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터널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불회사 호랑비 숲길을 향해 미끄러지듯 달린다.
터널을 이루고 있는 벚나무를 보니 내년 벚꽃이 피어날 때쯤엔 벚꽃을 환대하러 꼭 한번 다녀가리라.
불회사는 나주 다도면 덕룡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이며 '춘불회 추내장'(春佛會秋內藏)즉 봄에는 불회사
가을에는 내장사' 라는 옛말이 전해질 만큼 불회사의 봄
풍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호랑비 숲길은 옛이야기에서 호랑이가 비자나무 숲에 찾아와 비자나무 그늘 아래 쉬어갔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라 한다.
지난해 1.5km 구간을 먼저 조성한대 이어 1.1km
구간을 추가 조성해 총 2.6km 로 전체코스가 완성되었다.
호랑비 숲길 초입으로 들어서니 청량하기 그지없는
새소리와 함께 얕은 계곡에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오감을 깨우며 산사의 고즈넉함이 마음을 그윽하게 한다.
호랑비 숲길 푯말을 따라 걷기 시작하여 조금 올라가니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먼저 반긴다.
비자림이라 했는데 비자나무는 어디쯤 있을까 하던차에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솟은 비자나무를 만난다.수령이 300~400년 정도 된다고 하니 나무둘레에 띠를 두르고 번호표시를 해둔 건 산림보호차원 인듯하다.
비자나무 열매는 해충약이 귀했던 옛시절 해충제로
쓰였다고 한다.
삼삼오오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걷다 춘희언니의 다리쉼을 위하여 잠깐 휴식의 시간을 즐기는중 차잎을 발견하여 새로 돋아나온 아주 작은 잎이 꼭 참새 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세작(細雀)이라는 녹차 이름이 떠올랐다. 차 잎을 하나 뜯어 맛을 보았다.
첫맛은 씁쓸하나 뒷맛은 약간의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난다.스님들이 차를 즐겨마시는 이유가 다 있으리라.
이런저런 얘기 꽃을 피우며 잠시 쉼의 시간을 갖는다.
어느새 마음속 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선생님과 조백현님(아란씨남편분)이 선두로 다시 출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걷는 두분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시간상 호랑비 숲길 전체를 다 돌아보지 못하고 다음기회에 다시 와보기로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하며
불회사로 향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는 수행의 계단(108계단)이라 적어져 있다 일상의 번뇌를 씻어내라는 의미일까.
어느새 호랑비 숲길 산책을 마치고 불회사로 발길을
옮긴다. 모란이 햇빛을 받으며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대웅전 뒷뜰에는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연초록과 초록의 조화로움이 찬란하게 눈부시다.
산이 아름다운 건 나무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불회사에 가을이오면 두 그루의 단풍나무에 불이난다고 한다. 한 그루는 처음보자마자 수형이
다른 단풍과 남다르다는 느낌과 또 한 그루는
수형이 아주 독특한, 마치 연리목처럼 한 뿌리에서 같이 뻗어나온 듯 양쪽으로 갈라져 자란 단풍나무가 위세 당당하게 위풍을 자랑하고 있다. 초록이 지쳐갈 때쯤
단풍이 물이 들면 불회사 붉은 가을이 내려 앉음을
맞이하러 다녀오리라.
비자림이라
비로약차를 마실 수 있게 마련해 놓은 휴식처가 있어 비로약차 한 잔씩 맛을 보았다.비로약차(榧露藥茶)는 비자나무 아래에서 이슬을 머금고 자란 녹차잎을 일곱가지 약재와 함께 만든 발효차라 한다.
불회사를 휘 둘러보고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길 양쪽으로 마주보고 서 있는 석장승을 만난다
석장승은 각각 남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불회사를 지키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어쩌면 할아버지,할머니의 느낌이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정자에 자리를 마련하고
각자 가져온 도시락과 반찬들을 꺼내 놓는다
신록을 뜯어 상위에 올려 놓고 푸르름을 함께 먹는
듯한 식사를 어느정도 마무리할쯤 오늘의 과제를 내어주신다.
'나여서 할 수 있는 일' 또는
'나 만이 할 수 있었던 일' 은 무엇이였는지에 대해 말해 보기로 한다.
선생님, 사순절을 기념으로 예수의 삶의 시간이 33년이라 33일 동안 금주를 하셨다고 한다.
경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집으로 모셔서 식사대접을 해 드린 게 가장 잘 한일이라 여겨지며
아버지 장례치른후 보답차원에서 하하식구들에게
직접 손수 만든 음식으로 식사대접을 했던 게 좋았다.
춘희언니,평소 불평 불만은 있으나 남편이 좋아하는
게장을 만들기 위해 모임 뒤끝에 먼저 일어나 집으로
향했던 일.
조백현님, 하하산악인이 되어 하하에 스며드는 일이 참 좋다.
아란, 성당에서 함께 봉사활동 하는 팀의 평균연령
75세이상 연세 지긋하신분들과 함께 관계가꾸기(일명 물관리)를 잘하고 있어서 좋다 결국 내가 행복하게 됨을 발견하게 된다.
강두희, 최근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외우는게 많아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려 했으나 끝까지 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고 하다보니 합격을 했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지게 하는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영란언니, 몸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손주들이 할머니를 찾아오니 손주들과 함께 놀아 주며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준다.
영주, 임신한 둘째딸이 여수에서 먹었던 통장어탕이 먹고 싶다고 하여 여수가서 포장해와서 택배로 부쳐주었다.
영란언니가 손주들하고 놀아주며 불러준다는
동요를 손뼉을 치며 불러본다 어느새 동심의 마음이
봄바람이 되어 날아간다.
첫댓글 '춘불회 추내장(春佛會秋內藏)'!
충분히 공감합니다. 봄의 불회사가 더 아름답게 생각됩니다.
호랑비 숲길 걸음걸음을 옮겨 놓은 듯 섬세한 글에서 덕룡산의 우거진 숲을 봅니다.
한적한 정자에서 휘날리는 봄, 맘껏 즐기고 온 하하산행였습니다.
일주일전의 불회사 산행을 다시
한 것처럼 세세히 더듬어 적어준
글을읽으니 그날의 즐거움이
살아납니다
항상 하하의 만남은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하하와 함께하지 못한 호랑비숲길.
아쉬운 마음이 휘발될만큼 함께 호흡하며 숲길을 거닌듯한 기분입니다.
행여 힘들어하진 않으실지 걱정은 기우였음을 확인합니다.
'나'여서 할수있는 일은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두어가지 떠오르긴 합니다.
4월하하기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