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의 대표작물은 벼(쌀)이다. 옛날부터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여 대다수 국민이 들판에 나가 모심고 잡초 매고 타작 하는데 동원될 정도로 벼농사는 온 국민의 일상이었다. 풍년과 흉년의 구분도 벼농사가 기준이었다. 그렇게 중시하는 벼농사가 십여년 전 까지는 하늘에 의존하였다. 비가 많이 와서 벼가 잘 자라면 풍년이고 가뭄이 계속되어 벼 수확이 떨어지면 흉년이었다. 이렇게 농사를 하늘에 의존하던 경영 방식이 천수답경영이다. 지금은 농기계가 많이 보급되고 관수시설이 갖추어지고,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종자개량을 통하여 벼농사는 매년 풍년을 이루어 쌀이 남아돌아 걱정인 나라가 되었다. 이제 벼농사는 수많은 농사꾼이 필요 없는 기계 영농시대가 된 것이다. 벼농사와 같이 다른 분야도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문제가 심각한 곳이 영세자영업체와 소기업이다. 전국에 산재한 250만 자영업체와 소기업은 잡초와 같아서 잘 나가다가도 경기상황이 악화되든가 수입품이 쏟아져 들어오는 등 주변 환경이 변하면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정확한 통계조차 갖지 못할 정도로 도산하고 새로 생기는 일이 반복되는 영세자영업체와 소기업 분야도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나치게 간섭하고 규제만 하는 공직자들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하고 사업주체의 경영방법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지원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지속적인 판로개척 및 기능공양성교육이 따라야 한다. 경기가 좋아져도 숙련된 인력이 없어 타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임금을 올려주는 유인(스카웃)책을 써서 대처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천수답경영으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개발과 판로개척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안정적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나 지금까지 경영행태를 보면 사업이 잘되어 여유자금 들어오면 펑펑 쓰면서도 협력업체에 지급할 자금은 계속 미뤄나가는 파렴치한 기업주가 너무 많다. 자금력이 약한 하도급업체들이 안정되지 못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그 여파로 품질 고급화도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튼튼한 기업, 안정된 가정, 강한 나라의 기본은 영세기업이 안정되어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도산하는 기업에 국민세금 쏟아 붓지 말고 잘 되는 기업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모든 규제 풀고 공직자들은 기업경영의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정책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면 신나게 일하고 더 열심히 더 넓게 뻗어나가는 기업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기업이 잘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고용이 안정되어 가정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