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와 편육 그리고 그 곁에 - 금주 일지 84일(2022.12.6.)
김장철이 되어 여기저기서 김장 소식이 이어진다.
11월 말에 하하에서 김장을 하여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눔을 하였고
12월 초에 하하반찬봉사를 통해 반찬을 만들어 나눔을 하였고
또 12월 초엔 푸른꿈창작학교에서 김장을 하여 여러 기관과 개인들에게 나눔을 하였다.
김장 담그기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김장 담그던 빠알간 양념 묻은 손으로 붉은 김장배추를 쭈욱 찢어서 손가락에 돌돌 말아
앞에, 옆에 있는 사람의 떡 벌린 입에 넣어주는 것이다.
하하의 김장 담그기에서도 서로 입에 넣어주며 환하게 웃던 하하님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하하님들이 김장 담그느라고 수고만 하고 김치 한 쪽도 가져가지 않아서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내년에 꼭 한쪽이라도 나눠 가져가서 식구들과 한 끼라도 드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
학교에서도 모든 선생님들 모여서 비비기도 하고 서로 입에 넣어주기도 하면서 막걸리 한 잔씩 하시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교직원들에게 조금씩 싸주어서 집에 가져가 식구들과 한 끼 반찬을 하도록 했다.
학교에서 김장을 마치고 나도 김치를 조금 가져왔다.
거기에다 몇몇 지인들로부터 김장했다며 조금씩 선물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은 저녁 식사에 김장김치와 편육으로 보쌈을 하기로 했다.
김장김치와 편육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술이 곁에 있어야 구색이 맞다.
술이야 막걸리이건 소주건 맥주건 그건 문제가 아니다.
그냥 술이면 된다.
난 술 없이 고기를 먹는 데 익숙하지 않다.
고기가 있으면 당연히 곁에 술이 따라야 한다고 여겨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그렇게 생활해 왔기에 그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다.
김장김치와 편육이 있는데 그 곁에 술이 없다.
김장김치와 편육을 먹는데 그 곁에 술이 없다니?
뭔가 어색하고 허전한 것은 사실이다.
뭔가가 그렇지 아주 그렇지는 않다.
다행이다.
첫댓글 조금 허전하신 듯합니다.^^
술과 안주에 얽힌 이야기들, 그간 익숙하셨던 술자리. 술친구들. 금주 일지엔 술 냄새가 금주의 역사로 하루하루 지워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