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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랫동안 전라도에서 기반을 잡고 살아오면서, 문학 전공자로서 ‘남도’와 관련된 다양한 작품과 작가들 그리고 그 현장을 찾아 답사한 결과들을 묶어 책으로 냈다고 밝히고 있다. ‘남도(南道)’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국토의 남쪽에 위치한 지역이라는 의미를 지니지만, 그 가운데서도 전라도를 지칭하며 특히 전라남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살아온 지역과 인근까지를 포함해서 ‘남도’라고 통칭해서 부르는 것이 너무도 익숙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범위도 채만식의 고향인 군산과 충남의 해미읍성 그리고 제주도의 ‘4.3 문학기행’ 등이 포함되지만, 전체적으로 전라남도의 문학가와 그들이 창작한 작품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크게 4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저자는 자신이 다녀온 문학기행(1부)과 남도 관련 논문(2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수필(3부)과 제목의 범위에서는 벗어나지만 터키(튀르키예)의 여행기(4부) 등을 수록하고 있다. 어찌 보면 책의 성격이 단일하지도 않고, 다양한 형식의 글이 수록되어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더욱이 답사기록과 논문은 물론 수필까지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책머리에’에서 저자는 오랫동안 근무했던 교단을 떠나면서 그동안 자신이 썼던 글들을 책으로 묶었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나와 같은 독자들의 반응을 예상한 듯 ‘마음 한켠에 망설임도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물론 다양한 형식의 글이지만, 대부분의 글들이 ‘남도’라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최소한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우선 ‘남도의 향기, 문학기행’이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저자 자신이 다녀왔던 기행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이청준의 소설 <우리들의 천국>의 배경이었던 전남 고흥의 ‘소록도’와 은퇴 이후 광주 근처의 ‘생오지’에 정착하여 창작촌을 운영하는 소설가 문순태의 인터뷰,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인 군산 등이 저자의 답사 현장들이다. 여기에 충남의 해미읍섭과 외암민속마을의 답사, 그리고 저자가 참여했던 제주도의 ‘4.3 문학기행’에 대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남도의 역사와 문학현장’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여순사건’과 ‘5.18’ 등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들에 관한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순천 출신의 소설가 김승옥의 수필에 대한 논문도 포함되어 있다. 이어지는 3부의 ‘남도에서의 삶의 자리와 단상’은 텃밭을 일구고 사는 저자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는 내용이며, 마지막 4부에서는 저자의 터키 여행에 대한 기행문을 남기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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