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감성기획시선 공모 당선 시집-김성진 시집 『억울한 봄』중에서 시-시인의 우주

[최희강i]

시인의 우주

김성진

시는 시인의 서랍을 통해 나오는 줄 알았어

우주를 가본 적이 없는데

시인의 몸에선 우주가 첨벙거리는 것을 보았거든

시인은 무엇을 먹었기에

시인은 어떤 시간을 통과했기에

세상을 시로 말하는 것인지 궁금했어

시인은 개 같은 사람인지 모른다고도 생각했어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던 빈 페트병에

저토록 집착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싶어서였지

시인의 서랍은

이미 다 정리가 되어있는 보물창고인 줄 알았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말에도 시가 있는 것을 보면

시인의 서랍은 시로 만든 공간이라 생각했지

내가 지금 몽상이라 생각하는 것도

시인은 희망이라 말할지도 몰라

우주의 끄트머리에 무엇이 있는지

시인에게 물어보고 싶어

김성진

2015년 《에세이문학》 수필등단

2016년 《시와 사상》 시로 등단

시집 『억울한 봄』

등대문학상 수상함.

현재(2023년도)진주문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