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특강

[고성의]

2012.5.2. 14:00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고은 시인을 초청한 <문화 광장> 특강이 있었다. 

고은(79) 시인은 이날 제주대 학생을 주 대상으로 초대되었으나 

'열린 문화광장' 취지에 따라 일반인들도 꾀 참석하였다. 

우리 '수필창작교실' 수강자들 얼굴들, 특히 원거리 서귀포에서 행차한 몇 분 얼굴도 보였다. 반가웠다.

 9년 연속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강연 시작 전,

기억을 더듬으며 <한라산> 시를 대기실에서 옮겨 적었다며

 강의 서두를 시작하였다. 

#1 <한라산>  / 고은

한라산은 제주도 밖에서 제주도에 건너온 사람들이 바라본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사람.

제주도에서 사는 사람.

제주도 흙에 묻히는 사람은,

한라산을 바라보지 않는다.

제주도 사람이라면

한라산은 저기에 있지 않고

제 마음 속에 있다.

제 마음 속에 깊이 깊이

한라산은 잠겨 있다.

이어서 <1인칭은 슬프다> 시를 낭송했는데 외국인들도 좋아한다며

연세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점점 목청을 높이며 정열적으로 읊으셨다.

객석은 어느새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빠져들어갔다.

#2 <1인칭은 슬프다> / 고은

슬프다
깨달음은 어느새 모순이 되었다
지난 세기초
혁명뒤 소비에트 시인들은
'우리들' 이라고만 말하기로 하였다
'우리들'이라고만
시인 자신을
부르기로 하였다
황홀하였다
그 결정은
폭설때문에
거리에 나가지 못한 채
방안에 서성거릴 때도
유효하였다
저 혼자
'우리들'...이라고 맹세하였다
거울 저쪽에서
'나'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느 화창한 날 뛰쳐나온
마야코프스키도
'우리들'이라고 외치고 외치고 외쳤다
그는 거리의 시인이였다
어디에도 나는 허용되지 않았다
'나'는 죄악이었다
'우리들'
'우리들'...
오직 그것만이
주문의 권력이 되었다

※ 문득 수필강의 때 감상했던 싯귀가  떠올랐다.

오를 때는 보지 못한 꽃

내려 올 때 보았네

#3  봄은 늘 불안하다

    겨울 눈은 아직 녹지 않았다.

#4 공간의 밀도가 느슨해야 자연에 문제가 없다. 자본주의는 최소 공간에 최데 이익을 발생시키는데 이 때문에 한국에 있는 돼지들이 땅에 묻히고 캘리포니아 소들이 쓰러지는 것이다.

노자, 플라톤의 유토피아는 작은 나라를 지칭했으나 오늘날 여건에서는

우리나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알맞은 공간

#5 사람은 죽을 때까지 (평균적) 500만 단어를 쓰고 죽는다.

   그 중에 91%는 거짓말이다.

   (예) 어머니가 자식에게 음식을 차려 줄때 같이 드시기를 권하면 

         어머니는 "나는 먹었다."  "먹고 싶지 않다" 라고 거짓말 한다.

#6 언어 사용 순서 (세계인구에서 사용하는 빈도)

  현재 세계언어 유네스코 조사 6700~ 6800종

  그 중 한국어(한글) 13위

①중국어/한자(만다린)

②스페인어

③영어

④방글라데시

⑤힌디어(인도)

⑥포르투칼어

⑦러시아어

⑧일어

⑨독일어

⑩ ⑪ ⑫

⑬한국어

⑭프랑스어

⑮...

<고은 약력> 

군산 출생(1933). 본명은 고은태(高銀泰), 법명은 일초이다.

현실 참여 의식과 역사 의식을 시를 통해 형상화하였다. 195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시집, 소설집, 산문집 등 저서 140여 권을 냈다. 주요 작품집으로 《고은 시전집》, 《고은 전집》, 주요 시집으로 《속삭임》, 《부끄러움 가득》 등이 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주회복국민회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 참여하여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에 앞장서 왔다.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고문, 유네스코세계시아카데미 위원, 한국문학평화포럼 명예회장으로 있다.

남북 분단으로 단절된 어어를 통합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현재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일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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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행 시

<별똥> / 고은

옳거니 네가 나를 알아보누나

[김현숙]

자세하게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멀리있지만 그 자리에 있는 듯 합니다.
삶이 글, 글이 삶인 분들께 무한한 존경을 드립니다.

[현정희]

회장님,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부명숙]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