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눈의 메아리 박 노 해 아주 낯선 소리에 짤랑짤랑 이쁜 아이들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 창살에 까지발 선다 하이고 저 뽀얀 병아리떼 종교 집회에 위문 공연 온 유치원 아이들이 작은 손 흔들며 육중한 철문을 빠져나가는데 반짝, 한 아이와 눈 마주친다 아 저 맑은 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언 흙더미 뚫고 오른 새싹에서 첫 이슬 받은 선분홍 패랭이꽃에서 뚫린 감 잎사귀 너머로 본 가을 하늘에서 깊은 슬픔으로 자신을 비워내린 얼굴에서 내 마음 시리게 부셔오던 저 맑은 눈 억수로 귀엽데이 춤추는 게 이뻐 환장하겠네잉 우리 애가 어른거려 눈물이 나데그려 두런거리며 집회 다녀오는 수인들 얼굴에 하나같이 싱글벙글 복사꽃이 피었다 욕심의 눈 절망의 눈 맑게 가지고 아 이렇게 살았으면 이런 세상이었으면 맑은 눈의 아이들이 선물로 가져온 초코파이 한 개 사과 한 알 손에 들고 침침한 독방 벽에 기대 서서 가만히 볼에 대고 입술에도 대어본다 내 마음도 푸른 보리 밭둑에 핀 복사꽃마냥 환하디환하게 피어오른다 오 맑은 눈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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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어두운 감방에 갇히게 되면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중에서도 순진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더우 마음을 설레게 하고
안아주고 싶은게 사람의 감정이지요
오죽했으면 천사같은 아이들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