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카페이 글 남깁니다.
요 근래 몇 년 간 여러곳의 과학축전에서 학생들과 부스운영을 하고 다녔네요.
매년 5~6차례 일본과 지역의 과학축전에 참여하고 있네요.
여기에다 글 남깁니다.
성격에 맞지 않다면 운영진께서 게시판 이동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2013년 지금은 떠난 학교에서 담임을 하던 애들과 소풍을 좀 크게 벌린 적이 있습니다.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자유롭게 조를 짜서 돌아보는 것이었지요.
기왕에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 마음먹고 거의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반 애들에게 물어보니 지하철말고 기차를 타 본 애들이 2명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기차를 타고 가는 소풍으로 컨셉을 잡고,
갈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장소가 부산으로 되었습니다.
조를 짜고, 각 조별로 어디를 갈건지 자유롭게 정하고 계획서를 받고...
부산가서 쇼핑한다는 놈, 부산 당구장을 가겠다는 놈, 부산 PC방을 가보겠다는 놈..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고, 저는 상관없으니 너네들이 하고 싶은대로 해 보라고 했습니다.
제약을 두면 별로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렇게 하겠다니 주변에서는 괜히 사고라도 나면 어쩌냐고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근데, 몇 년 안되는 교사생활이지만 그 동안 알게 된 것은,
애들은 믿어 주면 의외로 잘 해낸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학교에서 아이들은 '자율'이 없는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현실이지만요.
요즘 고등학교 애들에게 소풍이란 건,
하루 학교 안가고 일찍 끝난 다음에 지네들끼리 노는 것.
이게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이렇게 한다고 했을 때 비용도 많이들고
당연히 늦게 마칠테니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아하는 애들도 있었지요.
여튼 이렇게 해서, 진동 촌놈들이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갑니다..ㅋㅋ
마산에서 부산역까지 직통열차가 없어 밀양역에서 갈아타야 했는데,
마침, 마산에서 밀양역까지 가장 싼 무궁화가 좌석이 안나와서
졸지에 KTX까지 타게 되는 행운이 발생했지요.
그 당시만 해도 마산에서 밀양까지는 구선로라 KTX비용이
일반 열차요금과 같았습니다.
가기 전에 계획서와 갔다 와서 후기를 모으고,
마지막에 제가 1년 동안 찍었던 애들 사진을 넣어서 책을 만들었었습니다.
대학가 앞, 제본소에서 인쇄를 해서 애들에게 나눠줬었습니다.
그 당시 그걸로도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처음에 조금 불만이 있던 애들도 특별한 소풍과 그 결과물까지 나오니 모두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끝이 날 이야기가 정식 출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요즘 소량인쇄로도 정식 출판이 가능하기에
문득 예전에 만들었던 이 책이 기억이 나서 이것을 정식으로 출판해 보자 마음 먹었고
결국 책으로 나왔습니다.^^
저의 첫 책의 발행일은 제 생일에다가 맞추었습니다.
서투른 글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단지 편집만 출판에 맞게 조금 손을 보았구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433227
이 책입니다.
20권 찍었습니다.
친했던 애들과 아는 선생님 몇 권 나눠주니 팔 수 있는 건 10권이네요...ㅋㅋ
뭐 어차피 팔려고 만든 책은 아니지만...^^
애들에게는 '내가 쓴 글이 정식으로 책으로 출판'이 되고
'그 책이 실제로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도 되는 것만으로도
깜짝 선물이 될거라 생각해서 이렇게 했었지요.
이렇게 소량으로 찍으면 판매를 하기 위한 단가는 안 맞습니다.^^
필요한 경우에 이렇게 소량인쇄를 하는 거니까요.
개인적으로 기념이 될만한 책은 이렇게 찍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책이 도착한 후 카톡이 왔습니다.
저의 예상대로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성공했습니다.
그 때 고1이던 애들이 고3이 되었는데, 지금 한참 힘들 때 기분전환이 될 선물이 된 듯하네요.^^
별것 아닌 재주 하나로 애들은 기쁘게 해 주어서 저도 덩달아 기분 좋네요..ㅋㅋ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잘 볼게요^^~~
^^
자랑하고 싶으신 거죠...?ㅎㅎ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으신거면 소모임어떠세요..? 학급운영 소모임하면서 이런 활동과 문집을 많이 발행해봤는데(요즘은 전자책^^), 선생님도 모임만드셔서 주변분들께 직접적인 노하우를 알려주시는게 여러 새내기 선생님들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자랑겸 소개죠..^^ 이런 것도 있다. 전 왠지 뭔가 손에 잡히는 게 있어야 해서 전자책은 눈이 안가네요. 음악도 아직 mp3 다운 안 받고 CD 삽니다.ㅋㅋ 제가 소모임 같은 걸 만들기는 어려울 듯 하고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