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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詩 32수首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12월을 맞으며
김영국
다 타고만 붉은 단풍이
한 줌의 재로 남은 가을이 진다
홀연히 길떠나는 11월
그리움만 남겨둔 채 떠나보내고
하얀 눈 꽃송이 날리는 12월을 맞이하련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아름다운 추억들
접어 두었던 이상의 꿈들을
12월을 맞이하여
마음속에 평안과 행복
결실의 알곡으로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성탄의 축복이 깃든 12월
새로운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새해를 준비하는 희망으로
마음속의 묵은 때 말끔히 씻어 버리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겸허하게 12월을 품에 안으련다
12월의시
이해인 / 수녀, 시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12월의 노래
이해인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말을 많이 했던
빈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세
제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하요
12월의 엽서
詩 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 월의 약속✨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 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픈 12월
12월엔 묵은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 이해인 -
겨울편지-
이해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사랑을 시작하는 계절 12월
이혜인
12월은
우리 모두
사랑을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잠시 잊고 있던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하며
고마운 일 챙겨보고
잘못한 일 용서 청하는
가족 이웃 친지들
12월은
우리 모두
은총의 시간에 물든
겸손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벗으로 가족으로 다가가는
사랑의 계절입니다.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12월은
하영순
“사랑의 종,
시린 가슴 녹여 줄,
따뜻한 종이었음 좋겠다
그늘진 곳에,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이었음 좋겠다
딸랑딸랑 소리에,
가슴을 열고,
시린 손 꼭 잡아주는,
따뜻한 손이었음 좋겠다
바람 불어 낙엽은 뒹구는데,
당신의 사랑을,
기다리는 허전한 가슴
12월중턱에서
오정방
“몸보다 마음이 더 급한 12월,
마지막 달, 달려온
지난 길을 조용히 뒤돌아보며,
한 해를 정리해보는 결산의 달
무엇을 얻었고,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누구를 사랑했고,
누구를 미워하지는 않았는지
이해할 자를 이해했고,
오해를 풀지 못한 것은 없는지,
힘써 벌어들인 것은 얼마이고,
그 가운데서 얼마나 적선을 했는지
지은 죄는 모두 기억났고,
기억난 죄는 다 회개하였는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한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
무의식중에 상처를 준 이웃은 없고,
헐벗은 자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잊어야 할 것은 기억하고 있고,
꼭 기억해야 할 일은 잊고 있지는 않은지
이런 저런 일들을
머릿속에 그리는데
12월의 꽃 포인세티아,
낯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12월의 공허
오경택
“남은 달력 한 장,
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
되물어 보지만 돌아보는 시간엔,
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 덩그러니 서있고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
알고도 못함인지 모르고 못함인지,
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 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
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
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
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
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 12월의 공허
작년 같은 올 한 해가
죽음보다 진한 공허로 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
12월 어느오후
손석철
“덜렁 달력 한 장,
달랑 까치밥 하나,
펄렁, 상수리 낙엽 한 장,
썰렁 저녁 찬바람,
뭉클 저미는 그리움
12월의 시
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 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 마저 덮어 버린다
거기엔 아직 눈매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
어둠의 딸인 새벽과 그것의 젊은 어머니인 아침이,
거기엔 아직 눈매 날카로운 한때의 바람도 있으리라
얼음 서걱이는 가슴깊이 감춰둔 깃폭을 수없이 펼치고 있는
바람의 형제들 떠날 때를 기다려
달빛 푸른 옷을 갈아 입으며 맨몸들 부딪고 있으리라
그대의 두손을 펴라
싸움은 끝났으니, 이제 그대의 핏발선 눈,
어둠에 누워 보이지 않으니 흐르는 강물소리로
어둠의 노래로 그대의 귀를 적시라
마지막 촛불을 켜듯 잔별 서넛 밝히며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그림자를 거두며 가고 있다
12월의 시
김사랑
마지막 잎새같은 달력
다시 시작 했으면 좋겠네
일년동안 쌓인 고통은
하얀 눈 속에 묻어두고
사랑해서 슬픈 그림자는
빛으로 지워버리고
모두다 끝이라 할때
후회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희망이란 단어로
다시 일어났으면 좋겟네
그대 사랑했으면 좋겠네
그대 행복했으면 좋겠네
12월에행복
정용철
나는12월 입니다
열한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온 나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더 갈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울지마세요
나는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믜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고
불러주세요
《기도 한대로는 아니지만 》
정용철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합니다
정말 멋있고 예쁜 모습의 나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나는 지금보다 더 교만하고 외모에 치중하여
겸손과 소박함의 아름다운 삶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집의 모든 것에 만족합니다
더 잘 살고 여유 있는 가족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 우리 가족은
화목과 사랑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우리 가족 이대로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나의 직장생활에 만족합니다
환경이 더 좋고 보수가 높은 직장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나는 노동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모른 채
안일에 젖어 나태해져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나는 지금의 직장생활에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에 만족합니다
더 쉽고 빠른 길로 가게 되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의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한 채
외롭고 지친 몸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걷고 있는 나의 길에 대하여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내가 소유한 물질에 만족합니다
더 많은 물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지만
만약에 그렇게 되었다면
나는 마음의 아름다움보다
물질의 풍요가 더 귀한 줄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만큼의 내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
12월의 숲
황지우
눈 맞는 겨울나무숲에 가 보았다
더 들어오지 말라는 듯
벗은 몸들이 즐비해 있었다
한 목숨들로 연대(連帶)해 있었다
눈 맞는 겨울나무숲은
목탄화(木炭畵) 가루 희뿌연 겨울나무숲은
성자(聖者)의 길을 잠시 보여주며
이 길은 없는 길이라고
사랑은 이렇게 대책 없는 것이라고
다만 서로 버티는 것이라고 말하듯
형식적 경계가 안 보이게 눈 내리고
겨울나무숲은 내가 돌아갈 길을
온통 감추어버리고
인근 산의 적설량(積雪量)을 엿보는 겨울나무숲
나는 내내, 어떤 전달이 오기를 기다렸다.
12월 저녁편지
안도현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을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 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12월이란 종착역에서
반기룡
열한 달이 쌓이다 보니
12월이 되었구나
힘겹게 달려온 시간이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씨줄 날줄처럼
조화와 균형을
이루기도 하고
엇박자처럼
소음과 불협화음이
지배하기도 하였다
누가 누굴 탓하랴
마음과 정신이
느슨해질 때
다가올 내일은
더욱 두려운 법
그러나 지난 세월은
발전과 상생의
디딤돌이 되고
미래의 조감도가 되리라
허겁지겁 들이키는
시간의 무게보다
침착한 준비로
내일을 영접해야 하리라
머지않아 새로운
해가 휘영청 떠올라
대지를 뜨겁게 달구리라
12월의 모퉁이에서
출발역을 바라보며
한 해를 차분히
접어야 하리라
그리고
12월의 종착역은
멈춤과 마지막의
의미가 아니라
옹골찬 내일을 위한
굳건한 시발점이
되어야 하리라!
🍁아듀~~경자년(庚子年)🍂
이수종
달력이 한 장 남았다
군대 삼 년 못 참아주고
선보라는 부모 성화로
맞선 보게 될 거라며 면회 와서
눈물 훔치던 경자가 그 해 가을
소식 끊고 잠적했다가
사십삼 년 만에 내 방안에 들어와
올 한해 함께 뒹굴며 지냈다
한 달 후면
경자는 나를 떠날 것이다
육십 년 후에 다시 나를 찾을 테지만
나는 이미 없을 것이다
2080년 경자 고년
나를 기억이나 하겠어
딴 남자 불러들여 뒹굴겠지
사내들 들었다 놨다 하겠지
12월에도 사랑을 하겠습니다
윤보영
12월입니다.
한 달 내내,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면 좋을 12월입니다.
이 마음 이대로 이어 가서
새해에 선물하겠습니다.
베푸는 것도 좋고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 12월에는
나를 돌아보는 달로 만들겠습니다.
역시라는 말을 듣고
미소 짓는 달로 만들겠습니다.
12월 어느 날
문득 눈을 한 번 감겠습니다.
부지런한 나를 내 안에서 만나
고맙다는 말을 하겠습니다.
말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겠습니다.
12월은
시작하는 달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깨워
12월은 12월대로 시작되고
새해는 새해대로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당당하게 실천하겠습니다.
하지만 12월도 사랑이 먼저입니다
나보다 남을 위해
더 많은 사랑을 할 수 있게
내가 나를 사랑하겠습니다.
나를 위해
모두를 위해
따뜻한 사랑을 하겠습니다.
[12월의 하얀 사랑 기도]
빠르다고
세월 흐름이 참 빠르다고
한숨을 쉬기보다
또 다른 세상에 바람불
좋은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고통이었다면
소득이 있는 새날에
바람이 꽃을 피워서
우리네 삶에 새로운 희망을
뿌려 주는 12월의 기도 안에서
차가운 어깨 토닥여
줄 수 있는 따뜻한 손길로
힘내라고
열심히 살았으니
용기를 내라고
마주치는 눈길에
사랑이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뒤 돌아본 시간
아쉬움을 남기지만
아쉬움 속에 한숨짓고
고개 숙인 아픔이 없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남은 시간
조급한 마음 이기보다
앞날의 희망의 꿈을 꾸며
아직도 못다 한말 남아 있는
예쁜 마음으로
하얀 사랑의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에게 길을 묻다’ 중-
12월의 기도
정연복
한 해가 왔다 가는 것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습니다
한번 왔다 가는 인생
꽃같이 피고 또 지게 하소서
12월의 기도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 바람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쫒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 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겁니다.
12월의 편지
스콜라스티카
서녘 하늘을 바라보며
노을이 지기도 전에 별빛이 먼저 반겨주니
고향 떠난 그리움이
파아란 하늘에 걸려 시름거린다
때이른 가로등도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그리움같은 나뭇잎들
모두가 12월의 안부를 전하듯
그리운곳으로 가는 열차를 탄다
이름조차 희미해진 옛 소꼽친구 어깨동무 친구들
12월 편지에는 어떤말도 글이 되지 않으니
느낌표로 인사하고
마침표로 안부를 전한다
가슴 깊이 새기며 맹세했던 지난날을 돌이키며
고개 숙임조차도 부질없는 약속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12월에는
먼 여행에서 돌아온 탕아가 되어
소리없는 울음으로
짧은 편지를 쓴다
기다림은 그리움의 끝이 아니라
사모함으로
다시 시작하는
겨울 나무로 서 있는 것이리......
12월의 애상
김주화
한해의 마지막 잎새가 설한에 흔들린다
윤슬되어 빛나는 하얀 서리가
삭풍에 꽃필 때면
여명의 안개 속에 숨죽인 뜨락이
고요하기만 하다.
가슴에 희로애락 안고 하얀 궁전 지으며
설원의 정원에서 막다른 길 부여잡은 12월!
우둠지 기상에 가슴 쓸어내리며
끝 길 언저리에선 발걸음이
물 찾아 노니는 원앙의 깃털처럼
곱기만한데....
열두 개의 마음속에 꽁꽁 매어 있는 단상들
걸어온 시간들이 애환 속에 흔들리면
하얗게 하얗게 마음 비우며
저 길 끝에서 미련 없이 사라지리라.
12월의 기도
김사랑
주여! 올 한 해도 저물어 갑니다
가는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다가오는 해의 설레임이 교차되는 시간
잘못된 삶은 반성하게 하소서
마음에서 욕심을 덜어내면
삶은 가벼워져야 하지만
인생에 나이 한 살을 더하니
그리 손해도 남는 것도 없는 생입니다
어제의 삶이 후회였다면
오늘은 더더욱 열심히 살게 하시어
내일엔 축복된 생으로 남게 하소서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어제의 사랑에 불만족하였다면
오늘은 제가 더욱 사랑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두 다 행복한 그 날까지
오직 그 삶을 진실되게 하소서
올해는 덧없이 보내지만
새해에는 희망의 불꽃으로
어둠을 밝히는 빛을 주소서
저도 누군가의 등불이 되길 원합니다
(김사랑·시인, 1962-)
🙏 12월의 기도
🙏 ✏ 詩 이상희
자신의 영달보다는
빈한하여 헐벗은 이들
상처받고 고통으로
허덕이는 이들을 위한
기도 올리는 사람이게 하소서
영민하지 못하여
마음이 편안할 땐
잊고 살다가
간구함이 있을 때만
매달려
감사기도보다는
청원의 기도 올리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부질없는 탐욕에
눈멀어 주어진
행복 흘려버리는
과오 범하지 않게 하시고
지난 날 되새기며
통한의 눈물 쏟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마지막을 처음처럼
생각하는
존재하는 이유만으로
감사할 수 있고
함께 하는 것만으로
기쁨을 줄 수 있는
신실함이 몸에 배인
이런 사람이게 하소서
☆ 12월의 시 ☆
시인 김 춘천
연초,
가슴에 품었던 소망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 장 남은
올해의 달력을
새해 달력으로 바꾸어 달 때쯤엔
더도 덜도 말고
삼백예순날의 노력만큼
만면에 웃음 가득했으면 좋겠다
다섯 날의 부족한 부분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되어
내년을 기약하며
칠흑의 밤을 다리 끌며 걷던 미혹의 괴로움도
갈피 모를 길에서 방황하던 번뇌의 얽매임도
빗장 두르고 반목하던 혼돈의 마음도
별빛 불러모은 오늘의 창가에 편히 머물러
화해와 화합의 악수로
해탈의 어둑새벽을 열었으면 좋겠다
지나간 날들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맞이할 날들은 부푼 기대에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희디흰 면사포 바래도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온 인고의 꽃
여일 새로 여무는 빛살에도 함초롬 지지 않도록
☆ 12월 ☆
시인 신 남춘
다양 각색으로 달려왔던 한해인데
이제 잊혀 질 날들이 빼곡하게
그리움처럼 쌓인 채로 길을 틉니다.
아쉬움도 반성할 줄도 알았건만
왜 진작 깨우쳐 보질 못하였는지
어찌 보면 못난이로 살았습니다.
그래도 정말로 대견스러운 것은
생의 고통과 아픔을 꾹 참아가면서
위기와 고비를 넘긴 삶이었기에
변화무쌍한 기후에 항상 순응하며
한해를 낀 긴 터널마저도 무탈하게
거침없이 질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벽에 걸린 한 장 남은 달력이
나랑 함께 눈을 마주 칠 날도 몇 날
손으로 세어 보기조차 부끄럽습니다.
이만 때면 모임의 초대장이 쌓이고
사람들은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면서
송년 모임 하루를 마치 일 년 인양
사람들 사는 냄새가 물씬 번집니다.
다 담으려 말고 잊을 것은 빨리 잊고
어느 때 보다도 아름다운 날 몇 날은
서로가 향기 나도록 장식을 하렵니다.
다만 이제 배부르게 채운 것을 비우고
다시 채워야 할 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12월의 달력을 아주 내리기 전까지는
사랑의 불씨 또한 그대로 남기렵니다.
12월의 마음
김경빈
마음들이
녹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모진 마음 거치른 마음
꽁꽁 얼어붙은 마음
마음들이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마음이 따뜻하게
냉정한 마음이 포근하게
마음들이
어울려 졌으면 좋겠습니다.
오직 좋은 쪽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지 못했던 문을 열고
굳게 닫아버린 마음을 보이면서
마냥 환한 미소로 마주보면서
번져 나오는 입술에는
고운 빛의 소리가 울려 펴지고
서로 상처 주는 말보다
서로 상처받는 마음보다
어루만져 주고
토닥거려 주며 격려하는 마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2월은 그렇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날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다가가서 화해하고
먼저 손 내밀어 화합하는
그런 모습들로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뜨고 그대 롤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하나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출처: 인터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