를 조성해 두었다. 오늘 와서 느낀 점은 무리를 해 가면서 진해나 쌍계사까지 갈 필요성이 없는 것 같다.
좋은 경치임에도 평일이어서 한가롭고 주차하기 좋고 쉬기도 좋았다. 주말이 되면 정말 복잡할 것 같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남해 대교 개통 50주년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그날은 이곳이 극도로 붐빌 것이다.
오늘 다녀 온 벚꽃 구경 노정(路程)은 이러하다.
신안동 강변도로 변의 벚꽃은 화사했다. 완사를 지나면서 양 옆의 산을 보니 산 벚꽃 군락과 새로 돋아나는 신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잘 그려진 산수화를 연상케 했다. 진교에서 남해 대교까지의 벚꽃은 도로를 새로 조성하면서 기존의 벚꽃 나무를 훼손한 관계로 조화롭지 못해 아쉬웠다. 종전 구 도로변의 벚꽃이 정말 장관이었는데....
점심은 삼천포 산호식당에서 정식을 먹었다.
당초 계획은 돌아오는 길에 선진리성의 벚꽃 구경도 하고 올 생각을 했었는데 삼천포 용궁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하는 바람에 상할까봐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한 바퀴 돌고 나니 금년의 숙제 한 가지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