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일요일이면 군용배낭에 군용반합, 쌀, 감자, 된장, 돼지고기 조금
혹은 C레이션 하나를 집어넣고 북한산이나 도봉산에 오르곤 했습니다.
산에 오르는 것도 좋지만 산에서 된장찌개에 밥해먹는 맛이 그렇게 좋았던 게지요.
80년대 애가 기어 다니자 마자부터 차에 태우고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쏘다녔으니
그 주행거리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쌍용자동차에서 코란도 패밀리 1세대가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뒤에다 짐을 때려 실으니 그게 요새말로 오토캠핑 내지는 아웃도어 라이프의 시조인 셈이지요.
운전은 질리지도 않아 발 닿는대로 구경하고 시장에서 장을 봐서 해변, 산중턱 길거리 휴게소,
다리 밑 가리지 않고 끓이고 구어 먹으니,
나중에는 아이들이 질려 아빠 쫓아서는 다니려고 하질 않습니다.
(넓은 차폭에 차고高에 역시 오프로드는 JEEP입니다.)
(험비의 민수용인 허머도 역시 빠지질 않는군요.)
(저 아래 국방부 마크는 뭐지요?)
(랜드로버 역시 신형보다는 구형이 아웃도어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막내가 대학 다닐 때 주문진에 가서 회나 먹고 해돋이 구경하고 오자 했더니 아들놈이 주섬주섬 냄비와 라면을 담는겁니다.
뭐하냐 물으니 그 오래 전 생각이 나서 오대산 넘어올 때 계곡에서 라면이나 끓어 먹어야 한다나요?
나 이젠 그 짓 안한다 했지만 야외에서 손수해먹는 밥맛은 단순히 배를 채워주는 의미를 훨씬 넘어섭니다.
(오프로드에서 ATV 하나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요.
배기량 6백, 8백 시시니 ATV치고는 거함입니다.)
(ATV는 무게 중심이 위쪽으로 있어 타면서도 항상 불안합니다.
저거 타고 펑펑 날르는 사람들 보면 거저 존경스럽지요.)
지난 토요일 아침 만해도 그랬습니다. 전시회가 뭐가 있나 보니 코엑스에서 오디오쇼, 킨텍스에선 캠핑페어가 있는 겁니다.
좀 망설였는데 이젠 거의 손 뗀 오디오를 보고 오르지도 못할 지름신과 싱갱이 하느니
차라리 요새 붐이라는 캠핑장비가 어떤 것이 있나 구경이나 한번 하자고 캠핑페어로 정했습니다.
(펼치면 방이 되고 빼면 테이블이 되고 ...)
중고시장에 보면 헬스기구들이 많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집에 헬스기구를 들여놓지만 한달, 두달이 지나고 나면 애물단지가 되는 것처럼,
왜냐구요? 절로 운동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너무 비싼 아웃도어 용품들은 제가 말리는 편입니다.
텐트치고 밥하고 설거지하는 게 절로 되나요? 처음에는 즐거웠던 캠핑이 점점 귀찮아지기 시작합니다.
절대 아니라구요?
그래도 건질만한 것은 있습니다. 요번에 구경 간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는데요.
바로 위와 같은 취사테이블입니다.
요즘은 상판, 다리, 화로 등을 따로 구입해 자기 취향대로 조립을 할 수 있게 나오니 집에 작은 마당이 있거나
거창하게 텐트를 치지 않더라도 가림막 정도에 야외에서 간단히 취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요런 화구 하나 있으면 그대로 테이블에 매립해서 집에서도 핫플레이트처럼 쓸텐데요.)
(이렇게요.)
(콤팩트한 게 쿠퍼와 잘 어울립니다.)
(야외라고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가 없을 리 없지요.)
(투명한 LPG 가스통)
(저거 어디서 많이 보던 물건인데... 그 당시엔 물이 잘 새서 아침에 일어나면 꼭 오줌 지린 것처럼...)
(디자인이 훌륭합니다. 가격은?)
"백패킹도 아니고 오토캠핑인데 ..걍 집에 있는 거(싸고 편한 주방용품) 갖고 갈랍니다."라고
어떤 선각자가 말씀 하신 것처럼
폼나고 비싼 아웃도어 용품 아니면 어떱니까?
모닥불 하나 피워놓고 쏟아지는 별빛을 보며 매운탕 하나 끓여 먹어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을...
제 아들처럼 냄비에 라면 하나 챙겨갖고 나오면 성공한 거지요.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와우!
난 내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드니
저런거 그냥 줘도 가지고 다니질 못할텐데...ㅉ
등산 좋아하시는 남수형 스타일은 아니지요.
마치 (오토)바이크 타는 사람들처럼 운동보다는 레저에 가까운... ㅎ
걍, 집에 있는 거 갖고 갈랍니더 ----> 정답 !!
근데 이젠 이마저도 귀찮고 게을러져서 호텔에서 자고 밥은 사먹게 된다
저... 혹시.... 호텡에서 자고 '(파르르 떨리는 가녀린 하얀 손으로) 멕여주고'는 없지요?
원장님의 멋진 꿈 부디 이루어 지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