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안의 개요 ○ 피고는 P시 완산구 Q에서 상시 약 9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P대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이 사건 한국어센터는 P대학교 부속기관인 국제교류원의 부설기관이다. ○ 원고들은 피고(P대학교 국제교류원장)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한국어센터에서 강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한 자들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에는 계약기간, 주당 강의시수, 임금(강사료)은 계약기간 중 실제 강의한 시간에 대한 시간당 강사료를 지급한다는 내용, 강사료는 강의료와 강의를 담당함에 따라 발생하는 학사업무처리 및 학생지도에 대한 보수를 포함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 주휴일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시기 내지 개인별로 계약 내용에 세부적인 차이는 있으나 위와 같은 취지는 모두 포함되어 있다)이 기재되어 있다. ○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한국어센터의 한국어강사로 근무하는 동안 원고들과 약 10주 단위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주당 강의시수를 15시간 미만으로 정하고, 이를 기초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는 ‘초단시간근로자’로 보아 유급휴일·유급휴가를 주지 않고,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 원고들은 피고에게 유급휴일에 따른 수당,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 퇴직금 등을 청구하는 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에 기재된 주당 강의시수가 모두 15시간 미만이고 원고들이 강의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그러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 관련 법리 대학의 시간강사는 학교가 개설한 교과목의 강의를 담당하면서 그에 수반되는 학사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고, 그와 같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통상 시간당 일정액에 강의시간 수를 곱한 강사료를 보수로 지급받는다. 대학의 시간강사가 초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강의시간 수가 아니라 강의와 그에 수반되는 업무, 그 밖에 임용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통상적으로 필요한 근로시간 수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학 강의의 특성상 강의 외 업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의시간의 정함이 곧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만약 시간강사가 대학에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전체 시간이 강의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강의시간만을 기준으로 초단시간근로자 여부를 판단하게 되면, 근로자에게 주휴와 연차휴가를 보장하되 ‘근로시간이 매우 짧아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고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근로를 제공하는 일부 근로자’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주휴와 연차휴가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가 몰각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7312 판결 참조).
□ 쟁점에 관한 판단 ○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에 기재된 주당 강의시수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의 주당 근로시간을 그 이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은 한국어강의 외에도 여러 부수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고, 이러한 업무 수행 시간 역시 원고들의 주당 근로시간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한국어 미숙련자에게 한국어강의를 하는 것이지만, 피고의 주도로 주요 내용이 정해졌음이 분명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에는 ‘학사업무처리 및 학생지도’ 등이 포함되는 등, 원고들의 업무는 한국어강의에 한정되지 않는다. ▷ 원고들은 부수 업무에 관한 주요 증거로 확인서,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그중 진술서는 원고들 본인이 작성한 것이나, 진술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첨부된 자료는 객관적인 것으로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할 수 없다. 이에 의하면 원고들이 그 주장과 같은 부수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고, 그러한 부수 업무는 이 사건 근로계약 내지 적어도 피고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기 충분하다. ▷ 원고들이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부수 업무는 원고들과 같은 한국어강사들이 통상 수행하였으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대학교 부속 한국어교육기관에서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어교원의 근로조건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 결과인 한국어교원 처우 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 연구, 대학 부속 한국어교육기관 한국어교원의 근로실태와도 부합한다. ○ 원고들의 부수 업무 수행 시간이 얼마인지에 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의 부수 업무 수행 시간은 강의시간 1시간 당 0.7시간(70%)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 원고들의 부수 업무 수행 시간은 사실 인정의 문제인데, 이를 원고 개개인마다 명확하게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법원이 여러 사정을 아울러 참작해 정할 수밖에 없다. ▷ 위 대학 부속 한국어교육기관 한국어교원의 근로실태에 의하면, 4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강의 외 업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평균 2.8시간(70%)으로 나타난다. 위 문헌의 연구 대상은 원고들과 같은 대학 부속 한국어교육기관의 한국어교원이고, 위 문헌에서 언급한 ‘강의 외 업무’와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부수 업무의 내용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고, 또한 이와 같이 부수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70% 수준으로 파악하는 것은 경험칙상으로도 합당하다고 보인다. ▷ 반면 피고는 이 법원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대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 결론적으로, 원고들의 실제 주당 근로시간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주당 강의시수가 아니라, 그 1.7배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만일 그 결과가 15시간 이상이라면, 원고들은 해당 기간에 있어서는 초단시간근로자가 아니어서 유급휴일에 따른 수당,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 퇴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