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集傳 國風 周南〈麟之趾〉
[毛序] 麟之趾인지지는 關雎之應也관저지응야라 關雎之化行관저지화행이면 則天下無犯非禮즉천하무범비례하여 雖衰世之公子수쇠세지공자라도 皆信厚如麟趾之時也개신후여인지지시야라
인지지(麟之趾)는 관저(關雎)에 호응하는 시이다. 관저의 교화가 행해지면 천하에 예의가 아닌 것을 범하지 아니하여 비록 쇠미한 세상에 공의 자식이라도 모두 신의와 후덕함이 기린의 발과 같은 시절이 된다.
經
麟之趾인지지여
振振公子진진공자로소니
于嗟麟兮우차인혜로다
기린의 발이여
어질고 후덕한 제후의 아들이니
아, 이것이 기린이다.
∙趾(지): 발.
∙振振(진진): 어질고 후덕하다.
∙于嗟(우차): 감탄사이다.
傳
興也흥야라 麟린은 麕身균신, 牛尾우미, 馬蹄마제니 毛蟲之長也모충지장야라 趾지는 足也족야니 麟之足인지족은 不踐生草불천생초하고 不履生蟲불리생충이라 振振진진은 仁厚貌인후모라 于嗟우차는 歎辭탄사라
흥(興)이다. 린(麟)은 노루의 몸에 소의 꼬리, 말의 발굽이니 털 달린 짐승 중의 우두머리 이다. 지(趾)는 발이니, 살아있는 풀을 밟지 않고 살아있는 벌레를 밟지 않는다. 진진(振振)은 어질고 후덕한 모양이다. 우차(于嗟)는 감탄사이다.
∙중국 고대의 4대 영물(靈物)에는 용, 봉황, 기린, 거북이 있다. 거북은 큰 거북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나 나머지 용, 봉황, 기린은 상상의 동물이다.
∙麕(균): 고라니.
∙蹄(제): 발/발굽.
∙毛蟲(모충): 털 달린 짐승. 蟲(충): 동물의 총칭으로 짐승을 의미한다.
∙履(리·이): 밝다.
○ 文王后妃德修于身문왕후비덕수우신하여 而子孫宗族이자손종족이 皆化於善개화어선이라 故고로 詩人시인이 以麟之趾이인지지로 興公之子흥공지자하여 言麟性仁厚언인성인후라 故고로 其趾亦仁厚기지역인후하고 文王后妃仁厚문왕후비인후라 故고로 其子亦仁厚기자역인후라
문왕의 후비가 덕을 몸에 닦아서 자손과 종족들이 모두 선(善)에 교화되었다. 그러므로 시인이 기린의 발로써 왕의 아들을 흥기하여 말하기를, “기린의 성품이 어질고 후덕하므로 그 발이 또한 어질고 후덕하고 문왕의 후비가 어질고 후덕하므로 그 아들 또한 어질고 후덕한 것이다.
然연이나 言之不足언지부족이라 故고로 又嗟歎之우차탄지하여 言是乃麟也언시내인야니 何必麕身牛尾而馬蹄然後하필균신우미이마제연후에 爲王者之瑞哉위왕자지서재아하니라
그러나 말로는 부족하였다 그러므로 또 감탄하여 말하기를 “이것이 바로 기린이니 어찌 반드시 노루의 몸에 소의 꼬리에 말의 발굽인 된 뒤에야 왕자의 좋은 징조가 되느냐고”고 한 것이다.
∙서(瑞)는 상서(祥瑞)로 ‘좋은 징조’이다.
經
麟之定인지정이여
振振公姓진진공성이로소니
于嗟麟兮우차인혜로다
기린의 이마여
어질고 후덕한 제후의 집안이니
아, 이것이 기린이다.
∙定(정): 이마.
傳
興也흥야라 定정은 額也액야니 麟之額인지액은 未聞미문이라 或曰혹왈 有額而不以抵也유액이불이저야라 公姓공성은 公孫也공손야니 姓之爲言성지위언은 生也생야라
흥(興)이다. 정(定)은 이마이니 기린의 이마는 알려진 바가 없다. 혹자는 “이마로 떠받지 않는다.”고 하였다. 공성(公姓)은 공손(公孫)이니 성(姓)이란 말은 낳는다는 말이다.
∙額(액): 이마.
∙未聞(미문): 들은 바가 없다/알려지지 않았다/알려진 바가 없다.
∙抵(저): 들이받다/떠받다.
經
麟之角인지각이여
振振公族진진공족이로소니
于嗟麟兮우차인혜로다
기린의 뿔이여
어질고 후덕한 제후의 일가이니
아, 이것이 기린이다.
傳
興也흥야라 麟인은 一角일각이니 角端有肉각단유육이라 公族공족은 公同高祖공동고조니 祖廟未毁조묘미훼하여 有服之親유복지친이라
흥(興)이다. 기린은 뿔이 하나이니 뿔끝에 살이 있다. 공족(公族)은 공(公)의 고조할아버지를 함께하는 것이니[8촌간], 고조할아버지의 사당을 훼손하지 않아 복(服)이 있는 친척이다.
∙복(服)은 8촌까지 만 있다.
麟之趾三章인지지삼장이니 章三句장삼구라
인지장(麟之趾) 3장에 장(章)은 삼구(三句)이다.
序서에 以爲關雎之應이위관저지응이라하니 得之득지라
모씨(毛氏)의 서(序)에 관저(關雎)의 효과라 하였으니 그 말이 맞다.
∙應(응): 결과/효과.
∙得之(득지): 그 말이 맞다. 得(득): 적합하다/맞다.
周南之國주남지국은 十一篇십일편에 三十四章삼십사장이요 百五十九句백오십구구라
주남(周南)의 국풍(國風)은 11편에 34장이고 159구이다.
按此篇首五詩안차편수오시는 皆言后妃之德개언후비지덕하니 關雎관저는 擧其全體百言也거기전체이언야요
살펴보건대 이편의 처음의 다섯 수는 모두 후비의 덕을 말한 것이니 관저(關雎)는 그 전체를 들어서 말한 것이요,
葛覃감담, 卷耳권이는 言其志行之在己언기지행지재기요 樛木규목, 螽斯종사는 美其德惠之及人미기덕혜지급인이니 皆指其一事而言也개지기일사이언야라
갈담(葛覃)과 권이(卷耳)는 그 뜻과 행실이 자기 몸에 있음을 말한 것이요, 규목(樛木)과 종사(螽斯)는 그 덕과 은혜가 남에게 미침을 찬미한 것이니, 다 그 한 가지 일을 가리켜서 말한 것이다,
其詞雖主於后妃기사수주어후비나 然其實則皆所以著明文王身修家齊之效也연기실즉개소이착명문왕신수가제지효야라
그 말이 비록 후비를 위주로 하였으나 그 실제는 다 문왕의 몸이 닦여지고 집안이 바르게 되는 효험을 드러내어 밝힌 것이다.
至於桃夭지어도요, 兎罝토저, 芣苢부이하여는 則家齊而國治之效즉가제이국치지효요 漢廣한광, 汝墳여분은 則以南國之詩附焉즉이남국지시부언하여 而見天下已有可平之漸矣이견천하이유가평지점의라
도요(桃夭)와 토저(兎罝) 그리고 부이(芣苢)에 이르러서는 집안이 바르고 나라가 다스려진 효험이요, 한광(漢廣)과 여분(汝墳)은 남국의 시로써 뒤에 붙여 천하를 이미 고르게 할 수 있는 조짐을 나타낸 것이다.
若麟之趾약인지지는 則又王者之瑞즉우왕자지서니 有非人力所致而自至者유비인력소치이자지자라 故고로 復以是終焉부이시종언이어늘 而序者以爲關雎之應也이서자이위관저지응야라하니라
인지지(麟之趾)로 말하며 또한 왕자의 좋은 징조이니 사람의 힘으로 미칠 바가 아니요, 저절로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이 인지지(麟之趾)로써 마친 것인데, 서문을 짓는 자가 “관저(關雎)의 호응이다.”라 하였다.
∙상(瑞)은 상서(祥瑞)로 좋은 징조이다.
夫其所以至此부기소이지차는 后妃之德후비지덕이 固不爲無所助矣고불위무소조의라 然연이나 妻道無成처도무성하니 則亦豈得而專之哉즉역기득이전지재아
대저 그 여기에 이른 것은 후비의 덕이 진실로 도운 바가 없지 않으나 아내의 도는 완성함이 없으니 그렇다면 어찌 후비만이 혼자 독차지 할 수 있겠는가
今言詩者或乃專美后妃금언시자혹내전미후비하고 而不本於文王이불본어문왕하니 其亦誤矣기역오의로다
지금 시를 말하는 자들이 혹 이에 오로지 후비만을 찬미하고 문왕에게 근본하지 않으니 이 또한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