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직책을 맡으면 맡겨진 책임감을 갖고 자리에 걸맞은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진 본질은 그대로인데 사회적 자리가 주는 후광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것이다.
뭇사람들에 시선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던지는 가벼운 말이라도 유머가 되고 진지한 조언은 명언이 되지만 반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아무리 묵직한 진심으로 말을 해도 지루한 참견이나 소외된 자의 푸념으로 치부되기 쉽다.
사람들은 메시지보다 누가 말을 했느냐를 먼저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박하고 편협한 인성을 가진 사람은 어떤 자리 어떤 직책에 앉더라도 원래의 찌든 때를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옛날에 대감이 얼굴 예쁘고 소리 잘하고 기예가 출중한 기생을 후취로 취하면서 1년간 조신하게 행동하면 기적에서 빼 주겠다고 약속하고 별채에 들였다.
그런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섣달 그믐날 동네에서 새해맞이 신풀이로 풍물패가 한바탕 왁자지껄 하니까 그것을 참지 못하고 기생의 본성으로 풍물패의 장단과 가락에 맞춰 지화자 하고 튀어 나와 한바탕 마당을 돌더라고 인간의 버릇과 인성을 고치기란 힘이 든 것이다.
그런데 김민석 대표는 서울대 총학회장을 역임한 엘리트로 알고 있고 나름의 지와 덕을 겸비한 사람으로 아는데 웬일인지 각 언론에서 한결같이 너무 천박하고 가벼운 처신을 하였다는 비난 일색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평소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알아도 모른척 보아도 못본척하는 심성 착하고 정의롭고 점잖으신 분으로 대접받는 분이다.
집안 어른이나 조직의 수장이 눈에 보이는 대로 하나하나 뒤짚어 까발리며 간섭하고 트집 잡고 지적하면 쪼존하게 볼 것이며 성정이 아주 고약한 사람으로 치부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천박한 말투는 아마도 환경 탓이겠지만 이제 자리가 자리인 만큼 모든 것이 스스로 바뀌어야 김민석 당대표도 인정받을 것이고 민주당도 신뢰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 총학회장 출신이니까 머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분명 3권 분립 국가라는 것을 착각하고 여당 대표는 막강한 힘을 이용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3권부의 수장을 탄핵도 할 수 있고 그래도 성이 차지 않으면 법을 고쳐서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이 넘치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을, 국회와 대통령에게 각각 동의권과 임명권을 부여한 것이다.
반면 제청에 앞서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합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도 없다. 사전 조율은 헌법기관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한, 혹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예우하는 '관행'일 뿐이다..
그런데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대법관 후보 제청시 대통령을 만나 대면 제청하던 관례를 깨고 서면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씨’로 호칭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유지돼 온 관례를 깬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더라도 청와대가 대법관 후보 조율을 위한 협의 자체를 거부한 책임도 있는 만큼 집권 여당 대표의 표현은 감정적이면서 경박하고 용어자체가 천박하다.
국가권력을 셋으로 나눠 권력 상호 간 견제 및 균형을 갖추도록 한 헌법 취지에도 어긋난다.
김 대표는 19일 조 대법원장 서면 제청에 대해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인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지금 김민석 대표의 위치가 집권여당의 대표다. 혹자는 결혼이 처음이라 실수가 많다고 느스레를 뜨는 사람을 보았다. 아마도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당 대표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실수하신 것 같다,
김민석 대표는 "서면 제청은 유리창을 깬 다음에 퇴학시켜달라고, 공부 안 하겠다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며 "그동안 관습적으로 법 절차를 어기고 이번에 대법관 제청을 한 의도가 무엇이냐. 잘라 달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전혀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데도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까지 거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민주당을 바꾸겠다.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불과 사흘 전이다. 여당이, 입법부가 사법부 위에 있다는 인상을 주는 언행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했어야 한다. 다수당의 완력 과시가 여전하다고 보지 않겠는가.
물론 대법관 후보 제청 시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를 거쳐 제청해 왔던 걸 감안하면 이번 일은 유감이다. ‘제청(대법원장)-동의(국회)- 임명(대통령) 으로 분리한 헌법 존중에서 생긴 관례로 갈등을 방지해 대법관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보면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인사와 다르다고 해서 대법원장이 협의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청와대 책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안봐도 비디오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강원도를 순시할 때 당시 김진태 지사를 동석시켜 놓고 끝까지 질문이나 대담 한마디 없이 일어나셨다. 의도적이긴 아니긴 간에 언론을 통해서 전해 들은 국민들을 뭔가 좀 찡했다.
그리고 지난 7월14일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한성숙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오 시장은 발언을 하려 했으나 한성숙 국무총리가 “서류로 제출해 달라”며 사실상 입을 가로 막았다.
지금의 정부는 여야와 화합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듯한 인상을 풍기는데 김민석 대표마저 서로가 정중하게 예우를 갖춰야 할 분에게 “씨”자로 부르는 것은 만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과거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때도 대법원장과 마찰이 있었지만 협의했던 전례에 비춰봐서도 관행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김민석 대표는 거대여당 대표답게 책임 있고 신중하고 품위 있는 언행으로 품격을 갖췄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