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토루 그리고 기억

[최철호]

[7월 31일] 금요일

아침시간 병원으로부터 작은언니에게 연락이 옵니다.

와서 한번 봐야 겠어요...

불안해하는 작은언니와 함께 병원으로 갑니다.

어제 입원부터 혈압이 낮아 컨디션이 회복이 안되고 있는 상태라고 의사쌤은 이야기 해줍니다.

계속 상태를 지켜봐야 겠어요... 

수치조정을 하는 약물을 계속 투여하고 있으니 상태를 지켜봐야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열시에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니 결과를 보면서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합니다.

잠시 출근을 했다가 엄마를 픽업해서 다시 병원으로 갑니다.

혈액검사는 변함없이 좋지 않아요....
수액이 여섯시즈음에 마감되니 그때 컨디션을 다시 점검하자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지만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작은언니는 회사에 연락해 출근변경을 요청합니다.
오후 두시반이 조금 넘은 시간 병원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하얗게 얼굴색이 바래진 작은언니,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갑니다
네시가 채 안된시간 의사쌤은 컨디션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토토루를 데리고 진찰실에서 데리고 있어도 좋다고 합니다

어쩌면 마지막을 함께 하라는 배려인듯 합니다.
여전히 움직임이 적어진 토토루
토토루...
이름을 여러번 불러야 가까스로 얼굴을 들어 쳐다볼뿐입니다.
그리곤 다시 케리어안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작은언니는 의연하게 대답을 합니다.

고통을 계속되게 할 수는 없어요...
그런 대답에 엄마는
몇일만이라도 집에서 품에 안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여섯시에 큰언니가 오니 그때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네시부터 여섯시조금넘어 큰언니가 오는동안
토토루가 우리집에 들어와서 애완묘로 반려동물로 그리고 가족으로 살아온 시간들이
그 기억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스쳐지나갑니다.

여섯시조금넘은시간 큰언니가 도착합니다.
나도 집에서 조금더 시간을 갖고 싶은데....
하지만, 작은언니의 의견에 따르기로 합니다.
일곱시에 예정된 절차를 여덟시로 한시간 늦추기로 합니다.
여덟시에 절차를 했으면 합니다...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토토루는 우리가족에게 크고 무겁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말못하는 동물이지만 토토루는 우리 가족이 어려울때 가족을 이어주는 끈근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었고 토토루를 통해서 실타래가 풀려가는 존재였습니다.
해로 16년, 만으로 꽉채운 15년을 우리와 함께 가족의 막내로 살아온 토토루입니다.
토토루가 없으면 그 비워진 공간을 무엇으로 다시 채워야 하나요...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시간입니다.

모든 가족들은 토토루에게 이야기 합니다.
고맙고
고맙고
너무 고마웠다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너무 사랑한다고...
그리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슬픔가득한 공간에 토토루와 가족은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정된 여덟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토토루를 보내주어야 할 시간입니다.
그동안 엄마품에서 엄마옆에서 늘 함께한 토토루
엄마품에서 마지막시간을 하기로 합니다.

엄마품에 안긴 토토루
편안한 자세로 안겨있습니다.
잠자는 약을 투입하겠습니다....
이제 약을 투입하겠습니다...
채 이분도 걸리지 않아 토토루는 잠이 든듯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가고 있습니다.

토토루...
다시 울음바다가 되었읍니다. 한참이나....
지금은 비록 헤어지지만 우리 또다른 세상에서 다시 만나 토토루..
그동안 토토루가 있어서 우리가족 너무나 행복했어...
죽을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잊지 않을께 토토루....
고맙고 사랑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는 시간들입니다.

잠시후 의료진이 들어옵니다.
저희가 수습해 드릴께요...
잠시 토토루와 우리는 헤어짐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나 길고 긴 시간입니다.

여덟시반즈음에 우리는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토토루가 즐겨 있었던 공간에 마지막으로 토토루가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안방침대
아빠의자
거실 캣타워
거실 쇼파
거실 뜩뜩이
베란다 창가
큰언니 침대
큰언니 의자
식탁의자
작은언니 의자
작은언니 침대
......
수많은 공간
토토루의 체취가 뭍어있는 수많은 공간들,,,,
다시는 토토루가 존재하지 않을 공간들...

반려묘 장례식장은 일산고양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가는길 억수로 비는 퍼붓습니다.
어두운 밤이고 초행길이지만
토토루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이라
억수로 내리는 비도, 어두움도
대수로울것도 없습니다.

장례식장은 정갈하여 편하게 보낼수 있을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받고 장례절치를 진행합니다.
나무관에 핑크빛수의를 입히고 다시 가족들은 마주합니다.
그간 나누었던 수많은 인사들을 다시 나눕니다.
고맙고
사랑하고
미안하다고...
또 다시 태어나면 형제로 자식으로 가족으로 다시 만나자고...
울음으로 가득한 가족들을 달랩니다.
이제 화장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

더는..
다시는..

그동안 행복했어...

이별의 스위치는 켜집니다.
다시 작은언니의 울음으로 가득찹니다.
토토루가 살았던 16년의 시간에서
마음에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는 작은언니입니다.
토토루와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와 공감, 그리고 사랑...
가지마.......
언니가 미안해....
절규에 가깝습니다.

바라보는 엄마아빠 마음은 찢어집니다.
다시는 볼수없음에...

밖에는 억수로 비가 퍼붓습니다.
토토루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는지 하늘도 소리내어 울고 있습니다.

채 삼십분이 걸리지 않아
토토루는 한줌의 유골을 남기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나라로 올라갑니다.
이제 토토루와는 영영 만날수 없습니다.
하지만 토토루는 우리가족의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사랑해요 토토루...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꼭 우리와 함께 가족이 되어줘요...
우리에게 많은 행복을 줘서 너무 고마워요...
잘가요....

하늘에 있는 토토루도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랄겁니다.
작은언니 엄마 큰언니 아빠 고마웠고 사랑해요...
다시 만날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토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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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루 병상기록]
6월 4일(금요일)
몇일째 대변을 못보고 있고 밥도 통 먹지 않는다.
새벽시간에 작은언니와 큰언니가 동네 24시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관장을 해서 대변을 뺀다고 한다.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검사 결과를 듣고 처방약을 받아온다.
- 항우울성약이라고 한다.

6월 8일(월요일)
오후 여전히 밥도 먹지 않고 대변도 못보고 있다.
동네 병원이라선지 특별히 조치해주는것이 없는듯 하다
받아온 약도 잘 먹지도 않는다

6월 11일(목요일)
동네 병원에 입월을 시킨다.
영양제를 맞춰야 한단다
변비로 너무 먹은것이 없어서 영양이 안좋은것이란다.
그 여파로 신부전증이 심하다고 한다.
역학적인 순환이 되지 않으니 몸이 축나고 있는것이다.
사람이 먹는 약도 써보자는 엄마와아빠
먹는약이 다르다는 두언니들...
괜히 약을 잘 못 쓰면 안되기에 두언니들 말을 듣기로 한다.

6월 14일(일요일)
엄마아빠가 한강산책을 하러 외출중에
대변을 봤다고 연락이 온다.
너무 반가운 소식이다.

6월 17일(수요일)
여전히 먹지도 대변도 못보고 있다
점점 구석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힘도 없고 비틀거리기도 한다.

6월 18일(목요일)
동네병원에 다녀온다.
식욕촉진제를 받아온다
하지만 구토를 하고 먹기를 거부한다.
물만 조금씩 먹고 있을 뿐이다.

6월 19일(금요일)
더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강제로 급식을 하기로 한다.
포대기와 수건으로 토토루를 싸고 주사기에 영양식을 넣어
입을 벌려 강제로 투식을 한다.
하루에 한두번씩 강제투식을 시작한다

6월 24일(수요일)
토토루 자발적으로 식사를 한다
소량이지만 스스로 밥을 먹는게 너무 좋다
하지만 너무 소량이다..

6월 26일(금요일)
조금이나마 스스로 식사를 하던 토토루 다시 먹질 않는다
다시 변비인듯 하다

6월 27일(토요일)
여전히 밥을 먹지 않는다.
강제로 투식을 조금하지만 구토를 한다.
늦은밤 두언니들이 데리고 서울대병원으로 간다.
입원시키고 온다.
혈액검사 등 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6월 28일(일요일)
작은언니가 토토루 데리러 병원에 다녀온다.
신부전증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6월 29일(월요일)
오후 작은언니 서울대병원에 다녀온다
신부전3기, 콧줄에 깔때기를 하고 온다
우유식으로 콧줄에 넣어야 한다고 한다.

6월 30일(화요일)
콧줄 급식을 한다.
먹이는 것은 입으로 넣는것보단 편하긴 하다
하지만 속이 안좋은지 구토를 한다
몸이 처지는지 많이 힘들어한다.
자꾸 구석으로 들어간다
안들어가던 소파뒤 책장안으로 숨어들어간다.

7월 2일(목요일)
외출하고 돌아오니 묽은 변을 본다.
설사인가 구토인가 애매하다
시간맞춰서 콧줄급식을 하고 있다.

7월 5일(일요일)
토토루 상태는 여전하다
토하지 않으면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는데
대변을 못보면 다시 구토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7월 7일(화요일)
토토루 병원갔다가 옴

7월 8일(수요일)
잠이 많이 늘었다
움직임도 둔하고 만사 귀찬은지 잠만 잔다
콧줄급식은 계속하고 있다.

7월 14일(화요일)
토토루 병원 다녀옴
혈액검사, 콧줄새로하기
깔떼기를 하지 않아도 콧줄을 유지하고 있다.

7월 16일(목요일)
콧줄끼고 스스로 식사를 조금 하기 시작한다
다음주에 콧줄을 빼기로 한다.

7월 20일(월요일)
췌장에 염증이 있다고 한다.
가끔씩 식빵굽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차가운곳을 찾기도 한다.

7월 22일(수요일)
아침에 약먹고(필건) 구토함
컨대션은 여전히 좋지 않다

엄마아빠는 걱정합니다.

그동안 병원비가 엄청 드는데

묵묵하게 두언니들은 감내하고 있습니다.

가족이잔아요......

토토루가 우리에게 준 행복이 얼마나 큰데요....

7월 27일(월요일)
토토루 상태 여전하다
병원에 다녀온다 콧줄 뺀다.

7월 30일(목요일)
새벽2시, 구토가 심하다
작은언니가 서울대 응급실 다녀온다
4시에 예약되었다고 한다.

오후 4시 컨디션이 안좋아서 병원에 간다
입원을 시키고 수액+처치약 처방을 한다고 한다
집중치료실에 넣고 잠깐 면회를 하고
다음날 여섯시까지 수액맞히면서 경과를 보자고 한다.

나이가 많아서 쉽지는 않겠어요.....

[최철호]

[최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